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안 다니고 혼자서 2종 소형 면허 따보겠다던 남징어입니다.
굴곡에서 두 번 떨어지고 세 번째 시험보러 갔습니다.
시험 감독관님도 낯이 익었는지 신분증 검사를 패스했어요.
"강호구 씨, 그냥 타세요. 한두 번 본 사이도 아니고....."
뭔가 친근감이 느껴졌지만, 썩 유쾌하지는 않았어요.
우리 만남의 장소가 이런 곳이 아니었더라면 마구 정이 솟았을 텐데 말이죠.
(경찰과 마찬가지로 면허시험 감독관은 안면 트고 친해지기 싫은 인간관계)
이날은 응시자 대기실의 공기가 여느때와 달리 향기로웠어요.
여성분 두 분이 오셨더군요.
한 분은 남친 따라 구경 온 여성분이었고
한 분은 응시자였어요.
감독관이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질문을 받았어요.
여성 응시자분이 질문을 했어요.
"타는 법도 가르쳐주십니꽈?"
잠깐 정적이 흘렀어요.
정적 사이로 꽃향기가 마구 흩날렸어요.
"감독관이 시범을 보여줄 거고, 조작법도 알려 줄 겁니다."
여성 응시자분은 미소로 화답했어요.
여성 응시자분은 응시번호가 3번이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주시했어요.
1번 응시자가 굴곡에서 광탈하고 여친과 겸연쩍게 대면했어요.
모두들 1번 응시자와 여친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고 2번 응시자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았어요.
3번 여성 응시자가 바이크에 올랐어요.
모두들 긴장하며 여성 응시자를 주시했어요.
"3번, ㅇㅇㅇ씨"
채점 감독관이 응시자 이름을 불렀어요.
여성 응시자는 손을 들지 않았어요.
계속 시동을 걸고 있었어요.
바이크는 덜컹덜컹 요동을 쳤어요.
장내 감독관이 달려가서 시동을 걸어주었어요.
"3번, ㅇㅇㅇ씨"
채점 감독관의 호명에 가까스로 오른 손을 들었어요.
그때도 장내 감독관이 클러치를 잡아주고 있었어요.
출발 신호와 함께 장내 감독관이 클러치에서 손을 뗀 순간,
여성 응시자가 튕겨나가듯 첫 코스에 진입했어요.
구경하던 응시자들은 모두들 한 목소리로, "어, 어, 어, 어!" 라고 외쳤어요.
'삐~' 하는 진입 신호음과 함께 바이크가 쓰러졌어요.
여성 응시자는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깨끔발을 뛰며 중심을 잡고 바이크에서 탈출했어요.
또 다시 정적이 흘렀어요.
모두들 아무런 말이 없었어요.
여성 응시자가 대기실로 앞으로 와서 헬멧과 가드를 벗으며 웃으며 말했어요.
"이거 아무나 하는 게 아니네."
장내 감독관이 말했어요.
"오토바이도 탈 줄도 모르면서 무슨 2소를 친다고.... 배워서 치세요. 배워서 원동기부터 치세요."
여성 응시자는 웃으며 이쁘게
"네~" 답하고 총총 사라졌습니다.
........
그리고 저는 또 굴절에서 떨어졌습니다.
내일 또 시험이네요.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