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경영과에 오늘 합격했다.
형이 너무 잘나서 그런건가, 아버지는 성에 안 차나 보다.
축하한단 말 대신, 대학가서 더 열심히 하라는 말뿐.
600명 중 400등으로 입학해서 3년간 열심히 달려왔다.
쉬는 시간 악착같이 공부 시간으로 만드느라, 지금 변변한 친구조차 없다.
고등학교 3년 생활 동안 하루도 아버지한테 혼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서 자살을 하고 싶다고 하루에 몇 번씩 생각했다.
말로 사람을 비참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온갖 쌍욕을 들으면서 공부를 했다.
그러는 동안 표정도, 말도 잃어갔다.
오늘 합격 발표가 났다. 3년 내내 괴롭혔으면서, 공부가 뭐라고 나한테 그렇게 많은 모멸감을 줬으면서,
환한 미소와 함께 수고했단 말 한마디면 충분했을 텐데..
별로 기쁘지 않다. 좀 더 잘 했으면 아버지의 태도가 달라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