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말머리에 공포를 달까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달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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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내가 왜 여기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한때 친구들이 있었지만 지금 그 애들은 모두 떠나갔다.
지금 많은것이 내 기억속에서 사라졌지만 이 빌어먹을 일이 어떻게 시작됬는지는 기억한다.
나는 그때도 푸른 하늘을 날기 위해 계속 연습을 했다. 하지만 나무나 절벽같은 높은곳에서 뛰어내려도, 쉴새없이 힘들게 날개를 움직여도 날수 있다는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그날은 유독 날씨가 좋았다. 플... 누구였지? 아무튼, 그 포니가 아기새들은 높은 나무에서 떨어지는걸로 나는법을 배운다고 했다. 나는 그게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친구들과 함께 이 숲의 가장 큰 나무를 찾아갔다. 그리고 나는 힘겹게 그 나무를 타고 올라가, 그럭저럭 높아보이는 나뭇가지 위에 균형을 잡고 섰다.
그리고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밑을 보지 않는다고 마음을 굳게 먹은 뒤 나무가지 끝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내 발밑에 아무것도 없다는 느낌이 들 때, 나는 최대한 빨리 날개짓을 했다. 하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나는 계속 떨어졌으며 눈물이 맺힌 내 눈에는 어쩔줄 몰라하는 친구들이 보였다. 모든게 끝이라고 생각할 때 쯤, 무지개 하나가 나를 낚아챘다.
그 무지개의 주인은 레인보우 대쉬, 내가 가장 존경하던 포니. 다른건 다 잊어버려도 이 포니만큼은 기억한다.
난 레인보우 대쉬한테 한바탕 꾸중을 들었다. 그리고 나를 숲 어딘가에 안전하게 내려준 다음 (그녀가 '지름길'이라고 부르던 그곳이었다), 그녀는 친구들도 데리고 온다며 다시 자신이 왔던 길로 돌아갔다. 그리고 난 그곳에서 나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은 놈을 만났다.
갑자기 덤불이 부스럭 거리더니 내 나이 또래로 보이던 (잠깐만, 내가 몇살이었지?) 포니를 만났다. 그녀의 몸색은 하얀색이였으며 머리도 완전히 하얀색이었다. 말 그대로 눈이 부셨다. 하지만 내 시선을 사로잡은건 그 눈부신 하얀색이 아니었다. 바로 그녀의 큐티마크였다. 그녀의 큐티마크는 검은색 물음표였다. 그래, 말 그대로 물음표... 나는 도대체 저 물음표가 무슨 뜻인지 이해할수가 없었다. '분명히 큐티마크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을 발견했을때 그에 맞게 생기는 것일텐데, 쟤는 뭘 잘하길래 검은색 물음표를 가지고 있는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녀에게 먼저 이름을 물어봤다. 그때 그녀는 약간 이상한 반응을 보였다. 그녀의 얼굴에 소리없는 기쁨이 퍼지고 있었다.
기쁨이 사라지고 그녀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자신의 이름을 "사일런트 사일런스" 라고 했다. 그리고 내 이름을 밝혔더니 그녀는 내게 왜 여기 왔는지 물어봤다. 나는 그저 날기 위해 연습을 하다가 가장 멋진 포니의 도움을 받아 잠시 여기 들린것이라고 솔직히 말했다. 그녀는 나에게 내가 페가수스인데 날수 없냐는 질문을 재차물어봤고, 나는 그때 그녀의 얼굴에서 미소가 잠시 반짝했다가 사라지는것을 보았다.
그 질문과 알수없는 미소에 마음이 상하여 화를 낼려고 한 순간, 그녀는 그녀도 날지 못하는 페가수스라고 하고 꼭 친구가 되고싶다고 하였다. 이때 내 마음속의 화는 기쁨으로 바뀌었다. 나 말고 날 수 없는 페가수스가 또 있다니! 마치 10년 넘게 친하게 지낸 옛친구를 다시 만난 기분이었다. 그녀의 큐티마크에 관한 의문점은 기쁨으로 잊혀졌다. 그녀와 한참 즐겁게 이야기를 하고 있을때, 내 친구들이 레인보우 대쉬와 함께 왔다. 내가 친구들에게 그녀를 소개시켜 주려 했을때 그녀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나는 이상한 마음이 들었지만 친구들에게 매우 끝내주는 포니 한 마리를 만났다며 말을 늘어놓았다. 물론 나처럼 날지 못하는 페가수스라는 점도 말이다. 포니들은 내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었다. 그리고 나와 친구들, 그리고 레인보우 대쉬는 에버프리 숲을 빠져나와 다시 포니빌로 돌아왔다.
다음날, 나는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모든 일을 다 제쳐놓고 그녀를 만나러 에버프리 숲의 '지름길'로 갔다. 그리고 그녀는 그곳에 있었다. 나는 그 전날 못했던 얘기를 계속 했다. 날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슬픔과 창피함, 그리고 날게 되면 꼭 하고싶은것에 대한 바램 등등,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계속 그녀를 찾아가서 얘기를 했다. 그녀와 얘기하는건 매우 재밌었다. 그녀는 여러가지 수수께기와 유머를 알고있었으며 그것들은 날 웃게 만들어줬다. 그녀와 함께 얘기할때마다 슬픔과 분노가 모두 날아갔다.
