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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알았다. 사람들은 지적을 하고 싶은게 아니라 그저 재미만 찾는다는걸
게시물ID : overwatch_582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냥노동자
추천 : 5
조회수 : 613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7/11/14 21:49:59
 
 
 
내 게임실력은 아무 상관이 없다.
픽을 바꿔도, 상황을 바꿔보려고 무슨 수를 써봐도 결국 거점을 뚫지 못하고
화물을 밀지 못했으면 그건 그냥 내가 트롤인거다.
 
아니라고 열심히 설명을 해 봐도 돌아오는건 응 느금마 와 같은 반박도 아닌 조롱뿐이다.
왜 그렇게 해야 했는지, 그게 아니라면 다른 좋은 생각이 있었는지 물었다. 그것도 아니니까
그냥 내가 나가 죽었으면 좋겠단다.
 
그렇게 욕을 하는 사람 주위로 다른 사람들은 웃는다. 그사람이 날 욕하는 말이 재미있고,
내가 아니라고 열심히 설명하는 모습이 재미있는거다. 사실이다. 내가 왜 웃느냐고 화를 내자
 
'아니 니가 병1신같이 구는게 재미있어서 ㅋㅋㅋㅋ' 라고 한다.
 
내가 어떤 부분이 어떻게 병신같았는지 그러면 너희들은 뭘 했길래 브론즈 티어이며 왜 게임 하나가지고
내 인생을 평가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본들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 그게 내 티어이고 그게 내 인생이 망한 이유다.
내 인생이 망한 이유란 내 티어가 브론즈이며 내 점수가 이제 겨우 1200점대 이기 때문에, 나는 아무것도 아닌 인생이라는 거다.
 
'니 인생이 병1신같으니까 니 티어도 브론즈인거야 ㅇㅈ?'
 
열심히 살았다.
새벽별을 보고 나가 오후에 퇴근해서 혼자 밥을 해 먹고 책을 보며 글을 쓰고 집에 전화를 한다.
응 잘지내소. 내도 잘 지내니까. 저번에 완도에서 사다 보낸 미역은 잘 드셨는고 궁금하네예
 
아 예 사장님 그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잘 안되시면 예 한번 찾아뵙고 말씀드리겠심더
아닙니더 불편하긴예 커피나 한잔 주시면 감사하고요 예 예
 
그렇게 치열한 하루를 보내고 누군가를 그리는 하루를 보내고 돌아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시작한 오버워치는
이제 너무 큰 스트레스로 다가와 오히려 일하고 누군가와 이야기할 때보다 더 머리가 아프다.
그들은 한 순간의 재미를 위해 내 인생을 평가절하하고 나이도 이름도 뭣도 모르는 사람들이 온라인 가면속에 숨어서
내 멱살을 잡고 낄낄대는 모습을 보며 나는 환멸을 느낀다.
 
더 좋을 수도 있고 더 나쁠 수도 있다.
 
분명히 그렇게 생각하고 입을 터는 사람들보다 내가 분명히 낫다는 것도 잘 안다.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남 탓을 해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분명히 그랬었다. 그렇지만 그 사람의 인생까지 평가하지는 않았었다.
고작해야 '그거 잘 안되는것 같은데 다른것좀 해주시면 안됨?' 정도가 나의 심한 말이였고...
 
오늘은 너무 화가 나서 그러는 너는 얼마나 좋은 인생을 살기에 내 인생을 평가하냐 라는 말 까지 했다.
화가 난다. 사람이다 나도. 죽고싶다.
 
 
잘 하지는 못하지만 남들만큼은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면, 남들보다 더 잘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일도 남들만큼 하다 보니 잘 하게 되었고 사회생활도 남들만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태생적으로 손이 느리고 판단이 느린 나는 게임에서만큼은 소위 말하는 똥손이였고
수많은 욕을 먹으며 온라인생활을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생활도 일도 남들만큼 하니까... 게임도 언젠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 목적과 나의 판단력을 좀 더 좋게 만들 생각으로 게임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까지 욕을 먹고 나니... 고소? 경찰서?
이제 그런건 아무 상관 없다. 악마가 있으면 내 영혼을 팔아서라도 그놈을 잡아다가 내 앞에 앉혀놓고
죽지 않을 만큼만 괴롭혀달라고 내가 똑같이 깔깔대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 아니 그놈이 악마야
그래 악마가 아니고서는 내가 삼십넘게 살아온 인생까지 비하하면서 날 조롱할 수는 없어
 
그러다가 문득이라도 내가 마음을 먹고 고소를 하면, 그놈이 날 대면하면 장난이였다며 삶이 힘들다며 멋적은 듯
이야기하겠지만 아무래도 좋아 그놈도 죽이고 나도 죽고싶어.
 
그냥 내가 하나 죽으면 끝나는 일인데 남을 미워할 필요도 없는데
내가 너무 깊게 생각하는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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