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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없이 촛불드는겁니까 아님 키보드로만 촛불을 드는겁니까.
게시물ID : freeboard_3100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자죤삼
추천 : 12
조회수 : 31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08/08/16 00:43:24
오늘 15일. 100만 시민이 모인다길래 알바도 하루 미루고 비오는것도 무시하고 전철타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도착하니 6시. 시청역 1,2,3번 출구는 이미 전경들이 다 막아놨더군요.
5시부터 막았다더군요. 예전엔 저녁밥 먹고나서, 퇴근길 시간 맞춰서 9시에나 출구를 막았는데.

부시방한때 빼곤 아주 빨리 막았더군요.

1,2,3번 출구가 시청과 바로 연결되어있는 출구이기 때문이죠.

결국 친구와 빙빙돌아 4번출구로 나오니..
시청앞은 이미 닭장차도 도배를 해놨더군요. 우산을 쓰고 시청안을 들여다보니 역시 텅텅 비었고 그앞에 전경이 저한테 "여긴 출입하실수 없습니다. 무슨일 이시죠?" 이러더군요.

무시하고 청계광장으로 갔습니다.

왠 마이크소리와 함성이 간간히 나오길래 저는 속으로 '아 시위가 시작되었구나' 라는 생각에 친구와 달려갔습니다.

그러나 왠걸, 마침 양궁 양경모 선수와 중국선수?(멀리서 봐서 잘 못봣어요) 를 대형스크린 화면으로 보여주고 있더군요. SK텔레콤에서 나와서요. 사람들은 다 그걸보고 있더이다.
시위를 분산시키고 말초적인 신경을 건드리기 위한 전략이었죠.(정부와 SK가 짜고 치는 전략이라고 볼수 있었습니다.)

어이가 없어서..친구가 진보신당이라 사람들에게 물어봤지요. "어디 소속입니까." "시위 어디서 하죠"

다들 하는소리가 "비도오고.. 전경도 많고..애초에 시청앞에 모이기로 햇는데 생각보다 너무 빨리 막아놨고.. 사람들이 다 배회하고 있어요.."

얼핏보니 100만은 커녕 5천명도 안모인거 같더군요. (경찰추산이 사실이라는게 점차 믿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발걸음을 옮겨 광화문 쪽으로 갔습니다. 진보신당분들과 같이 이동하니 사람들도 점차 따라오더군요.(진보신당 깃발수가 있었기에 깃발보고 오더군요.)

광화문쪽도 이미 통제가 되었습니다. 거기에 살수차가 을지로 쪽으로 이동하고 있더군요.
비도오는데 사람들은 지치고 전부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죠.

진보신당분들도 그냥 가만히 있었구요. 제가 굉장히 열정적이고 행동파라 이대로 있을수 없어 친구를 데리고 을지로로 갔습니다. 설수차가 이동한곳으로 말이죠.

8시. 갑자기 엄청난 기합소리가 들리고 마이크 경고문이 들리더니 살수차에서 파란색 색소살수포 두 줄기가 뿜어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시위대를 당해 무섭게 달려가는 전경들..
대단했습니다.. 정말 무서웠어요. 사자들이 마치 먹잇감을 향해 전력을 다해 뛰는것처럼..
인도에 있던 사람들 전부 난리가 나고..
인도를 막던 전경들은 지켜만 보고 있더군요.

괜시리 흥분을 해서인지 저는 인도를 달려가다가 빈 곳이 있길래 그곳으로 들어가 전경에게 연행당하고 있는 시위자들을 끌어내려고 달려갔습니다. 

근데 저만 달려가는게 아닌 앞에 건장한 체격 분들이 같이 달려가더군요. 순간 속으로 '와 나랑 같은 분들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갑자기 뒤에서 한 시민이 욕을 하더군요. "야이 미친새끼들아!! 개새끼들!!" 그러더군요.
그리고 연이어 터져나오는 시민들의 욕. 저는 저한테 욕한줄알고 뒤를 돌아봤습니다.

그리고 충격적인 한마디 "이런 씨발 사복경찰새끼들!!"

같이 뛰어간 사람들을 보니.. 네.. 귀에 전부 이어링을 꼽고 있는 사복경찰 이더군요.

순간 아차 하고 바로 인도로 들어왔습니다. 같이 달려갔더라면 저도 맞으면서 연행되었겠죠.

전경 뒤에 있던 시위대들은 전부 명동성당쪽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저와 친구는 남구요.

바닥은 이미 파란색색소로 뒤덮혔더군요. 저도 살수포에 저금 맞았구요.
명동성당쪽으로 들어가는 길목은 신문기자들과 방송사 기자들이 전경과 대치하고있는 시위대들을 둘러싸고 있었구요.

장난이 아니더군요. 원래 시위진압은 12시 이후로, 새벽부터 하는데..
저녁 8시부터 강경진압을 하다니..

또 다들 뿔뿔이 흩어진 시위대는 다시 시청쪽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때가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전 친구와 내일 일이있기에 집으로 갔구요.
그 뒤 소식을 들어보니 종로 2가쪽으로 전경과 대치하고 있다는군요..

집에 돌아와 전화로 아빠에게 연락을했습니다. 뉴스에 시위대에 대해 나왔냐고.

전혀 안나왔답니다. 언론도 장악당한것인지..


제가 이번 시위에 대해 실망한것은..
오유분들 평상시에 이명박에대해 욕도 많이하고 촛분문화제에 말이 참 많지 않습니까.

근데.. 시위를 다녀오고 오유에 들어오니.. 전부 올림픽 얘기에..오늘 시위에 대해선 거의 말이 없더군요.. 벌써 포기하신건지.. 아니면 키보드 앞에서 타자만 두드리시는 건지..

오늘이 전경이 제일 심하게 강경진압했습니다.. 대구에서 오신 시위자 아저씨 말을 들어보니 
대구쪽 전경들도 많이 올라왔다더군요.. 경남에서도..

이제 촛불에 대해선 관심 끄신겁니까.
아니면 이명박이 한건 한건 터트려주면 적당히 컴퓨터 앞에서 키보드만 두드리시는 겁니까..

사정이 있으신분들에겐 말 안하겠습니다.. 허나..
시위자들 대부분이 지방에서 오신분들이더군요..

오늘 명동쪽 거리.. 전경들이 수시로 거기를 달리는데.. 술집들은 이미 사람들로 꽉차 잔치 분위기를 즐기고있고.. 지나가는 커플들은 살수차를 보고 멋있다고 하고..

이게 정말 대한민국의 현실입니까. 아님 제가 잘못보는것 입니까..

관심돔 가집시다. 몸으로 행동합시다. 이명박이 지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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