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게 그 말 한마디 듣고 싶었나보다. 그래서 그렇게 서운했었나보다.
생일, 가족들에게조차 못 듣는 축하의 인사. 너라면 기억 해 줄거라 믿었다.
어느때라도, 당일을 놓치지 않고 느긋하게라도 한마디 툭 던져주기라도 할 줄 알았다.
울리지 않는 핸드폰 보며 무덤덤히 넘기자고 생각했었다.
나오는 한숨 억지로 삼키며, 그냥 내 인생은 이거로구나 하며 넘기자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래도 미련이 남는다.
나 너에게 많은걸 바란게 아니다.
수년간의 짝사랑 고백 한번 못했지만 훌훌 털고,
친구로써 그냥 편하게 지내자고 나 혼자 마음먹은 뒤론 그냥저냥 싱숭생숭했다.
그러나 이건 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는 네 생일 기억했다. 단 한번으로, 결코 잊지 못하게.
잠에서 깨자마자 떠올리곤 네게 축하의 말을 건냈다. 넌 기뻐했다.
멀지 않은 내 생일, 기억하고 말 한마디 해줄 줄 알았다.
아니었다.
그 날 넌 말 한마디 없었다.
선물같은건 바라지도 않는다. 그런건 사치다. 여자친구와 같이 전설에나 존재하는 그런 설화니까.
내 생일을 애써 어필하고 싶지 않았다.
이미 나 스스로 생일축하 자체를 포기한지 오래여서.
그래도, 그래도 너에게만은 꼭 듣고 싶었다.
서운하다.
서럽다.
밉진 않다. 밉다가 고우니까.
그냥, 혹시 너 볼까 이렇게 쓴다.
몇달 있으면 다시 세상에 나온 날 찾아온다.
그때라면 부디, 그때라면 꼭 '생일 축하해'라는 말 해 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너는 모르겠지.
기억하지 못하겠지.
그저 그렇게 잊겠지.
우린 친구조차 못되나보다.
아는 사람
그냥 아는 사람
조금 아는 사람
잘 모르는 사람
그게 우리 인연의 마지막일듯 싶다.
이제 정말로 포기 하련다. 천천히 멀어지련다.
섭섭해 하지 마라.
아니, 섭섭해 하기나 할까.
잘 지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