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보고 아! 커플이구나! 라고 생각해서 반대 먹이실분들 안타깝습니다.
저는 솔로입니다.
ㅋㅋㅋㅋ
진짜. 우연같은 인연이 만들어져서 기분좋은 마음에 이 글을 쓰네요.
때는 저번 10월 말 쯤 이었습니다.
어두컴컴한 밤에, 저는 돈좀 송금해달라는 친구의 부탁을 받고 ATM기로 달려가고있었습니다.
그때 제 차림은 청바지에 후드짚업
그 당시 날씨에 비해 매우 얇은 옷이었죠.
대강 넣어주고 집으로 돌아올 생각이었어요.
근데 돈을 넣어주고 오는길에
한 외국인 부부를 만나게 됐습니다.
남자는 딱 봐도 외국인이었고
여자는 동양인이었어요.
동양인이라고 말한 것은 당시 제가 본느낌을 말한겁니다.
둘은 영어가 아닌 언어로 대화하고 있었고,
전 학기에 독일어 초급을 배운 저는 그것이 독일어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꼈습니다.
그 부부는 저를 보고는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일순간 저는 일종의 '제노포비아'와 같은 느낌을 느끼게 되었죠.
사실, 외국어로 말할까봐 두려웠습니다.
운이 좋게도, 제가 동양인으로 생각했던 여인은, 한국인이었고.. 한국어를 할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물어보더군요.
'시장 근처 주유소에 가야하는데, 어디로 가야하나요?'
사실 시장근처는 저희집에서 반대쪽이라 길만 알려주고 끝났을일입니다.
하지만, 그 당시 교수님의 과제로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읽고있었고
저는 갑자기 이 말이 떠올랐습니다.
관심을 가져라, 와 미소를 지어라
그래서 그들에게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행이도, 그 방향이 저희 집방향이네요. 같이가죠.'
웃으며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부인의 동시통역 덕분에, 저희는 수월하게 대화를 할 수 있었죠.
저는 물리학도이기 때문에, 독일이라는 나라에 관심이 많았고
사정이 되면 유학도, 조금 부족하면 여행이라고 꿈꾸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건 뭔 우연인지,
독일인 남편의 동생이 뮌헨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로 공부를 하고 있다더군요.
그래서 유학올때는 꼭 얘기 하랍니다.
근데 문제는 헤어질때 연락처를 안물어봤어요 ㅋㅋ
제가 낯을 너무 가리는 바람에 그런 부탁도 하기 쉽지 않았죠.
그렇게 저희는 헤어졌습니다.
이렇게 끝났으면 인연이라는 말은 나오지도 않았겠죠.
2주뒤,
저는 학교에서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가기위해 학교 정문으로 가고있었죠.
그런데 거기서 낯익은 한쌍의 커플이 보이는 겁니다.
사실 믿기지가 않았어요. 저희집에서 학교까지 걸어서 40분 거리였고,
2주라는 짧지않은 시간동안 다시 만날것이라고는 생각 하지 못했으니까요.
그들은 대형서점을 찾기위해 인근 대학교로 왔는데 저를 만난것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서점이 어딨냐고 물어봤죠.
저는 또 그들에게 서점안내도 할겸, 학교 안내도 할겸, 그리고 저번에 못다한 이야기도 할겸 같이 가기로했습니다.
저희는 학교 서점으로 들어갔고
그리고 그들은 전공서적을 찾고있었어요.
남편쪽은 의학쪽 전공서적을
그리고 부인쪽은 영어공부할 책을 찾고 있었지요.
부인쪽이 그렇게 책찾기에 열중하고 있을때,
저는 독일인 남편과 영어로 얘기하였습니다.
독일인은 영어도 잘하더군요.
그렇게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다가, 갑자기 남편분이 가방에서 노트를 꺼내는 겁니다.
그리고 무엇인가를 적고 있었어요.
무엇인가했더니,
자신의 이름과
부인의 이름과
독일 집주소,
그리고 전화번호
페이스북으로 친추하라는 것까지 적어서 저에게 주었습니다.
독일에서 만나자는 약속과 함께.
사실. 독일인의 글씨체는 너무 알아보기 힘들어서. 특히 숫자가...
그래서 여기 지식인에다가도 물어보았죠.
다행히, 이제 숫자구분은 할줄 알아요 ㅋㅋ 1과 7이 헷갈리더군요..
저의 안내가
그들과의 인연을 만들어 줄 줄은 몰랐습니다.
뭔가 뿌듯해요.
그래서 지금 독일어 공부할려고 다음달부터 독일어 강의를 다시 듣기로했습니다.
그리고 알바를 해서 비행기값을 벌고, 유학은 힘들겠지만, 그들과 만나기 위해 준비중이에요.
모두
누군가가 물어볼때
웃으면서 대답해주세요.
낯선 누군가가 당신의 인연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