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LGㆍSKTㆍKT, '휴대폰값' 어떻게 속였나] | 기사입력 2012-03-15 12:03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15일 발표한 통신 3사와 휴대폰 제조 3사의 휴대폰 가격 부풀리기는 가히 충격적이다.
통신사와 제조사는 출고가와 공급가를 처음부터 높였고 부풀린 가격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이를 '할인혜택'으로 포장했다.
공정위 발표대로라면 특정 이동통신사에 가입해 보조금 혜택으로 싸게 샀다고 인식한 소비자들은 그동안 속은 것이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 제조 3사와 협의해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44개 휴대폰 모델에 대해 앞으로 지급할 보조금을 고려, 공급가보다 출고가를 매우 높게 책정했다. 출고가와 공급가의 차이를 보조금 지급으로 활용한 것.
제조사도 출고가를 높이면 고가 휴대폰 이미지를 인식시킬 수 있어 높은 출고가를 제안하는 등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44개 휴대폰 모델의 공급가와 출고가 차이는 평균 22만5천원에 달했다.
A 통신사의 휴대폰 모델 S의 경우 출고가는 94만9천원으로 공급가와 31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A사는 이 가운데 14만원(요금수익 장려금 2만5천원 포함해 16만5천원)을 대리점에 장려금으로 줬고 대리점은 통신사로부터 받은 장려금 16만5천원 중 평균 8만7천원을 마진으로 챙기고 7만8천원을 소비자에게 보조금으로 지급했다.
결국, 실제 소비자의 평균 구입가격은 87만1천원에 달했다. 소비자는 실제 휴대폰 구입가를 이보다 낮게 인식하는데 이는 스마트폰 요금제 가입에 따른 요금할인 금액을 휴대폰 보조금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약 A사가 기존 관행에 따라 출고가를 책정했다면 출고가는 약 68만원 수준이다. 소비자로서는 보조금 없이 출고가 그대로 휴대폰을 산다고 해도 현행보다 약 19만정도 싸게 구입할 수 있다.
또 제조사는 같은 기간 총 209개 모델에 대해 앞으로 지급할 보조금을 감안해 공급가를 높게 책정했고 통신사도 보조금 분담을 요구하며 공급가 부풀리기를 용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모델의 평균 장려금 지급액은 23만4천원이고 공급가대비 장려금 비중은 40.3%이다.
C제조사의 P모델의 경우 공급가가 67만8천원이고 제조자 장려금은 33만원으로 실공급가는 34만8천원이다. 그러나 실제 강남지역 대리점들은 P모델의 평균 판매가격을48만6천원으로 책정해 과도한 마진을 받았고 결국 소비자들은 실공급가보다 10만원이상 비싸게 구매한 셈이 됐다.
만약 장려금이 모두 공급가로 인사로 전환된다면 출고가는 약 37만원이고 대리점이 할인없이 출고가 그대로 판매해도 89%의 소비자가 현재보다 싸게 휴대폰을 살 수있다.
공정위는 이러한 실태를 휴대폰 제조사의 내부문서와 담당자의 진술 등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SKT가 휴대폰식별번호를 통신사에 사전등록하는 제도(IMEI 화이트리스트)를 악용해 삼성전자의 직접 유통물량이 20%를 넘을 경우 해당물량의 등록을 거부한 것도주목을 끈다.
공정위는 이러한 행위가 SKT의 휴대폰 구매대행 유통사인 SK네트웍스의 휴대폰과삼성전자 유통 휴대폰의 가격경쟁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SK네트웍스 내부문서를 통해 확인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보조금제도가 휴대폰 구입비를 덜어주는 실질적인 할인제도로 인식하는 소비자의 신뢰를 악용한 착시마케팅"이라며 "이번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로 휴가폰 구입비가 낮아지고 비싼 요금제에 가입하는 부작용도 적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공정위는 국내 공급되는 애플 아이폰의 경우 제조사 장려금이 없고 출고가부풀리기 관행도 없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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