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시장 막판 아스널에 입단하며 국내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박주영. 이제 겨우 컵대회를 통해 데뷔전을 치른 그에게 갖가지 기대와 실망이 나오는것 같아. 그냥 생각하는거 몇마디 씨불여 볼려구.
난 개인적으로 박주영의 능력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없이 유럽에서도 A급 선수라고 생각해. 다만,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특정 리그에서 성공하는 선수가 있고, 실패하는 선수가 있지? 월드컵 MVP 디에고 포를란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쓴맛을 봤고. 앙리도 바르샤에 입단해서는 아스널시절 '킹앙리'의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잖아.
이러한 차이점은 어디에서 오는걸까? 현대축구가 아무리 나라별, 리그별 전술적 경계선이 점점 허물어져가는 추세라고는하나. 각 리그별로 커다란 줄기를 이루는 전술적 흐름이 분명 아직 있어.거기서 온다고 생각해.
프리미어리그를 예로보면.
프리미어리그는 다른 어떤 리그보다 공격전개 속도가 빨라.
기술적인 볼점유를 통해 수비→미드필드→공격, 단계별로 공격을 진행하는 라리가와의 가장큰 차이점인데.
프리미어리그는 미드필드 지역에서의 격렬한 싸움과는 반대로. 수비 뒷공간은 비교적 한산하다고 할수있어.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를 예로보자. 빠른 발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수 있는 유형의 공격수들. 마이클오웬,티에리앙리,반니스텔루이,페르난도토레스까지. 정말 펄펄 날아댕겼잖아? 프리미어리그 스타일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수있는데.
이런 리그스타일로만 따져보면. 박주영의 성공가능성은 아주높다는 생각이들어. 모나코 시절의 박주영을 떠올려볼까? 상대 수비라인 뒷공간을 재빨리 파고든 박주영에게 롱패스가 연결되고. 오프사이드 라인을 절묘하게 뚫어 골로 마무리짓는 모습. 생각나? 프랑스리그 데뷔전에서도 그같은 방식으로 골을 성공시켰고. 당시 상위권팀인 마르세유전에서도 에인세를 따돌리고 비슷한 골을 성공시켰었지. 그와 흡사한 골장면들이 꽤 있었어. 박주영은 상대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능력에 있어서는 탁월한 선수라고 보여지는데.
문제는 그가 입단한 팀이 아스널이라는거야. 아스널이 어떤팀이냐? 모두들 알다시피.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짧은 패스를 통해 단계별로 공격을 풀어나가는 대표격인 팀이라고 할수있어.
박주영의 수비뒷공간을 파고드는 능력 자체를 펼칠기회가 일단 아스널에서는 적을수밖에 없단말이지. 또 상대보다 객관적인 전력상 약한팀이 대부분 이런 롱패스 축구를 구사하는데. (견고한 수비뒤에 재빠른 역습축구.) 아스널이 최근 부진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빅4. 그런 역습축구를 주무기로하지는 않잖아. 대부분의 경기에서 주도권을 잡고 짧은 패스를 통해 경기를 하기때문에 그런 기회를 더더욱 적을수도 있어. (출전기회도 적고.ㅠㅠ)
그래서 성공가능성을 점치기가 굉장히 어려운데.(누가가든 마찬가지겠지만.) 희망적인 것은 박주영이 기술적으로도 뒤쳐지는 느낌은 별로 없다는거야.(팔이너무 안으로 굽었나?) 과거 청소년대표 시절, FC서울, 국가대표에서까지. 드리블링.패스.전술이해도 등 어느것하나 빠지는게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는거지.(너무 굽었다)
분명 프랑스리그와는 많이 틀리고, 그가 뛰게 될 팀 또한 환경이 완전히 바꼈어. 리그내에서의 위상도 그렇고. 스스로 변화하고 적응해야 할 시점이지. 아쉬운점이라면 팀이 빨리 정해지지 않아서 여름 휴식기동안 입단하지 못한점이라는 거야. ㅠㅠ 시즌 끝난후에 바로 입단하기만 했어도 지금보단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줄수 있었을거라고 생각하는데.ㅠ 그게 많이 아쉽지.
어쨋든 박주영이 기술적인 팀의 전술에 잘 녹아들고, 동료들과 호흡이 맞춰질때까지. 조금만 기다려보자고. (딱 한가지 부탁할것이 있다면. 골결정력을 더 높이는것!!)
박주영은 언제나 그래왔던거같에.슬럼프다, 예전만큼의 모습이 안보인다. 이런 생각이들때마다. 다시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줬었어. 환경이 바뀔때마다 다시 태어나는 모습들.
이번에도 그저 무덤덤하게 훈련하고 경기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거라 내심 기대하고 있을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