한 편의 애니메이션이 영국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일본의 애니메이션 'Fate / Stay Night'. 동명의 게임을 애니화한 이 작품은, 주인공 '에미야 시로'가 자신의 수호자(서번트)로 소환된 '세이버'와 함께 소원들 들어준다는 보물 '성배'를 얻기 위한 싸움을 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이 애니메이션은 영국 '채널 4'에서 방송되어 10대 시청자들의 열띤 지지를 받아,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애니메이션의 여주인공 '세이버'의 정체가 영국인들의 영웅 '아더왕' 이라는 점이다. 영국인들은 색슨족의 침입에서 영국을 지켜낸 영웅, '아더왕' 이 한낱 여자로 표현된 것에 대해 모멸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몇몇 사람들은 아더왕의 새로운 해석을 넘어 신성모독이라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이 애니메이션을 본 한 시청자는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 아더왕이 여성이 되어야 할 마땅한 이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며 아더왕의 여성화를 비난했다.
이러한 반응은 영국 전역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 애니메이션을 방영한 '채널 4' 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Fate / Stay Night' 방영을 중단하라는 글이 수십 페이지에 이른다. 영국의 학부모 단체는 Fate 에 대해 "영국인들의 자존심 을 모독하는 애니메이션을 틀어서는 안된다" 라며 조기종영을 촉구했다. 심지어 아더왕의 출생지인 콘월의 주민 들까지, "애니메이션이 잘못된 사고를 주입하고 있다" 며 'Fate / Stay Night' 방영을 반대하는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이러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Fate / Stay Night' 는 영국에서 컬트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 상영 중단은 쉽지 않아 보인다. 'Fate / Stay Night' 의 시청자 데이먼 알반은 "아더왕이 여자였다 해도 상관없다. 세이버는 귀엽고, 그것으로 족하다." 며 애정을 과시했고, 또 다른 시청자 도미닉 하워드는 "어차피 애니메이션이다. 나폴레옹이 여성으로 나와도 나는 개의치 않을 것" 이라 답했다. 아더왕이 여성이라는 설정때문에 시작된 이 논란이 어떻게 마무리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