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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어든 | 한국축구, 간과해왔던 불리한 점 6가지. (뉴스)
게시물ID : soccer_752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데헷헷헷
추천 : 15
조회수 : 77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3/07/15 17:33:37
한국은 축구계의 ‘아시안 파워하우스(Asian powerhouse)’다. 월드컵이 열리면 항상 참여하고 세계 최고 빅리그에 선수들도 보낸다. 한국은 수십 년 동안 여러 측면에서 아시아를 이끄는 리더로 활동해왔다.

그러나 한국은 다른 축구 강국에 비교하면 불리한 점이 참 많다. 이 점이 항상 간과되고 있는 듯하다. 그럼에도 한국이 세계무대에서 이 정도의 성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 축구가 가진 굳은 결의에 대한 증거다. 우리는 이러한 부분을 더욱 생각하고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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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잔뜩 끼고 추운 저녁 한 지역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이 훈련에 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날씨

한국 날씨는 축구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가 사는 동네 이야기를 해보면, 집에서 멀지 않은 한강 근처에 수영장이 있는데, 여름에는 당연히 무척 사람이 많고 잘 되는 곳이다. 그러나 7~8월에만 개장을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6월에도 더운 날이 많고 사람들이 수영을 원하는듯하지만, 수영장은 늘 문이 닫혀있다.

올해는 개장하고 이틀째 되자 장마가 몰려왔다. 7월 초부터 중순까지 제대로 해가 난 날은 2~3일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수영장은 8월 말이 되면 문을 닫는다.

나는 항상 ‘6월 초부터 열어서 9월 말까지 하면 좋을 텐데...'라는 생각을 한다. 정 어려우면 주말에라도 가동할 수 있지 않을까? 멋진 수영장을 왜 5~6주 동안만 사용할까? 시설의 낭비처럼 느껴진다.

이러한 날씨에는 축구를 하기도 어렵다. 장마가 지나면 뛰기에는 너무 더운 날씨가 된다. 이후에는 곧바로 추워져서 공을 차기가 어렵다. 그러다 보면 봄이 오고 또 다른 시즌이 시작된다.

프로 선수라면 다양한 환경에서 축구를 할 수 있어야 하겠지만, 이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장대비, 숨 막히는 습기, 눈과 얼음 속에서 경기가 열리는 것은 선수들에게도 팬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선수 개발을 위해서도 안 좋다. 어린이들이 1년 내내 축구와 함께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장맛비와 겨울의 칼바람 속을 뚫고 아이들을 데리고 축구장으로 갈 부모들이 많지 않다. 몇몇 나라들은 아이들이 1년 내내 공을 찰 수 있는 기후 조건이 있는데, 이는 정말 큰 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지형

애국가는 한국의 아름다운 산과 강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이 역시 축구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은 작은 나라다. 물론 영토가 작은 국가들 중에서도 축구를 잘하는 팀이 꽤 있다. 네덜란드가 대표적인 예다.

네덜란드를 하늘에서 보면 정말 평평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또 놀라운 것은 그 평평한 땅에 축구장이 정말 많다는 점이다. 진짜 얼핏 봐도 ‘와 많다~’라는 탄성이 나올 만큼 많은 축구장이 있다.

한국은 반대다. 한국의 국토는 주로 산악지대이며 산이 없는 곳은 논이고, 논이 없는 곳에는 아파트가 있다.

사람들이 편하게 축구할 공간을 찾기가 어렵다. 제대로 공을 찰 ‘진짜 피치’를 구하기는 더욱 힘들다.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는 것도 괜찮지만, 진짜 잔디나 수준급 인조잔디에서 뛰는 것 같은 느낌은 받을 수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에서 좋은 선수가 이 정도로 나온다는 사실은 다시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다.

잔디

날씨와 산도 도움이 안 되지만 내 경험에 따르면 한국 잔디 역시 축구를 돕지 않는다. 딱딱하고 뾰족한데다가 유럽 잔디가 지닌 스프링 효과도 덜하다. 빠른 패싱 플레이를 구사하기가 약간 더 어렵다. 그리고 겨울이 오면 잔디는 거의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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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태백시의 인조잔디 축구장인 고원3구장에 녹아 붙은 고무 칩이 떨어져 나와 있다.(사진=연합뉴스)

교육 제도

미국과 영국에서는 대한민국의 교육 제도가 훌륭하다는 이야기들을 한다. 그쪽 사람들은 한국 아이들이 시험 결과에 매달려 얼마나 많은, 노동에 가까운 학습을 하고 있는지 몰라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솔직히 한국의 교육 시스템에서 보통 아이들이 축구를 즐길 시간이 얼마나 될까? 내가 자라난 영국은 교육 시스템은 정말 여유로웠다. 고등학교 때도 늘 3시 30분에 끝나 해가 질 때까지 공을 차다가 집에 들어가는 것이 일과였다. 숙제도 거의 없어서 집에 와서도 그저 쉬는 게 일이었다.

한국에서는 어린이들이 밤늦게까지 책상에 앉아 있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축구를 위한 시간은 사치로 여겨지지 않을까?

병역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커리어 중간에 2년을 2부리그에서 뛰거나 혹은 아예 현역병으로 입대해야 하는 현실도 있다. 한국의 정치적 상황 때문에 어쩔 수가 없는 문제긴 하다. 감독들이 팀을 운영하기도 어렵다. K리그 클래식 감독들은 매년 상무나 경찰청으로 선수를 보낼 일이 나오기에 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고충을 토로한다. 이러한 악조건에도 대한민국은 정말 대단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세계 축구팬이 이러한 부분을 더 알아야 한다.

텔레비전

방송이 한국 축구를 지원하는 힘은 매우 미약하다. 텔레비전의 현실을 생각하면 대한민국 축구의 성공이 미스터리처럼 여겨질 정도다. 언젠가 K리그의 인기가 유럽 빅리그 못지않게 크게 올라갔을 때, 요즘 K리그를 지원하고 중계했던 회사들에게만 중계권을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업보(Karma)처럼 말이다. K리그를 중계해주는 방송하는 어차피 몇 군데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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