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일인데.
집 앞에 꽃X X빙 빙수집이 생겼어요.
한참 막 빙수 유행탈때인데 ㅋㅋㅋ
나름 사이다라고 생각해서 올려요.
알바 구한다 해서 신청했고 시간은 오후 4~새벽1시 였거든요.
더군다나 동네도 유흥가 모텔촌이라서 늦은 밤에 조심해야 하는디 ㅠㅠ..
여징어지만 씩씩한 여징어라서 괜찮아 !!!! 하고 신청했어요 ㅋㅋ..
면접을 보는데 성형을 떡 칠한 60대 정도 되신 사장님이
위아래로 쳐다보시면서 면접을 보시더라고요 ㅎㅎ...
그러면서 일은 쉬울거라고 출근시간 30분전에 오고
다른 곳에 알바 경험이 있으니깐 잘 할거라며
그 특유의 사람 무시하는 말투로 말했어요 ㅠㅠ..
일단 알바가 급했기 때문에 알겠다고 하고 다음 날 출근했더니......
딸 둘 사장 하나 이렇게 있더라고요.
딸들은 진짜 진짜 착했어요.
딸들도 성형을 많이 했던데...(차별 아니에요 ㅠㅠ)
아 집안에 돈이 많은 갑다 했죠.
그리고 생긴지 얼마 안된곳이였고...
무튼 일하기 시작했는데 딸들이 시킬땐 잘한다. 만족스럽다. 너가 밝아서 매장이 밝아질거 같다 참 좋다.
라며 칭찬까지 해주는데..ㅠㅜ
뒤늦게 사장님이 나타나서는 이거해라 저거해라
시켜서 하면 맘에 안든다. 그게 뭐냐
진짜로 사진이랑 똑같이 만들어도 본인이 맘에 안들면
계속 따라다니면서 뭐라하고...
심지어 딸들이 말하길 "엄마 일 잘하는데 왜그래 진짜... 좀 냅둬 쟤도 배워야할거 아냐... 아후 답답해 진짜"
이러더라고요...ㅋ.ㅋㅋㅋ....
그러고 셋이서 빙수 만들어먹고 앉아서 하하 호호 떠들고
저는 설거지하고 혼자 매장 청소하고 손님받고 혼자 만들고 ㅋㅋㅋ~~
사장은 딸 둘 힘드니까 의자 가져오라고 시키고
넌 서있어 누군가는 서있어야지 이러고...
그렇게 사장님 오고서 딸 두분이서 퇴근하시고 사장님이랑 단 둘이 남았는데
정 말 정 말 1분의 쉴 틈도 없이 굴리더라구요.
물론 손님도 없었지만 매장이 이제 막 생긴거라고
매장 정리를 저한테 시키는데 이거 붙여봐 저거 해봐
저기 선반좀 이쪽으로 땡겨봐.
시키는대로 하면 하는 족족 뭐라하더라고요 ^^...
맘에 안든다 이게 뭐냐 제대로좀 해봐라...
알바 경험이 정말 정말 많아서 뭐든 열심히 하는 편이고 월급 적어도 늘 불평없이 일했는데ㅠㅠ
이분 하곤 도저히 못하겠더라구요..ㅎㅎ..
그래서 일 다 끝나고 (심지어 새벽 2시에 끝남) 말했어요.
사 - 얘 오늘 재밌었지??? 이렇게 하면 되는거야~~
나 - 사장님 저 사장님하고 일 못할거 같아요.
사 - (당황당황) 아니... 아니 왜그래... 일 잘하더만...응??
나 - 사장님이 바라시는게 너무 커요. 열심히 해도 맘에 안들어 하시는거 같고 사장님에 기대에 부흥 못해드릴거 같아요.
사 - 아..아냐.. 내가 잘할께 처음이라 그래 이해해줄수 있지?
나 - 아뇨. 전 사장님 같은 분 처음봐요. 딸 분들도 괜찮다 했는데도 계속 따라다니시면서 맘에 안든다고 하시더라구요.
맘에 안들면 맘에 드는 알바생을 구하셔야죠.
사 - 뭐..? (태도 돌변) 너. 그럼 오늘 너때문에 발생한 손해는 어떻게 책임질건데? 알바공고는? 너 한다고 해서 내렸어.
(저 언 ㅎㅕ 손해 안났어요 ^^.. 오히려 손님들이 칭찬하고 일바생이 싹싹하다며 엄청 시키셨고 더 이득본거 같았는ㄷㅔ..ㅎ..)
나 - 그럼 오늘 일한거 안받을께요. 그거로 때우세요.
사 - 참나.. 그래 알았다. 가봐.
그리고 집에와서 알바 천국 열어보니 공고가 똭!!!!!!!!!
삭제는 무슨 멀쩡하게 올라와 있더랍니다..ㅎㅎ...
개처럼 일하고 몸살걸려서 일주일을 고생했는데.
그 후로도 몇달동안 알바생도 없고 사장님 혼자서 일하시더니
결국엔 몇달 뒤에 문 닫았어요 ^^^^^^^^^^...
사실 남이 망한거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처음으로 기쁘더라고요 ㅎㅎ...
쓰고보니 그렇게 큰 사이다는 아닌거 같네요 ㅜㅜ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