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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경출신으로 시위에 관하여 써봅니다.
게시물ID : sisa_5858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race
추천 : 3/2
조회수 : 4006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15/04/14 01:25:13
최근 경찰이 캡사이신을 뿌린 사건으로 경찰의 시위진압에 관하여 말이 많은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21개월동안 의경생활하며 보고 듣고 느낀점을 좀 말씀드릴까 합니다.

우선 저는 14년 3월에 전역하여 지금 군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을것으로 생각하고 쓰겠습니다.

1. 전문 시위꾼들이 있다.
의경생활하면서 여러 시위를 나가보면서 느꼈던건 전문 시위꾼이 있다는겁니다.
가장 선두에서 경찰과 충돌을 일으키고 군중심리로 시위대와 경찰이 서로 격해진틈에 싹 사라집니다.
한마디로 싸움만 붙여놓고 사라지는 타입이죠. 
먼저 싸움을 붙인 시위꾼들은 경찰을 도발하고 경찰이 과잉대응을할때 쏙 빠져버리면 과잉대응하는 경찰만 남기 때문에 경찰이 욕먹기 좋은 그림이 나옵니다.
 
2.  웬만한 무력에는 장비를 동원하지 않는다.
경찰이 캡사이신, 물대포등 장비를 동원하는 경우는 시위대가 경찰보다 숫자가 많아서 감당이 안될때가 아니고서는 웬만해서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비슷 숫자의 몸싸움은 보통 방패로 막는걸로 끝나지만 시위대가 무기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경찰도 장비를 동원합니다.
경찰도 사람인지라 살아야하지 않겠습니까
쇠파이프 방패로 막아도 팔이 저릿저릿합니다. 

3.  무차별 연행
사실 의경이 시위현장에서 직접 체포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대부분의 체포는 직업 경찰들이하고 의경은 거의 고기방패지요.
의경이 체포에 가담하는건 도망 못가게 잡고있는 수준입니다.
보통 최전방에서 불법(폭력)시위를 하는 사람들에게 체포명령이 떨어지는데, 체포 명령도 뒤쪽 지휘차에서 명령을 전달하여 이루어지는 방식으로  '저기 빨간모자 잡어'라는 식으로 전달을 받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체포명령이 은밀하게 이루어지는게 아니라 소리지르거나 방송으로 공개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위대측에서 감싸준다고 그 사람을 뒤로 빼줍니다. 
그럼 의경들은 정확히 어떤 빨간모자를 잡으라는건지 어리둥절한 상황에서 엉뚱한 사람을 잡아버리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몸싸움이 일어나는 긴박한 상황속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인것 같습니다.
사실 무차별 연행은 시위대 해산에 더 큰 목적을 두고있습니다. 겁을줘서 해산시키려는 목적이지요.
거의 대부분의 체포과정은 채증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무혐의가 입증되면 금방 풀려나갈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상황이 급박하여 체포당시 미란다원칙을 말하지 않는 경찰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만약에 조금이라도 혐의가 있으시다면 이 부분이 크게 도움이 되실 수 있습니다.
 
4.  불법시위의 범위
시위는 관할 경찰서에 신고를하고 하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경찰을 이 신고내용에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불법시위로 해산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대규모집회때 더 자주 발생하고 전정부보다 현정부에서 더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인도행진으로 신고를 했는데 인도에있는 어떤 장애물때문에 어쩔수없이 차도로 내려와서 돌아가야하는 경우도 불법집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꼬투리를잡아 빠르게 해산시키려는 움직임이 현정부에서 많이 늘어난거같습니다.
시위대는 행진도중에 트집잡혀서 해산하라고하면 화가나서 트러블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신고되지 않은 물건 소지도 불법집회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그냥행진으로 신고한 집회에서 촛불을 들고 집회를한다. 이거또한 꼬투리잡힐 수 있습니다. 참 더럽죠 ㅎ
   
5.  의경은 토사구팽하기 좋는 개다.
온갖 궂은일은 의경을 다 시킵니다.
인간적으로 하기 싫은일도 명령이기때문에 따라야합니다. 예전에 생존권이 걸린 시위대를 강제로 뜯어내고 밀어낼때 많이 가슴아팠습니다.
그런일을 하다가 논란이되면 '영창보냈다'는 대답 한마디면 모든게 해결됩니다. 진짜 공무원들은 타격 안입지만 크게봤을땐 경찰이 비난을 받고 비난받을 경찰에게 징계내린꼴이 되기에 항상 그렇게 넘어갔습니다.
한마디로 욕은 '경찰'이 먹지만 징계를 받는건 국민의 의무라는 이름으로 불려간 '의경'들입니다. 
의경들 불쌍한 애들입니다.

 6. 직접 시위현장에 안나갔으면 어떤 언론이라도 바로 믿지마라.
우리나라 티비에 나오고 인터넷에 나오는것보다 훨씬 많은 시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13년도 겨울에 삼성 직원이 자살하여 한달동안 강남에서 시위했는데 언론에 안나오더군요. 기자도 몇 안왔었구요.
우리나라 언론 사실상 통제되었습니다. 돈만있으면 누군가에게 유리하게 기사내는건 일도 아니지요.
경찰이 잘못했던 사건에 시위대가 잘못했다고 기사난것도 봤었고 시위대가 잘못했던 사건에 경찰이 과잉이라고 기사난것도 봤습니다.
사실 같은 시위현장에 있어도 맨 앞에서 일어난 사건을 맨 뒷사람이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예를들어 맨 앞에서 시위대가 경찰 방패를 발로차서 경찰이 방패로 시위대를 밀었다고 칩시다. 그러면 곧 시위대와 경찰사이에 몸싸움이 시작될테고 이 장면을 직접 못본사람들은 앞사람에게 물어보겠죠. '왜 싸우는거에요?' 앞 사람은 그러겠죠 '경찰이 밀었어요' 그럼 이게 점점 뒤로가면서 부풀려집니다. '경찰이 사람팬다.' 마지막으로 시위에 참여했던 맨 뒷사람이 sns에 글을 씁니다. '저 시위 참여했는데 경찰들이 사람들 두드려팸'
여러분이 접하는 정보도 충분히 이렇게 생겨날수도 있습니다. 
좀 더 신중하게 정보를 접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정보에 휘둘리지 마세요.

마지막으로 의경들 욕하시는분들이 제법 많아서 말씀드립니다.
그중에 어떤분 댓글이 생각나네요.
'사람패는거 알면서도 지원해서 간 놈들인데 뭘 감싸냐'는 식으로 달려있던 댓글을 봤습니다.
사실 의경들 대부분이 소위말하는 '꿀'빨러 가는 애들입니다. 외출 외박 자주 나오는거 그거 하나 보고 가는 애들입니다. 그리고 애들 나이가 고작해봐야 스무살 스물한살입니다.
양심에 손을얹고 그 나이에 정치에 관심가지고 뉴스 꼬박꼬박 챙겨보고 시위 참여해본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아무것도 모르고 갔다가 명령에따라 까라면 까야하는 불쌍한 애들입니다. 시키는대로 하다가 논란에 휩싸이면 영창가야하는 불쌍한 애들입니다.
썩어빠진건 윗대가리지 의경이 아니란 말입니다.
경찰이 꿈이라고 의경왔다가 썩어빠진 경찰들 보고 경찰꿈 접은 녀석들도 제법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의경 비난은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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