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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nition -1-
게시물ID : humordata_5801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poptosisΩ
추천 : 3
조회수 : 99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0/03/02 05:14:32
친구놈들이 겨울바다가 보고싶다고



다같이 맞춰서 휴가를 나왔다.



군인놈들이



군대에서 술에 원한이 맺혔나 보다.



아주 술을 물 들이키듯이 먹는다.





원래 술을 잘 못마시는 나는



엄살을 부리면서



술잔을 피해봤지만



유일한 민간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내 입에 강제로 퍼 붓는다.



그렇게 2차, 3차까지 간뒤에.....



아침 6시 이후로...





나는 기억이 끊겼다.

















아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다.





머리가 아프고 일요일이라는 이유로



눈을 뜨기가 싫다.



쿵쾅 거리는



박자에 맞춰 내 머리가 심하게 울린다.





일요일 아침부터 참 시끄럽다.



술이 덜깬채 물을 마시며



쿵쾅거리는 소리의 정체를 찾아본다.



우선 집에서 나는 소리인가



집을 뒤져본다.





역시나 집에는 아무도 없고



집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다.



베란다로 나가서



소음의 근원을 찾아본다.









옆집이다.





이사차가 쿵쾅거리며 짐을 옮기고



일하시는 분들의 분주한 고함소리가 들린다.





아...



옆집에 누가 이사를 오든 상관은 없지만



숙취로 흔들리는 내 머리를 아프게 하는거는 거슬린다.







CDP를 찾아



이어폰을 귀에 꼽고



다시 이불속으로 파고 들었다.







불규칙적인 소음보다는 차라리 이게 낫다.



규칙적인 박자에 맞춰 다시 잠에든다.







일요일이라고 아주 늘어지게 잤나보다.



해 뜰때까지 마셨지만



이렇게 오래 잔적은 처음이다.







쓰린배를 움켜쥐고



시간을 확인해보니 새벽 두시다.





조용히 현관문을 따고



담배 한개피를 피러 복도로 나갔다.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이는데



밑에 놀이터에서 반짝 반짝 거리는 물체가 잡힌다.



그리고 잔잔한 음악이 들린다.





잠시 음악이 끊겼다가



또 울린다.





두번째 담배가



꽁초가 될때까지 음악이 계속 울린다.







반짝이는 물체에서 음악이 계속 나온다.







술취한 아저씨가 휴대폰을 잃어버렸나보다.





휴대폰으로 주을려고



놀이터로 내려갔다.





놀이터 벤치에서는 끊임없이 음악이 흘러나온다.





반짝거리는 휴대폰 사이로



음영이 비춰진다.





뭘까...?









가까이 가보니깐 사람이 쪼그려 자고있다.





웃긴거는 쪼그려 앉아 있는 사람이 여자다.





게다가 더 웃긴거는 지금 겨울이다.



이사람이 미쳤나보다.





이 여자는 벤치에 쪼그려 앉아있고



휴대폰은 바닥에 널부러 져서 울리고있다.







휴대폰을 집어서 보니



이 여자 집에서 오는 전화였다.





전화를 받아보니



목소리가 안들린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몇번 외쳐보다



휴대폰을 쳐다보니



휴대폰이 뾰로롱 하면서 꺼졌다.







참 난감하다.





이 여자를 여기다가 두면 얼어죽을꺼 같고



가족한테 연락해줄 방법은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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