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내내 6시 30분, 집회가 있었음에도 도통 시간을 못내어서 못가다가
11월 05일 카메라를 들고 부랴부랴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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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조용한 촌동네(?)에 수많은 사람이 몰릴 것을 예상해서
교통통제가 일찍부터 이루어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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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같은 손에 들린 저 피켓. 의외로 많은 수의 아이들이 나와있었습니다.
부모 손에 이끌려 나온 아이들도 있었겠지만,
아이들은 의외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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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나라인가.
파인더에서 보이는 문구가 제 마음을 후벼팠습니다.
큰소리로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 가운데서
묵묵하게 피켓을 들고계시던 분.
큰소리를 내지 않더라도 그 무게감이 상당했습니다.
촛불을 들지 않은 사람들은 저처럼 카메라를 들기도,
마이크를 들기도, 발언에 쓰일 연설문을 들기도.
그렇게 무언가를 들고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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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라는 것은 참 편리한 도구입니다.
단지 낡디 낡은 카메라를 들었을 뿐인데 폴리스 라인 이쪽저쪽을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었습니다.
불과 1주일 전
이 거리는 태조어진 봉안 행렬을 재현하는 행사로 차량이 통제되었는데...
지금은 수많은 사람이 촛불을 들고 지나고 있는걸 보니 참 기분이 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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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00명의 인원이 모인 전주.
주최측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모일 것으로 생각 못했는지 초가 부족한 상황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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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을 든 사람들 곁에 버스가 지나가면
어김없이 크락션을 울려 응원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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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감도 필름이 없어서 어쩔수 없이 밝게 찍다보니
심도는 얕고 여지없이 흔들리는 사진으로 찍혔습니다.
저 뒤에 참가자들을 뒤로한채,
가슴에 세월호 리본을 단 할아버지.
당신의 눈에는 나라에 대한 근심도,
아이들에 대한 슬픔도,
지금까지 당신이 겪어왔던 수많은 일들을 이겨낸 강인한 의지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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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보이는 전동성당 앞에서는
행진이 진행되는지 모르는 관광객들이 저녁산책을 하고 있었습니다.
4차선의 좁은 길을 사이에 두고 너무나 다른 분위기가
그렇게 이상하게 느껴질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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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의 남대문이라 불릴 수 있는 풍남문.
그 광장에 모인 사람들을 뒤로한채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는 그녀는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요...
모든 사진은 미숙한 실력이지만 전부 직접 찍고, 스캔보정한 사진들입니다.
수중에 노출계가 고장난 필름카메라와, iso400의 필름 한롤, 200필름 한롤뿐이어서
흔들리고, 초점이 안맞는 사진들인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별것 아닌 사진들이지만, 이 흔들린 사진 몇장이
수년뒤, 수십년 뒤에 누군가에게 그날을 기억할 수 있는 사진이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생기네요.
12일. 저는 다른 일 때문에 집회장소에서 떨어진 곳에서 카메라를 잡고 있겠지만
너무 비난하지 말아주세요.
사진 정보
Pentax MX
Pentax K50mm F1.4
Kodak Ultramax 400 / Kodak ColorPlus 200
Epson Perfection V370 photo
2016.11.05.
전주 시청 ~ 풍남문 광장.
photo by An.hyun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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