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쪽 넘는 엄청난 분량에 일단 압도되고 만다. 세월호도 무거운데 책은 더 무겁다. 하지만 책을 펼치자마자 이런 생각은 이내 사라지고 만다. 글의 전개가 머리에 들어오면 마치 영상을 보듯 생생하게 당시 상황이 그려진다. 선장 이준석, 기관장 박기호 등 선원들의 시간대별 위치와 움직임이 복원된다. 해경 수뇌부의 움직임, 동원 가능한 헬기와 선박, 인력들의 위치와 실제 행위가 하나씩 머릿속에 인화된다. 청와대와 정보기관도, 해양수산부와 보건복지부도, 단원고와 청해진해운도 어디서 언제 무엇을 했는지 사실로서 드러남을 경험한다. 세월호 희생자인 단원고 수현군의 아버지 박종대씨가 쓴 <4·16 세월호 사건 기록연구-의혹과 진실>(선인 펴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