그리고 나는 친구들과 함께 그녀를 소개시켜주기 위해 '지름길'로 향했다. 항상 그렇듯 그녀는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친구들에게 사일런스를 소개하고 있을때, 친구들의 호기심 가득한 표정은 의문점이 가득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들은 날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마치 아무것도 없는데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미치광이를 보는듯한 눈이었다. 그들은 나보고 여기에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그녀가 바로 내 눈앞에 있는데 말이다! 나는 친구들이 장난을 치는줄 알고 친구들에게 화를 냈다. 바로 눈앞에 있는데, 왜 안보이는 척을 하냐며 말이다. 하지만 친구들은 내 말을 믿지 못하였다. 나는 그 장난에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며 친구들을 쫓아냈다. 친구들은 돌아가면서 조용히 대화를 나누었고 한마디가 나의 마음을 깊게 찔렀다.
"쟤 미쳤나봐."
그 말에 나는 매우 화가 났고 배신감과 슬픔이 나를 덮었다. 그때 나를 위로해 주던건 옆에있던 사일런트 밖에 없었다. 내가 그녀의 위로를 받고 안정을 되찾았을때, 그녀는 웃으며 마술을 하나 보여준다고 했다.그리고 그녀는 내가 처음 그녀를 발견했던 덤불 뒤로 데려갔다. 그곳에는 커다란 원이 두개 있었고 그 원 주의에는 알수없는 글자가 적혀있었다. 그녀는 날 원 하나에 앉으라고 하였고 나는 그녀의 명령에 따랐다. 그녀는 나의 반대편 원에 앉은후 나보고 눈을 감으라고 하였다. 나는 순순히 그녀가 하는말에 따랐다. 그녀가 눈을 뜨라고 했을때, 나는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새로 생긴것도, 없어진것도 없었다. 하지만 조금 생각을 하다가 달라진 점을 하나 발견했다. 그녀와 나의 자리가 뒤바뀌어있었다. 나는 그게 매우 신기했으며 한번 더 하자고 그녀에게 제안했지만 그녀는 웃으면서 거절했다.
이 마술의 비밀을 캐내기 위해 그녀한테 매달려있을때 저 멀리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친구들. 나에게 가장 소중했던 친구들이었다. 그녀의 위로와 마술로 인해 친구들을 용서하는 마음이 생겨났고 난 화를 낸걸 사과하기 위해 그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들앞에 도착해서 말을 꺼낼려고 했을때, 그들은 날 지나쳤다. 그리고 그들은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날 찾기 시작했다. 나는 분명히 그들앞에 서있었다. 난 덤불속에서 사일런트가 나오기 전까지 애들이 장난을 치는줄 알았다. 덤불에서 사일런스가 걸어나왔을때, 나의 옛친구들은 기쁜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리고 그녀에게로 달려갔다. 내가 그들에게 그녀를 소개시켜주려고 말을 꺼내려고 한 순간 그들은 그녀를 이렇게 불렀다. 스쿠틀루. 바로 내 이름. 한때는 사일런트 사일런스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이제는 다른 포니들에게 스쿠틀루라고 불리는 이 포니는 그들에게 사과를 했다. 그리고 그들은 그 사과를 받아드렸다. 사일런트는 내가 해야하는 행동들을 하고 있었다. 나는 어리둥절함과 함께 사일런트와 함께 멀어져가는 그들을 지켜보았다. 그들의 주의를 끌기위해 바로 앞에서 뒹굴고 소리를 지르고 발을 구르고 심지어 때리기까지 해봤지만 그들이 날 보지 못한다는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한가지 신기한점을 발견했다. 사일런트의 큐티마크가 사라지고 있었다.
떠나가는 사일런트는 냉소를 날리며 좌절하고 있던 나에게 한마디를 던졌다.
"불쌍한 놈."
그 뒤로 나는 덤불속과 포니빌을 왔다갔다 거리는 일상을 지내오면서 여러가지를 깨달았다. 우선 다른 포니는 날 보지 못한다. 느낄수도 없다. 그리고 사일런트는 포니빌에서 마치 나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다른 포니들 눈에는 그녀가 나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그녀가 나처럼 행동하고 다른 포니들이 그녀에 의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그곳으로 들어가서 내가 진짜 스쿠틀루라고 밝히고 싶었다. 한번 시도해 봤지만 역시나 다른 포니들은 내가 있는지도 모르는듯 했다.
일상생활로 돌아가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고 음식을 먹고 웃고 울고 화내고 뛰어놀고 학교에도 가고 싶다. 하지만 아무도 날 느끼지 못한다.
이상하게 배도 안 고프고 잠도 안 오지만 기억은 점점 사라져간다. 내 머리카락은 이제 흰색이며 몸도 점점 흰색으로 변해가고 있다. 한가지 기쁜소식은 나에게 큐티마크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의 큐티마크는
물음표이다.
이제 나는 내 이름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내가 뭘 해야할지 알게되었다. 여기서 계속 기다리며, 또다른 포니를 찾을 것이다. 날지 못하는 어린 페가수스가 이곳에 올때까지 기다릴것이다. 언제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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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못 나는걸까..."
어느 한 페가수스가 날지 못하는것에 좌절하며 에버프리숲을 걷고 있었다. 그렇게 계속 걷다가 그녀는 덤불앞에서 걸음을 멈추었고 그곳에서 온몸이 눈부시게 하얀색이고 큐티마크가 물음표인 포니가 튀어나오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덤불에서 튀어나온 낯선 새하얀 포니는 이렇게 말했다.
"너 혹시 날지 못하는 페가수스니? 보다시피 나도 못날아. 내 이름은 사일런트 사일런스, 너랑 꼭 친해지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