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보도윤리란
실은 보도윤리라는말은 잘 쓰이지 않고, '기자 윤리강령', '저널리즘' 혹은 '보도준칙'이라는 말로 통칭합니다. 하나는 기자들의 규약과 같은 서약, 그리고 언론사별로 정하는 내부 서약이 있습니다.
2. 저널리즘이란
저널리즘은 지금까지 꾸준히 계승 발전되면서 분야 학도들의 머리를 아프게 만듭니다. 크게 월터리프만의 신문 저널리즘과 월터크롱카이트의 TV저널리즘으로 나뉩니다. 둘다 비슷한 맥락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보다 현시대의 저널리즘에 가까운건 월터크롱카이트입니다.
다만 두 저널리즘은 구시대의 것으로 최근 인터넷 세대가 등장하면서 변화된 시대에 맞춘 저널리즘은 아니어서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평가는 있습니다.
이내용 정리하면 돌아버립니다. 백과사전 두께로 10권은 넘게 있는걸 가져다가 정리해 하시면 미쳐버릴겁니다. 그러니 조금은 줄여서 언론사들이 쓰는걸로 정리해보겠습니다.
3. 보도준칙
저널리즘이 워낙 광범위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보니 이를 요약해 각 언론사, 혹은 기자협회 등이 이를 축약해 보도준칙을 마련하고 이를 '권장'합니다. 보도준칙을 어겼다고 해서 처벌받지는 않습니다. 다만 졸라 쪽팔릴 뿐이죠.
4. 보도준칙의 내용
이거 이야기하면 토나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언론사별로 준칙이 다릅니다. 아래 링크를 따라가 보시죠.
한겨례신문의 보도준칙입니다. 45개 항목이 있습니다만 실은 훨씬 훠어어어어얼씬 더 많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5. JTBC는 보도준칙을 위반했는가
한겨례 보도준칙에 빗대어 생각해봅시다
1) 진실을 추구했는가
2) 공공의 이익을 우선시했는가
3) 인권을 옹호했는가
4) 편견을 배제했는가
5) 독자를 존중했는가
6) 보도할 가치가 있었는가
7) 균형을 잃지 않았는가
8) 국익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만한 명백한 사유가 전제되지 않는 한 보도한다
9) 반론의 기회를 보장한다
10) 확인된 사실을 보도한다
11)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 보도한다
12) 취재원의 실명을 표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일부 예외는 있다
6. 기자윤리강령
7. JTBC는 비난받아야 하는가
네, 비난받아야 합니다.
7항. 과연 취재원을 제대로 보호했는가. 보호실패이므로 비난받아야 합니다. 취재원이 먼저 밝히면 답이 없지만서도요. 그렇다 한들 취재원이 자신을 밝혀야 할 만큼 압박을 받도록 만들었고 이것은 JTBC의 패착입니다. 백배 사죄해야합니다.
그 외는 비난받아야할 부분이 없습니다. 어느 언론사의 준칙이나, 윤리 강령에도
"우리는 타 언론사가 취재한 내용을 따라서 취재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이나
"우리는 타 언론사가 보도한 내용을 보도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은 없습니다.
8. 논란의 중심,
1) 경향신문사가 보도하겠다고 예고했는데 먼저 터트린 JTBC에는 윤리적 문제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 먼저 보도한게 '잘못'이라고 이야기한다면 이 시대 언론사의 존재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할겁니다. 어느 언론사나 심지어 TV도 전체 방영 내용중 8할은 대동소이합니다. 어떤 아이템에 경중을 둘까가 다르지만 취재아이템 자체는 비슷합니다. 취재 방식, 취재 형태, 보도 방식 등이 다른 구조죠. 같은 아이템을 취재한다고 해서 욕을 해야 한다면 지금 우리나라에 있는 2만여개 언론사들은 죄다 다른 아이템을 취재해야 할겁니다.
* 경향신문이 먼저 예고했는데 터트렸다고 잘못했다고 하는 부분에 대해. 만일 그렇다면 모든 언론사가 '기사예고제'를 시행했을겁니다. 먼저 예고하는 사람들 아니면 나머지는 쓰지 말아야 겠죠? 그러면 이제 여러분은 2500년에 나올 뉴스를 2015년 4월 18일에 먼저 접할지도 모릅니다. 항목 약 3만개 먼저 정해두고 예고제 해버리면 어떻할겁니까?
