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모 잡지에서 퇴짜 먹은 글입니다 ㅠㅠ
예전에 써놓은 거 재활용한거니 아깝진 않고, 수고했다고 밥값도 받았고 ㅎㅎ;
더불어 여기 올리면 혹시 실제 주인공의 지인이라도 볼까 싶어 올려봅니다. ㅋㅋ
<안녕, 안녕>
클럽에서 우연히 만났던 유쾌한 리차-드는,
반드시 자신의 이름을 리차-드라고 불러달라던 그는,
사실 어떤 날인지 언제인지 그런 자세한 건 절대 기억은 나진 않는데,
어쨌든 그날도 같이 클럽에 갔다가 2차로 술집 갔던 것으로 기억하는 홍대의 어느 밤에,
한국 말 너무 어려워요!
유쾌하지만 어눌한 말투로 그렇게 내게 말했던 기억이 나.
우리 말 중에 뭐가 그리 어렵느냐고 묻자 유쾌한 리차-드는 다시 유쾌하게,
안녕하세요! 라던데.
그래서, 솔직히 그렇잖아, 어이도 없고 웃기기도 해서,
제일 기본 중에 기본인 인사가 뭐가 어렵냐고 물었어.
한국 사람들, 안녕, 거기 너무 많은 내용 있어요!
예리한 걸, 속으로 놀랐지만,
일단 내색은 안했지.
뭐, 그래봤자 인사일 뿐이잖아, 따위 대꾸 돌려주자 리차-드는 더 유쾌하게 웃었어.
헤-이 미스터 강,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그의 말에 마음 한편이 서늘해지더라고.
너야말로 사실 안녕의 깊은 의미들을 깨달은 한국사람 아니냐고 되묻고 싶어졌었던걸.
그러나 더욱 유쾌하게 웃고만 있는 리차-드의 이어지는 어눌한 한국말 속에,
나는 이미 대답을 들은 것 같아 할 말을 잃었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리차-드 마냥 계속 유쾌하게 웃고만 말았지만서도.
그리고 그 날도 인사는, 안녕, 안녕, 이었던가.
안녕, 리차-드,
안녕, 미스터 강.
어쩌지, 꼭 그런 부분은 뭔가 중요한 듯 사소해선지 기억이 잘.....
그래, 뭐,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
어쨌든 그때 그 리차-드, 지금, 넌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
잘 살고 있을까?
한국 미녀들과 만나고 싶다던 리차-드.
돈 많이 벌고 싶다던 리차-드.
누구보다 몸치면서 음악 속에 흔들기는 열심이던 리차-드.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여전히 한국인지.
한국이라면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지.
그리고 아직도 안녕하세요, 를 제일 어려워하고 있을지.
헤이, 리차-드, 안녕?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