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이 계속 울린다. 어제 당직스고 잠든지 몇시간 이나 됐을까?
담날 바로 오프 시켜 준것도 아니고, 오전까지 일 하고. 오후에 퇴근해서
씻고 바로 잠들었는데...사람 쉬는 꼴을 못 보는군.
간신히 한 쪽 눈만 뜨고 핸드폰을 바라본다.
젠장...맞고참 이구만.
"필승. 사중사 입니다."
"......................."
"맞중사님? 말씀 하십시오."
"..............잤냐?"
"네. 무슨 일 이십니까?"
항상 전화하면 쾌할하게 웃으면서 통화하는 맞중사의 목소리가 아니다. 뭔 일이래?
"베란다 열어봐라."
"네?"
"베란다 열어보라고."
설마....이 인간 나한테 프로포즈 라도 하는건가? 베란다 열어서 1층 내려보면, 병사들이 하트대열로 서 있기라도 하나? 뭐지?
주섬주섬 일어나 깜깜하게 쳐 놨던 커텐을 제치고, 베란다 문 을 열었다.
위이이이이이이이잉 위이이이이이이이이잉
그리고....난 핸드폰을 떨어트렸다.
보통 훈련시에만, 비상소집 에만 듣던 그 싸이렌 소리.
끊임없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야!야! 사중사!!!!"
넋을 놓고, 베란다를 보다가 문듯. 아직 통화중 이란 생각에 주섬주섬 다시 핸드폰을 줏었다.
"무슨 상황인줄 알겠지?"
"실제상황 입니까?"
"어. 전쟁이다."
"......................................."
뭐라고 말을 하긴 해야 하는데. 그냥 황당하기만 하다. 이게....대체 뭐란 말인가?
"딱 30분 준다. 짐 챙길거 간단하게 챙기고. 전투복 완전 복장으로 중대 가지말고, 활주로 xx 구역으로 와.
니 군장이랑 총기는 내가 챙겨서 그리고 갈테니까"
"네. 필승"
전화는 끊어지고,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짝짝- 양손으로 내 얼굴이 얼얼 해질만큼 후려치곤.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
스킨.로션 대충 바르고. 전투복을 입으면서 혹시나 하면서 tv를 켜보았다.
속보, 속보, 속보...
어느 채널을 돌려도 전쟁 이야기 이고, 대통령이 나와서 계엄령을 선포 하였고.
진돗개 하나, 데프콘 하나, 워치콘 하나가 각각 발령 되었다고 한다.
간간히 시민 인터뷰를 했을때. 어떤 젊은 여자는 짧은 핫팬츠에 나시티를 입고는
필히 명품으로 보이는 가방을 메고는 "그동안 낸 세금이 얼마인데, 군대에선 뭘 하는지 모르겠어요"
하며 투덜 거렸고, 필히 어머니로 보이는 분은 " 우리아들 군대 가 있는데...차라리 제가 대신 가고 싶어요." 하며
울먹 거렸고. 젊은 남자 역시 "에이, 예비군 끝난지 얼마나 됐다고" 하며 투덜 거리고.
아버지 뻘로 보이시는 분은 "전시에는 당연히 싸워야죠." 하며 자신의 용맹함을 과시 하였다.
각 각 생각은 틀리지만... 결국 살고 싶은 생각은 모두가 다 똑같을 것 이다.
대충 배낭에 짐을 꾸린 난. 입에 담배 하나 물고는, 라이타로 불을 붙이고는 전투화 끈 을 묶기 시작 하였다.
"씨발"
한국어의 우수한 점은 씨발 이란 단어 하나로 감정표현이 가능 한 것 이다.
후우~ 깊게 담배를 빨아드리곤, 현관문을 열어 저벅저벅 걸어 나가기 시작 하였다.
1층에 있는 주차장의 차를 리모컨으로 시동을 건 후, 운전석 문을 열고는 배낭을 휙- 하고 집어 던진 후.
활주로 로 가기 시작 하였다.
난 대한민국 공군 이니까.
2015년 5월 XX일.
내 이름은 사뭔지. 현역 대한민국 공군 중사이다. 특기는 항공기 정비. 나이는 28살. 특이사항은 여군 이라는 점?
지구 온난화로 인해 5월이면 이젠 거의 벗고 다닐 지경이다. 엄청나게 더운 날씨 인데..
