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고로 이 글은, 제가 청와대관련 전투경찰복무 중 '외교안보수석실'에 계셨던 모 분께 배웠던 말하기기법 중 하나이며,
실제 교육 시 사용된다고 합니다.
매력적으로 말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 중 하나는 바로 '도치법'입니다.
'말의 순서를 바꿔 얘기하는 것'
'도치법'이 대체 뭐기에, 저렇게 명시되어 있을까요?
별것 아닌 것 같은 '말의 순서 바꾸기'는 위대한 능력 두 가지를 지니고 있습니다.
첫 번째, 상대방은 내가 하는 얘기에 끝까지 '집중'하게 되고
두 번째, 내 얘기에 '예외성'이 생기게 됩니다.
예외성이 없는것은 예상가능하며, 예상가능한 이야기는 결국 지루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합니다.
그래서 '도치법'을 사용하는 겁니다.
간단히 '수지'에게 데이트 신청을 해봅시다.
"수지야, 이번 주 일요일에 나하고 영화 보러가자"
(소리내서 천천히 따라 읽어보세요. 눈으로는 금새 읽지만, 소리내서 말하면 2~3초 걸리는 문장입니다.)
별 문제 없어보이죠? 하지만 수지 입장에서는 예상 가능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수지야, 이번 주 일요일에.." 까지만 이야기를 들어도,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다음 이야기를 예상하고, 그에 대한 생각을 미리 하게 됩니다.
(찰나지만 일요일에 약속이 있는지, 거절을 해야할지 등을.. 무의식적으로 생각)
결국 뒷 이야기인 '영화 보자'는 말은 무의식적으로 일요일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집중력 있게 듣질 못합니다.
만약 선약이 있다면 채 데이트신청이 끝나기도 전에 "나 그 날 약속이 있는데.." 등의 대답을 들을 수 있겠죠.
그럼 순서를 바꿔서 이렇게만 이야기해봅시다.
"영화보자. 수지야."
수지는 당황스럽지만 무의식적으로 이렇게 생각할겁니다.
(영화?, 무슨 영화?, 언제?)
단지 영화 보자는 이야기만 했을 뿐,
그게 언제일지, 무슨영화일지 이야기를 하지 않았으므로 수지는 집중해서 내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거나,
아마 먼저 물어볼겁니다.
"언제? 무슨영화?"
그 때 뒷 이야기를 천천히 해주면 됩니다.
"○○○ 영화가 재밌있다던데, 일요일 어때?"
상대방의 긍정적인 반응과, 선약이 있다해도 다음 약속을 잡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간단하죠?
이게 도치법입니다. 중요한 말은 앞으로 빼고, 부수적인 설명이나 얘기들은 뒤로 보내는 기법
그럼 앞서 말했던 두 가지 효과를 얻었습니다.
첫째는 내 다음 이야기를 듣기위해 수지는 나에게 집중하였고,
둘째는 내 이야기에 예외성이 생겼습니다. 처음만 듣고서는 다음 이야기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로 든 짧은 한 문장으로는 '이런게 무슨 의미가 있나? 이런거 안해도 된다.' 생각하겠지만
도치법으로 말하는게 습관이되고 익숙해지면 이야기에 힘이 생깁니다.
평소대로 말하다가도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는 도치법을 활용, 모든 청중의 이목을 나에게 집중시킬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거든요. 대체 이 사람이 무슨말을 할까?
많은 공인이나 정치가, 혹은 연예인들도 실제로 이런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말 잘한다고 소문난 배우 이병헌의 인터뷰를 봅시다.
목소리 뿐 아니라 도치법을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저도 깜짝 놀랐어요. 왜냐하면, 관객점유율, 저는 공개하지 않은채로 게릴라 무대인사를 다니는게 많거든요.
그런데도 꽉꽉 채워진 관객석을 보면서 놀랐어요."
자신이 놀랐고, 왜 놀랐는지 그에 대한 이야기는 뒤로 빼어 궁금증을 자아내게 합니다.
위의 문장을 일반구문으로 이야기하면 이렇게 됩니다.
"제가 공개하지 않은채로 게릴라 무대인사를 다녔는데.. 관객점유율이나 꽉꽉 채워진 관객석을 보면서 많이 놀랐어요."
이병헌이 무슨 얘기를 할 지, 다 듣지않아도 중간에서 뻔히 보이시죠? 지루한 인상을 줍니다.
(물론 이런 예측불가의 행동도 매력이 되지요.)
일반구문 "난 너랑 같이 평생 살거다." 라는 말을,
"난 말이다. 평생 살거다. 너랑 같이.."
도치식으로 표현하여 듣는이로 하여금 훨씬 애틋한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아마 영어에 익숙하신 분들은 이런 도치법이 어렵지 않으실 겁니다.
영문 구조가 이런식이기 때문입니다.
I love you so much.
나는 사랑합니다. 당신을. 셀 수 없을만큼
한국식 구조로는
나는 당신을 셀 수 없을만큼 많이 사랑합니다.
차이가 보이시나요?
별 것 아닌것 같은 '순서바꾸기'지만 실제로는 무궁무진하게 활용가능하고
사전에서 정의한대로 '강한 인상을' 상대방에게 줄 수 있습니다.
무조건 도치법으로 얘기하라는 것이 아닌,
얘기 중 중요한 순간에 활용할 수 있다면 충분히 상대방에게 예측불가한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일겁니다.
그게 설령 수지라 할지라도..
아울러 일반 '면접'에서도 활용가능하며,
"이러이러해서~ '이렇게 생각합니다.'" 식 일반 말하기는 지루한 인상과, 하고싶은 말의 요지가 중도에 파악되므로
끝까지 듣지않고, '주도권'이 면접관에게 넘어갈 경우가 생기지만,
"'이렇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러이러~ 하기 때문입니다.'
라고 '도치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단시간에 자신의 의견을 확실히 어필할 수 있으며,
그로인해 '강한인상'과 주장에 대한 이유를 들어야하기때문에 이야기의 주도권이 넘어가지 않고,
끝까지 '집중'시킬수 있어 상당히 유리합니다.
일명 '두괄식 구문' 이라고도 합니다.
333기법 등, 다양한 말하기 기법이 있지만 가장 간단한 방법 '도치법'에 대해 적어봤습니다.
모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