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도끼
저자 : 도널드 웨스트레이크(Donald E. Westlake)
역자 : 정태원
출판사 : 밀알
장르 : 장편 소설, 스릴러

소설은 주인공 버크 드보레가 살인을 위해 권총 사격을 연습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사건사고와는 전혀 무관했던 그의 조용한 일상을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영역으로 끌어올린 것은 다름 아닌 정리해고였다. 제지회사에서 근무하던 그는 실직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자신의 가정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자신과 비슷한 경력을 지닌, 취업상의 잠재적 경쟁자들을 제거하는 것으로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경쟁자들, 즉 그의 표적을 선별하는 방법은 참신했다. 존재하지 않는 제지회사의 이름으로, 경력 사원을 구한다는 광고를 내고 자신에게 제출된 수백 장의 이력서 중 유력한 이들을 추려내는 것이 그가 고안해낸 방법이었다. 그렇게 추려진 6명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 것으로 소설은 전개된다. 살인 경험이 전무했던 주인공은 비록 서툴지만 예기치 않은 행운과, 그 자신의 신중함에 힘 입어 독자의 우려를 가볍게 비웃으며, 능숙하게 일을 처리한다.

때 맞춰 터지는 절묘한 행운과 가정을 지켜야만 한다는 신념으로 무장한 가장의 고뇌는 독자로 하여금 이 잔인한 살인마를 응원하게 만드는 기묘한 결과를 낳는다. 그가 끝내 모든 경쟁자들의 시체를 밟고 그토록 원하던 자리에 앉을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숨 가쁘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소설의 매력이다.

 

 

 

이 냉혹하고 독창적인 소설은 웨스트레이크의 기발한 플롯과 풍부하고 현실적인 디테일, 그리고 기업 전술에 대한 그의 노여움이 더해져 더욱 빛을 발한다. _《USA 투데이》
“나도 이것을 각색해서 영화로 만들고 한국 개봉명을 ?모가지?로 할 계획입니다. 우리도 ‘모가지됐다’고 말하니까요. 손날로 목을 스윽 긋는 시늉을 하면서 말이죠. 영어로나 한국어로나 매우 폭력적이고 잔인한 표현이지만 어쩌겠습니까, 해고란 실제로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일 아닌가요?
박찬욱 (영화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