2) JTBC가 정치권 혹은 검찰의 수사를 방해했을지도 모른다는 주장에 대해
*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이유는 여죄를 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이죠. 녹취록에 뭐가 어떻게 담겨있을지 모르므로 녹취록에 없던 내용도 실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 그러나 희박합니다. 했던것도 안했다고 발악하는 새끼들이라는 점은 누구나 다 잘 알고 있을겁니다.
* 또, 녹취록을 공개했다고 해서 한 일이 안한것으로 되지는 않습니다.
* 경향신문이 16일자로 공개하겠다고 한 만큼 이미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겠죠
9. 자율경쟁
언론은 자율경쟁입니다. 여러분들은 정제된 방영내용만 보기 때문에 잘 모르시겠습니다만 서로 뺏고 뺏기고 합니다. 카메라 앞에 들이대려고 몸싸움 얼마나 하는지 모르실겁니다. 잘 보시면 언론사 카메라 기자 중에는 여자가 없습니다. 왠지 아십니까? 치고 박거든요. 서로 욕하고 밟고 부수고 난리납니다. 사진 한장담으려고 영상 한컷 담으려고 어깨로 치고 대가리로 박고 발로 뭉개고, 사다리 세워두면 사다리 치우고, 프레스 라인 끊고 난리납니다.
그리고나서 확정컷 먼저 찍는 사람부터 졸라게 뜁니다. 미친듯이 달려요. 기자실로 뜁니다. 제일 먼저 올리려고요.
취재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아 제가 먼저 질문해도 되겠습니까? 그런거 없습니다. 일단 관계자 나오면 둘러쌉니다. 어느 일보 어디 기자입니다 이따구거 없습니다. 둘러싸고 핸드폰 녹음기능켜놓고 들이댑니다. 누가 어떤 질문하는겨 필요없습니다. 일단 한마디라도 따려고 들이댑니다. 서로 입가까지 가져다 대려고 난리납니다. 밑에 있으면 위로 빼려고 난리나고, 받아 적는 기자들은 도망갈까 무서워서 길목 지키고 서있고 난리납니다.
그렇게 취재해서 기사 냅니다.
이 정도는 애교입니다. 취재기자들 보면 항상 그 무거운 카메라 가방에 넣어서 손에 들고 다닙니다. 화장실갈때도 들고 갑니다. 못들고 가면 같이 온 후배더러 지키고 있으라 합니다. 항상 취재수첩은 가슴이나 엉덩이에 꽂고 다닙니다. 누가 어떤일을 벌일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미 전쟁입니다.
니가 내건 못내건 관계 없단 이야기입니다. '내가 내는게 중요한'겁니다.
경향신문도 마찬가지였죠. 니네 19999개 언론사가 내건 못내건 관계 없고. '우리만 낸다'입니다. 밥그릇은 경향신문이 먼저 챙겼죠.
JTBC는 그걸 낸겁니다. 경쟁 상황에서 두 눈 뜨고 가만히 구경하지만은 않았죠.
** 다른 언론사들도 녹취록 앞서 입수했으면 다 터트렸을겁니다. 당연히 '전문공개'라고는 안하고 일부 발췌를 하거나 마치 다른 곳에서 취재한 마냥 애둘러서 이야기를 꺼냈겠죠. 그러나 하지 못합니다. 경향신문 방어막이 철통같았으니까요. 그걸 뚫었으니 대단한거라고 생각합니다.
10. 보도준칙, 윤리강령, 저널리즘을 어겼는가
위에서 얼마나 싸우는지 보셨으면 아시겠습니다만 언론에 독점따위는 없습니다. '취재 못해서' 못 낼 뿐이죠. 그런데 취재할 수 있다? 그러면 당연히 내야 합니다. 그걸 망설이는 이상 이미 언론으로서 가치를 상실했다고 봐야 합니다. 충분히 언론으로서의 자존심도 지켰고, 자신들이 해야할 일을 해냈다고 봅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이 같은 이유 때문에 JTBC에 박수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과감한 판단이었고, 훌륭히 수행해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이야기가 좀 다릅니다. 이 사건의 가장 끔찍한 피해자는 제보자입니다. 이제 제보자는 인생에 회의를 겪어야만 할 것입니다. 이 점을 바로잡아 놓지 않는 이상 이번 건으로 JTBC에 열렬한 지지를 보내지는 않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