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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친구가 떠났습니다.
게시물ID : humorbest_5832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대리짱구
추천 : 49
조회수 : 5653회
댓글수 : 5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12/12 10:51:06
원본글 작성시간 : 2012/12/12 05:14:20

오늘 친구가 떠났습니다...

솔직히....전에 사귀던 남자친구였습니다...한 3년쯤 사귀었었어요...

그러다가 제작년에 교통사고로 그 친구 부모님이 두분다 돌아가시는 사건이 있었어요...

 

외동아들이었고...주변에 마땅히 연락할만한 친인척도 없던 친구였는데....

굉장히 힘들어했습니다...더군다나 사고이후 아버지가 자그마한 사업을 하셧는데...

그것도 거덜이 나서 유산은 커녕 빚을 떠안지 않기위해 유산상속포기 인가...뭔가를 했습니다...

 

무일푼....한동안은 친구들 집을 돌아다니며 지냈었는데...

솔직히 힘든거 모르고....살았던 친구여서 더욱 힘들어보였습니다...

그렇게 1년을 넘게 버티고 버티며 살아왔었고....

 

저한테도 한푼두푼 가져간게 200만원 가까이 되는 상황이 와서...

솔직히....저도 사람인지라....이제 결혼도 해야하는 나이고....

미래도 안보이는 그 친구에게 미래를 함께 할 순 없었습니다....그래서 헤어졌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일방적으로 연락을 못끊겠더라구요.....걱정이 되서요...

그렇게 지내다보니까 친구들과도 의가 상하는 일이 생기겠고...친구들도 점차 멀어져갔다고...

카톡으로 자주 그런 내용들을 보냈습니다....

 

한....보름전인가...돈 한푼없이 밖에서 지낸다는 내용의 문자가 왔습니다.....

그리고 어제까지도 서로 카톡을 주고받고 였습니다...저는 이젠 사랑은 아니었지만...

걱정되는걸 떨쳐버릴수 없었기에....연락이 오면 답을 해주고 했습니다...

 

제게 그제 마지막으로 그러더군요....

나 다시 일어설수 있게 200만원만 빌려주라.....언제 줄수 있을지 장담은 못하지만...

정말 열심히 살아서 그 돈 꼭 갚을께....라고.....솔직히 돈은 있었습니다...

 

그치만...전에 빌려준것도 있었고....왠지 그게 습관이 된거 같아서...

자극좀 받으라고 따끔하게 좀 자존심 상할정도로 얘기하고 거절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후에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습니다....XXX씨 아시냐고....

 

시신을 확인 하는 과정에서...실감이 났습니다......정말이구나...

많이 힘들었을까요...?이해는 합니다....

대한민국 어느곳에도 갈곳이 없고 연락할곳도 없고....

힘들고 지칠때...힘들다고 이야기 조차 들어줄 사람이 없는 현실....

 

일을 하려해도 주거지/연락처/옷가지 조차 없이 노숙자 아닌 노숙자 행세로 다니는데..

어느 누가 일감을 주겠는지요....?

요 몇일사이 엄청나게 추웠는데...아마도 밖에서 견디기 너무 힘들었겠지요....

그러다가...그러다가....정말 마지막으로 제게 도움을 청했을겁니다...

 

그런데 전 그걸 매몰차게 욕까지 하면서 거절을 했어요....

너무 후회되네요.....벼랑끝에 있는사람....내가 떠민것 같아서요....

이런 얘기 이제 해봤자겠지만....

그 돈.....빌려주었다면....열심히 살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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