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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 황제 - 2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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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WhySoSerious
추천 : 4
조회수 : 139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2/12/19 02:03:29


이 협주곡은 베토벤 자신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더불어 훗날 슈만과 브람스가 계승하게 되는 ‘교향적 협주곡(Symphonic Concerto)’의 본격적인 출발점으로 간주된다. 이 곡은 분명 ‘협주곡’이지만 관현악부가 독주부 못지않은 중요성을 지니며, 두 파트가 긴밀하게 어우러져 더없이 절묘하고 역동적인 음악세계를 펼쳐 보인다. 발터 리츨러의 말을 빌리자면 “이 작품은 첫 악장과 마지막 악장에서 영웅적인 기개를 과시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경이로운 조성 전개의 극치를 보여준다. 강렬한 개시 화음들은 경이로운 조성 전개의 건물 안으로 이끄는 웅장한 입구와도 같다.”  


제2악장 - Adagio un poco mosso


앞선 악장과 사뭇 대조적인 완서악장이다. 차분하게 가라앉은 분위기, 온화하게 이어지는 흐름, 그리고 그 위에 신중하게 얹히는 독주 피아노의 선율. 이 명상적인 악장에는 숭고하고 성스러운 기운마저 서려있다. 베토벤의 제자였던 체르니에 따르면 찬미가풍의 주제는 오스트리아의 순례의 노래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나폴레옹이 빈에서 물러간 얼마 후인 11월 22일에 베토벤이 라이프치히의 출판업자에게 보낸 편지에 이런 구절이 있다.

 

“격렬한 파괴,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최대한의 고난을 겪은 뒤에 우리는 약간의 평화를 누리고 있습니다. 나는 몇 주 연속해서 작업했지만 불멸성보다는 죽음을 위한 작업으로 여겨집니다……. 이 죽어버린 평화에 대해 당신은 뭐라고 하겠습니까? 나는 이 시대에 더 이상의 안정을 볼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기댈 수 있는 유일한 확실성은 우연한 기회 뿐입니다.” 하지만 베토벤은 다시 한 번 절망을 딛고 일어섰다.

 

이 악장은 그 극복의 통로가 아니었을까? 여기서 그는 반추하고, 기도하고, 음미한다. 그리고 새 희망을 꿈꾼다. 그의 후기음악에 나타나는 영적인 차원의 환상적인 음률이 이미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이 악장은 베토벤이 남긴 가장 심오하고 감동적인 음악 가운데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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