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전쯤에 공부하러 서울 올라온 부산 남자임 삼성역 근처에서 공부하는지라 너무 먼곳은 좀 그래서 송파에 조그만한 원룸을 구함 6시에 나가서 밤 12시에 돌아옴.. 엄청 피곤해서 오자마자 이닦고 쓰러져 잠 집이 1층이라 가끔 고딩놈들이 창문앞에서 낄낄거리는게 거슬리지만 그래도 잠 조용히 하라 말할 힘도 없음.. 절대 고딩놈들이 무섭다거나 하는건 아님......
서울 올라온지 2주 쫌 됐나... 아직은 더울때였는데 사건이 터진 거임
그날도 12시 다되서 돌아왔는데 못 잠.. 숙제 할게 너무 많은거임.. 두뇌풀가동해서 2시까지 겨우 세잎하고 자려고 침대로 뛰어듬 극세사 베개에 파묻혀 꿀잠을 잘라카는 순간.. 어디서 뭐라뭐라하면서 또각또각 발자국 소리가 다급하게 들리는거임 내 방 창문 밖에, 차 한대 겨우 들어올만한 주차공간이 있는데 거기서 누가 숨을 헉헉대는거임 이건 무슨 신종 변탠가 하고 무시하고 자려고 집중하는데 어디서 남자 구둣발소리가 뚜걱뚜걱들리더니..
"캬악!!!!!!!!!"
갑자기 창문앞에 헉헉거리던 사람이 돌고래 소리를 내는거임 진짜 극도로 사람 빡치게하는 그런 고음이었음 그래도 너무 피곤해서 자려고 했음.. 대놓고 창문열어서 "개소리 좀 안나게하라!!!" 고함치고 그런거 못함.. 그런데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여자가 우는 목소리로 살려달라고 하는거임 그것도 두번 저렇게 얘기하고 입을 막았는지 으ㅡㅂ읍 이런 소리만 남 그리고 막 뭘 쎄게 잡아당기고 천 찢어지는거 같은 소리가 들림 내방 창문 앞에서...
시1발
난 낄낄거리는 고딩놈들한테도 머라 못하고, 시끄러워도 밖에 조용히 하라고 고함도 못침 근데 창문 바로 밖에서 여자가 울면서 살려달라고 하는거임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가지고 불 켜고 텔레비 켜고 컴퓨터 켜고 창문 개 쎄게 열어제끼면서 냅다 고함침
"야이 씨1발새1끼야!!!!"
186에 85 돼지임. 배에 왕자는 없고 삼자는 있어서 고함소리 우렁참 게다가 작정하고 고함쳤더니 내가 소리치면서 내 목소리에 놀람 그 범죄자새1끼도 놀랬는지 주춤하는게 보임
"와 이런 ㅆㅂ! 니는 디졌다 이새1끼!!!!!"
또 고함치면서 옷을 급하게 입음 쪼리 신고 문 벌컥 열고 뛰쳐나가다가.. 아무래도 쪼려서 방에서 옷걸이 하나 들고 뛰어나감 내 옷걸이 나무로 된거라 맞으면 아픔..
원룸 구조상, 입구는 남쪽이고 창문쪽은 북쪽이라 'ㄷ'자로 돌아가야 함 일부러 발소리 크게 내면서(누구 좀 나오라고) 'ㄷ'에서 'ㄴ'정도까지 갔을때 'NY' 모자쓴 180 좀 안되보이는 푸르스름한 체크남방 입은놈이 존1나 빨리 도망가는거임 쪼리 신고 있어서 도저히 못 따라갔음 일부러 안따라간거 아님 ...진짜로
'ㄷ'자 구석에 (내방 창문밑에) 가보니까 왠 여자분이 위에 옷이랑 속옷이랑 다 찢어져서 남은 옷조각으로 가리고서 통곡하고 있었음 나도 면티에 반바지에 쪼리차림이라 뭐 덮어줄게 없어서 또 방에 뛰어가서 잠바하나 갖고 나옴 그걸로 덮어주니까 여자분 자지러짐. 또 돌고래 소리 냄
"아니요 아니요. 그 새1끼 벌써 도망가고 없어요. 이걸로 쫌 가려요"
겨우겨우 진정시키고 빨리 경찰서나 집에 연락하라고 함 여자분 알았다고 함 부들부들 떨면서 집에 전화하더니 연결되자마자
"아~~~~~빠~~~~~!!!!!! 으억ㄱ억꺼억걱억"
또 대성통곡함 난 옆에서 면티에 반바지에 쪼리차림으로 나무옷걸이 들고 그러고 서 있었음 여자분 울면서 '여기 무슨무슨 슈퍼옆에 아니아니 무슨무슨슈퍼 엉엉! 어 거기 옆에 엉엉' 위치알림
10분쯤 지났나? 저기서 'ㅇㅇ아!! ㅇㅇ아!!' 여자 이름 부르면서 남자 둘이가 뛰어옴 보아하니 아버지랑 오빠나 남동생쯤 되보임
내가 골목길까지 나가서 여기라고 알려주니까 볼트처럼 뛰어옴 순간 저러다 부딪치면 죽겠다 싶어서 뒷걸음질 좀 침 볼트처럼 뛰어옴
남자 둘이 보더니 여자 또 돌고래 소리 냄 이쯤되면 동네 사람들 한번 내다볼 법도 한데... 조용~함
여자 다리에 힘풀려서 오빤지 남동생인지가 업고, 아버지가 자기 옷 여자 입히면서 잠바 돌려줌
음
솔직히 말해서 무슨 보상 바라고 도와준게 아니고, 창문 앞에서 그런 소리 들리니 바로 뛰어나간거임 읽고 계신 어느 누구라도 그랬을거임 그냥 '고맙네' 한마디만 들어도 '아뇨 뭘요. 따님이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장인어ㄹ' 하는 정상적인 레파토리와 함께 해피엔드 했을거임
근데 그냥 갔음
나 그냥 면티에 반바지에 쪼리차림으로 나무옷걸이 들고 그러고 서서 뒷모습 물끄러미 보고 있었음 그래도 또 내일 수업가고 하려면 자야하니까 일단 방에 들어오긴 했는데 평생 쓸일 없을 줄 알았던 용기 다 쓰고 났더니 심장이 쿵쾅거려서 잠이 안오는 거임 게다가 그 체크남방놈이 다시 우리집 찾아오는거 아닌가 하고 걱정되서 잠을 못잠 그리고 뭔가 엄청 찝찝함..
"고맙다 한마디 하기가 그래 어려운가?? 와.. 서울사람들 인심 한번 후하노.."
진짜 말 그대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6시에 또 공부하러 삼성역까지 감 그날 수업듣는데 진짜 피곤해서 숨질뻔함
난 그냥 '그럴수도있지' 하고 쿨하게 잊어버리고 공부하기로 했음 단순해서 자고 일어나서 재부팅 됐다거나 그런게 아님 쿨한거임
아무튼 쿨하게 잊고 있었는데 오늘 방금 막 집에 오다가 골목길에서 그 아저씨(여자 아빠)를 본거임 2주만인가?? 내가 머리는 나빠도 사람 얼굴은 잘 기억함 IQ, EQ 다 낮은데 안면Q는 높음 그 아저씨였음
아저씨 비닐봉다리 들고 터벅터벅 내쪽으로 오다가 둘이 눈이 마주쳤음 순간 아저씨가 '어?' 하는 입모양으로 한 2초 눈마주치고 있다가 고개 홱 돌리고 가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