전쟁 이란다.
이유는 뻔 하다.
북한의 최후의 발악.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으로 이어지던 세습으로 인해
결국 김일성 왕국이 되어 버렸던 북한. 공산주의. 끊임없이 이어지던 가난.
아무리 세뇌 시키고, 또 세뇌 시켜봤자 북한주민들 역시 바보는 아니었던지...
결국 쿠데타가 일어났고. 그 쿠데타 역시 군인으로 부터 시작 되었던 것 이었다.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쿠데타를 일으킬 만큼이면 고위층 간부라는 이야기 일텐데.
그럼 당연히 북한에선 잘 사는 사람 일텐데. 그런 사람이 쿠데타를 일으켰단다.
'당' 이라는 관계자들 모조리 다 참수...라고 뉴스에서 본 적은 있었는데.
그게 불과 한달 전 이었는데. 생각보단 좀 빠르군.
북한이 쿠데타를 일으킨 거랑, 남한이랑 뭔 상관인데 전쟁 이냐고?
전쟁 치뤄서 이기면 좋은거고, 져봐야 본전인데. 북한쪽 에서야 손해볼건 아니잖은가?
쿠데타를 잃으켰으니 당연히 지들끼리 치고박냐고 나라는 이제 더더욱 거지소굴 이니.
먹고 살려면 강도짓 이라도 해야하지 않은가?
원래 잃을게 없는 사람이 더 무서운 법 이다. 잃을게 없다 보니... 막나가거든.
"필승!"
"왔냐?"
활주로에 차를 끌고 갈순 없으니, 가까운 주차장에 차를 대고는 미친듯이 활주로 로 뛰어갔다.
내 맞고참. 맞중사가 무표정 한 얼굴로 날 반겨준다.
맞중사 역시 완전군장이다. 총기....훈련땐 항상 빈총 이었는데, 이젠 정말 실탄이 들어있겠지.
하늘은.....이미 전투기가 계속 날라 다니고 있었다.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하면 죽여버릴테야' 하는 짐승의 으르렁 거림 같은 엔진음이 끊임없이 들린다.
"차"
하며 맞고참이 바닥에 있던 내 군장과, 총기를 가르친다.
방탄헬멧을 들고보니...그 안에 실탄이 보인다. 그동안 사격때 20개가 전부였는데. 엄청 많아 보인다...
타인 실탄을 들고 오다니. 전시 사항이니 어쩔 수 없나보군.
주섬주섬 착용하며. 내 총기에 실탄을 장전 하였다. 씁슬한데...
총기는 항상...군인에겐 익숙하면서도, 손발이 저릿 해지는 물건이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정비를 시작 하였다.
훈련때도 가끔 총기를 메고 작업을 하긴 해보았지만.
실탄 들어있는 총기를 맨 체라... 까닥 하면 아군도 죽일수 있겠군.
얼마나 점검을 하고, 작업을 하고, 전투기를 끊임없이 올려 보냈을까?
친했던 소령님께 경례하고. 조종석에 올라가는 소령님께 여쭤 보았다.
"무섭지 않으십니까?"
"안무서워. 이러면 구라지만... 그래도 어쩌겠냐? 내 핏덩이 같은 막내놈 살릴려면 내가 죽어야지"
"왜 죽는다는 생각을 하십니까?"
"난 조종사니까. 죽을각오로 싸워도 이길지 모르겠다면, 차라리 죽으면 이길순 있겠지? 세금도둑은 되기 싫다야."
그리고...무덤덤 하게, 소령님은 하늘로 떠나셨다.
괜히 물어봤군. 착잡해서 담배 하나가 간절 한데. 갑자기 수송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는게 보였다.
"수송기...?"
"사중사."
그리고...
"씨발"
잊고 있었다. 세상에 단 둘 뿐인. 내 가족. 내 애인. 현역 특전사. 삼손중사...주특기 폭파...
갑자기 손발이 벌벌 떨리기 시작한다.
"니가 왜...여길.....?"
제발 아니길...제발 아니여라...하며 속으로 애원 하며, 짜내듯이 물어 보았다.
"나. 북한 가"
"왜...왜?"
"난 특전사 니까. 니가 공군이라 전시에도 정비 하듯이, 난 전시엔 북으로 넘어가서 중요지는 다 폭파 시켜야 하니까"
"하.........."
