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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안녕
게시물ID : readers_58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뭐하면수전증
추천 : 3
조회수 : 24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01/03 22:50:24

얼마전 모 잡지에서 퇴짜 먹은 글입니다 ㅠㅠ

예전에 써놓은 거 재활용한거니 아깝진 않고, 수고했다고 밥값도 받았고 ㅎㅎ;

더불어 여기 올리면 혹시 실제 주인공의 지인이라도 볼까 싶어 올려봅니다. ㅋㅋ



<안녕, 안녕>

 

클럽에서 우연히 만났던 유쾌한 리차-드는,

반드시 자신의 이름을 리차-드라고 불러달라던 그는,

사실 어떤 날인지 언제인지 그런 자세한 건 절대 기억은 나진 않는데,

어쨌든 그날도 같이 클럽에 갔다가 2차로 술집 갔던 것으로 기억하는 홍대의 어느 밤에,

 

한국 말 너무 어려워요!

 

유쾌하지만 어눌한 말투로 그렇게 내게 말했던 기억이 나.

우리 말 중에 뭐가 그리 어렵느냐고 묻자 유쾌한 리차-드는 다시 유쾌하게,

 

안녕하세요! 라던데.

 

그래서, 솔직히 그렇잖아, 어이도 없고 웃기기도 해서,

제일 기본 중에 기본인 인사가 뭐가 어렵냐고 물었어.

 

한국 사람들, 안녕, 거기 너무 많은 내용 있어요!

 

예리한 걸, 속으로 놀랐지만,

일단 내색은 안했지.

 

, 그래봤자 인사일 뿐이잖아, 따위 대꾸 돌려주자 리차-드는 더 유쾌하게 웃었어.

 

-이 미스터 강,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그의 말에 마음 한편이 서늘해지더라고.

너야말로 사실 안녕의 깊은 의미들을 깨달은 한국사람 아니냐고 되묻고 싶어졌었던걸.

 

그러나 더욱 유쾌하게 웃고만 있는 리차-드의 이어지는 어눌한 한국말 속에,

나는 이미 대답을 들은 것 같아 할 말을 잃었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리차-드 마냥 계속 유쾌하게 웃고만 말았지만서도.

 

그리고 그 날도 인사는, 안녕, 안녕, 이었던가.

 

안녕, 리차-,

안녕, 미스터 강.

 

어쩌지, 꼭 그런 부분은 뭔가 중요한 듯 사소해선지 기억이 잘.....

그래, ,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

 

어쨌든 그때 그 리차-, 지금, 넌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

잘 살고 있을까?

 

한국 미녀들과 만나고 싶다던 리차-.

돈 많이 벌고 싶다던 리차-.

누구보다 몸치면서 음악 속에 흔들기는 열심이던 리차-.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

여전히 한국인지.

한국이라면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지.

 

그리고 아직도 안녕하세요, 를 제일 어려워하고 있을지.

 

헤이, 리차-, 안녕?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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