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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어린이님 보세요.
게시물ID : freeboard_3092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낑낑이
추천 : 4
조회수 : 34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08/08/08 22:45:46
안녕하세요. 주로 시사게시판에서 놀고요, 거의 눈팅족인 낑낑이라고 합니다.

일단 위로의 말씀을 식상하게나마 드리고 싶네요. 베스트에서 오유어린이님 관점에서의 많은 위로가 있었고 어떻게 느끼셨을지 모르겠군요. "님이랑 사귈 재목의 남자는 아니었다"라거나, "님의 성격은 고칠 필요가 없다"는 리플은 제가 보기엔 좀 인상이 찌푸려졌습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올리는 이유는.. 편입생 출신이거든요. 똑같은 경험도 해봤고요. 마음이 짠하데요.

편입공부는 그냥 토익이나 토플 공부하는 거랑 틀리더라고요. 결과야 고시에 비하겠습니까만, 공부 그 자체는 고등고시에 필적합디다. 저도 외무고시 행정고시 기출로 모의고사 삼아 풀고 그랬으니까요. 미국 대학원 시험인 GRE의 영어 파트 정도가 출제되니 그 부담은 가히 살인적인 수준입니다. 고삼때 이랬으면 서울대 갔겠다 싶을 정도에요.


사람은 참 남의 입장 되기 어려운 생물같습니다. 님도 그렇고요. 예전의 제 여자친구도 그렇고요. 시간 지나니까 저도 그렇데요.

처음부터 무덤덤한 사람이었으면 모를까, 그 열정이 온데간데 없이 식어버리는 "변화" 자체가 많이 낯설고 열받고 그랬겠죠. 아마도 그 변화를 견딜 수가 없나 봅니다.

그 영어로 대학 바꾼다는게 쉬운게 아니에요. 사람도 엄청 쪼잔해지고요, 분단위 초단위 쪼개가면서 공부하고 스트레스 받아서 일반 대학생이 상상조차 못할 그런 고통을 안고 갑니다. 책상 앞에 앉아서 한과목만 파는데 문자 할 시간도 없냐, 잠깐 나 보러 나올 틈도 없냐 그러시겠지만.. 그 흐름이 한 번 깨지면 다시 잡는데 몇 시간 날아가기도 하고, 어느새 몇 시간 지나 있기도 하니 죽을 노릇이지요.

앞으로 오유 어린이께서 취업을 준비하시던, 직장에서 일을 하시던 뭔가에 쫓기면서 몰두하게 되면... 그 남자친구의 입장을 아마도 짐작하지 않을까 싶네요.

저도 그 때 그래서 안좋게 되었어요. 그냥 가만 좀 놔뒀으면, 날 도와줬으면 싶은데.. 마음은 그대로인데 상황이 사람을 갉아먹는 겁니다. 리플들에 달린 그 남자에 대한 험담은 아예 무시하셔도 좋아요. 뭣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니까. 편입때문에 여자친구랑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 그 전까지 삼 년을 만나면서 한 번도 안했던 말 "헤어지자"는 말을 두번이나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헤어졌고... 편입하고 나서 다시 찾아가서 만난 뒤로 지금 4년째네요. 그러니까. 사람이 변하는게 아니라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는 겁니다. 님 입장에서는 그 놈이 영 곱게 보일리 만무하겠습니다만... 먼저 헤어지자놓고 말이 많네 어쩌네 하면서 매몰차게 고개 돌리는 것도


결국 그것뿐인 관계겠지요. 좋을 땐 좋고.. 힘든 일은 같이 못 이겨내는.


그러니까.. 그것뿐인 사람이 되는 겁니다.


마음이 남아있다면 한 번 다시 만나서 얘기해 보시고요.. 그 남자를 나쁜놈으로 만들어서 그 고통스러운 관계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도피적인 마음이 있지 않나 생각해보시길 바래요.

개인적으로 이성관계는, 서로를 더 갈고 닦아 (물론 고통이 수반되겠지요.) 지금의 나보다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백화점 서비스나 자판기같이, 편의적인 사랑에서 벗어나 볼 좋은 계기가 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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