난 하고 있던 군번줄을 뺐다. 상관없다. 어차피 군번줄은 훈련소용 하나, 군장점서 새로 판 싸재 군번줄 하나. 총 두개니까.
이건 훈련소 에서 받은 군번줄 이었다. 그리곤 삼손중사의 목에 걸어 주었다.
"살아돌아와라."
"노력은 해볼게. 너 역시 살아남아라"
삼손중사 역시 자신의 군번줄을 내 목에 걸어 주었다.
그리곤 저벅저벅 뒤도 안돌아 보고, 수송기에 몸을 실었다.
그래도 애인 인데 너무 매정 한거 아니냐고?
어차피 둘 다 이번 전쟁때 죽을껀데 뭐가 대수겠는가?
살아서 만난다면 그건 정말 기적 일테고. 눈물 좔좔 흘리면서 서로 이별 해봤자, 더 가슴만 아플게 아닌가?
아. 깜빡 했는데 군번줄을 애인에게 주는 이유는 '목숨걸고 사랑해' 란 뜻 이다.
이거면 충분하지 않을까?
그리고 밤이 되었다. 다른 고참들과 교대를 하고, 맞고참과 중대로 복귀 한 우리는
유서를 쓰기 시작 하였다.
하얀색 편지 봉투에 머리카락, 손톱을 잘라서 넣었고.
자기가 죽을때 남기고 싶은 말, 부모님이나 애인에게 하고 싶은 말. 기타 등을 적고. 집 주소를 쓰기 시작 하였다.
집이라....난 독신자 숙소가 내 집인데. 그래도 미련없이, 삼손중사네 부대주소. 삼손중사 이름을 적었다.
부대주소 라고 해봤자, 사서함 번호 겠지만... 이런. 삼손이 유서도 우리부대 사서함 으로 오겠군.
어떤 병사들은 유서를 쓰면서 훌쩍훌쩍 울기도 하였고. 어떤 간부는 한숨을 끊임없이 내쉬었고.
어떤 간부는 하얀색 종이를 노려 보기만 할 뿐, 현실을 인정하기 싫다는 표정 이었다.
그렇게 유서를 작성하고 나니. 정말 세상에 미련이 없는 기분이다. 왜일까?
북한의 전술은 인해전술 이었던가?
정말 독한 놈 들 같다.
처음 북한이 남쪽으로 넘어 올때 역시, 전차 부터가 시작 이었댄다.
최전방쪽 GOP로 밀고 내려오고. 자주포를 빵빵 쏘아대며.
하늘에선 전투기가 돌아다니기 시작 하였고.
바다는 백령도 부터가 시작 이었댄다.
군대에선 흔히들 그런 얘기를 한다.
'전방에서 30분만 버티면, 후방은 전쟁준비 완료' 라고.
이미 북한에서 쿠데타가 일어난 순간부터 남한은 대충 준비하고 있던 터라
최전방 육군부대들이 한시간을 버텨 주었고,
역시 최전방쪽의 해병대 들이 바다에서 버티고, 또 버텨 냈으나...
사탕에 개미떼가 몰리듯. 인해전술로 밀고 들어온 북한 놈들을 버틸수가 없었나 보다...
모두다 전멸. 하지만 그래도 최전방 군인들이 한시간 이란 시간을 버텨 주었기에,
무난히, 일사천리로 전국의 육해공특전사해병대 들은 전쟁 준비가 끝났고.
지금의 상황이 된 것 이다.
각 초소배치를 알려 주겠다.
3-1 최상병, 김하사
3-2 우하사, 전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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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라면 피부 버린다고 질색팔색 하며 요령껏 발랐던 위장크림.
다들 정말 진하게, 피부색 하나 안 보일정도로 발랐고.
각오한 눈빛으로 자대방어를 위한 초소로 달려가기 시작 하였다.
흔히들 공군이 총을 뽑는 순간, 전쟁을 지는 것 이라고들 말 한다.
그만큼 공군은 전투기 라는 막대한 임무가 있고, 비행지원 이나 정비를 하냐고 인원이
다 빠져 버리기 때문에. 공군 부대 인근은 육군들이 방어를 해 주는 것 이고.
공군 군인들은 자대방어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군은 부대가 넓고, 전투기는 끊임없이 내보내야 하기 때문에.
정비사라고 해도 반은 비행지원, 반은 자대방어로 반반씩 교대를 하기 시작 하였고.
