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옆집 살던 어린 아이가 귀신들려 있었어요.
초등학교 막 들어갈 나이인데도 못 들어가고 막 비명지르고 욕하고...
할아버지 할머니들 보면서 "넌 몇월 몇일에 죽는다"며 소리치다가
쓰러지만 며칠동안 일어나지도 못하고...
근데 동네에 주인 없이 돌아다니던(근데 목줄은 있었음) 삽살개랑 진돗개 잡종같아 보이는 개가 있었는데요,
그 개가 유난히 귀신들린 아이를 졸졸 따라다녔어요.
아이가 평소에는 그 개를 좋아하다가
발작이 오면 개를 막 피해 도망가고, 개는 막 쫒아오면서 핥고 그랬어요.
신기하게도 아이가 발작을 하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욕을 할 무렵이면, 그 개가 나타나서 옆에 서 있었고,
부모는 그걸 보고 대비를 할 수 있었죠.
더 신기한 것은, 막 욕을 하다가도 개가 달려가서 핥아주면 조금 있다가 괜찮아 지는거에요.
동네 어른들은 개가 귀신을 쫒아준다고 그랬는데,
워낙 덩치도 크고 더러운 개라 집에서 기르진 못했대요.
어차피 작은 동네라...
근데 복날이 되어서, 아저씨들이 그 개를 먹을거로 꼬셔놓고는
목에 줄을 감아서 끌고가고 있었어요.
낑낑거리는 소리가 엄청 커서 저도 나가서 봤는데,
그 큰 개가 몸 길이는 거의 사람만해가지고, 목줄에 숨도 잘 못 쉬면서 끌려가는데...
끌고가는 사람을 물지는 않더군요.
저는 막 따라가면서 죽이지 말라고 착한 개라고 그랬는데
어린애 말이라 그냥 무시당했죠. 저도 초등학생이어서.
그러다 개를 잡으려는 집 사이에 있는 꽤 큰 텃밭에서 자라는 나무 밑 근처까지 갔을 때
개가 갑자기 조용히 제가 있는 골목쪽을 보는거에요.
끌려가면서도 시선은 이쪽으로 고정시키고 물그러미...
나를 보고 있나? 싶은 순간 갑자기 무섭게 짓기 시작했어요.
그 개가 그렇게 무섭게 짓는건 처음 봤어요. 짓는걸 처음 본 것 같기도 하고...
아저씨가 놀라서 줄을 놓치니까 갑자기 골목으로 10m쯤 뛰어가더니
귀신들린 그 아이를 또 핥아주고 있더라고요.
아이는 이제 막 경련을 시작한듯 침을 많이 흘린 상태는 아니고
개가 핥아주니까 부모님이 오시기도 전에 차분해졌어요.
아저씨들이 다시 와서 개를 끌고 가는데,
또 낑낑거리면서 귀신들린 아이 쪽을 계속 쳐다보면서 끌려가더라고요.
그리곤 몽둥이에 엄청 많이 맞아 죽더군요.
개 잡는걸 처음 본 거였어요.
근데 정말 무서웠던 것은
경련 일으키던 아이가 차분하다가
개가 맞으면서 깨갱거리기 시작하니까 막 울다 웃다 하더니
개가 죽고 나니까 막 웃으면서 돌아다니더라고요.
그리곤 거의 항상 경련을 일으키거나 소리지르거나 하면서 지냈습니다.
그 전까지는 나머지 시간엔 말짱하고 하루에 한두시간만 귀신들린 증세가 나왔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