일주일 간은 온 부대가 긴장감만 돌 뿐.
적막감만이 돌 뿐 이었다.
그리고 일주일이 흘렀다.
확실히 뭔가가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북한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공군을 잡아야 전투기를 못 띄운다는걸 알기 때문인지.
여기저기서 총 소리가 나는걸 심상치 않게 들을수 있었다.
그리고 하늘은 점점 새카만 연기를 볼 수가 있었는데.
'시체 태우는거야' 라고 내 위 상사분이 알려 주셨다.
배기에서 나는 매케한 매연도 아닌, 맡아보면 고기 태우는 냄세? 단백질 태우는 냄세?
아니. 아니다... 속이 뒤집힐 것 같고, 끊임없이 눈물이 나는 그런 냄세.
분명히 저 중엔, 나랑 가끔 비엑스 에서 마주쳐서 아이크스림 하나 사주었던
병사가 있을 수도 있고. 한번쯤 나랑 스쳐지나갔던 이름 모를 중사가 있을 수도 있겠지.
아니면 신임하사때 맨날 갈구던 고참 있을수도 있고...
뭔가가 이상해 진다고 느끼는 것은.
사람들이 미쳐가는게 눈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분명, 낮에는 비행지원 하고, 밤엔 자대방어 나가고, 야밤에 자다가 불침번 스고.
수면부족 때문은 아닐것 이다.
초소에서 집에 가고 싶다고 엉엉 울어대는 병사들.
신경이 극도록 날카로워서 사소한 소리에도 민감해져 다 때려 부시는 간부.
다짜고짜 사람 때리고, 이새끼가 날 죽이려 했다고 하는 간부.
전투식량을 먹고, 또 먹고도 계속 배고프다는 병사.
다들 말은 안하지만...자신의 와이프, 아이들, 부모님, 친척들.
자신이 사랑하고, 아꼈던 사람들이 무사한가, 잘 대피했나. 하는 걱정에
신경이 예민 해져 있고. 어떤 이는...최악의 상상도 하고 있을 것 이다.
끊임없이 시체 태우는 냄세와, 폭음이 쏟아지는 활주로. 그리고....발작적 으로 들리는 총소리.
그 누가 '난 살아 남을수 있어' 라며 자신을 하겠는가?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가는 지금.
다들 미쳐 가는 것이 보이기 시작 했다.
그리고...활주로 뒷 구석에서 몰래 담배 한대 피고 있던 내게.
"이 군번줄 니꺼 아니냐?"
하며 레스큐(항공구조사) 고참이 나에게 끊어진 군번줄을 보여줬다.
이것은 분명......삼손이 에게 준, 내 군번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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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일상생활 얘기를 주로 쓴, 제가 갑자기 왠 소설 이냐구요?
토요일날 ㅅㅅ이랑 여느때와 같이 호프집 에서 술 퍼먹고 있는데.
그날따라 자리가 꽉 차드라구요. 그런 호프집 있죠? 한 공간에 2,3 테이블씩 따닥따닥 붙어 있는 그런 호프집.
그 옆에 왠 커플로 보이는 여자랑, 남자가..
진짜 이런 대화를 하더군요.
"남자는 군대 갔다 오잖아"
"여자는 애 낳잖아"
..........유치하게 이게 뭡니까?
그런데 충격적인건 여자의 말이 기억 나네요.
"야, 솔직히 요즘시대에 군대가 왜 필요하냐? 전쟁안나. 군대 간 오빠들이 그러는데, 요즘 군대 엄청 좋대. 맨날 논대"
한숨만 나오더군요.
맨날 군대의 중요성, 필요성 해봤자...
듣지도 않을테니까.
혹시라도 그런 생각을 가진 여자분들이 보셨으면 하는 마음에 소설 한번 지어봅니다.
재미없으실까봐 걱정 이네요 ㅠㅠ
그래도, 한번 봐주세요^^
위에 나오는 얘기들은 다 제 머릿속 에서 나오는 가상의 세계이며,
레스큐니 특전사니 ㅅㅅ이가 폭파로 나온다는둥.
이런 건 다 가상 입니다.
ㅅㅅ이는 실제로 폭파특기가 아니니 오해 하지마세요.
그리고. 이건 제 머릿속에서 나온 가상의 세계이니 너무 진지 먹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