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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의 소소한 일상. (스압주의, 욕설주의)
게시물ID : military_273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는게뭐니
추천 : 28
조회수 : 2037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3/07/23 18:51:33
님들 하이요?
요즘 글을 자주 쓰죠??
장마라 기쁘네요 허허허허허.
옷은 드럽게 안마르고, 몸에는 곰팡이 필 지경 이네요 허허허허허.
퇴근 후, 맞고참과 사이좋게 식당서 밥 먹는데
맞고참이 저한테 그르드라구요....
'소설 졸라 재미없어. 때려쳐'
......................이런 직설적인 상남자 같으니라고.
그래서 한템포 쉴겸, 일상생활 다시 씁니다.
맞고참 미워, 흥!
 
 
 
 
1. 군대의 에로물?
 
때는 재작년 가을쯤 인가? 겨울쯤 인가?
아무튼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
우리부대로 신형전투복이 지급된지 얼마 안됐을때 였다.
난 평소엔 정비복만 입고 다니는데.
정비사들 이라면 알겠지만. 전투화 보단 그래도 체감상 정비화가 가볍기도 하고,
지금이야 전투복 안에 밴딩이 있어서 편해지긴 했지만. 구형 전투복은 밴딩 따로 해야하는데
작업하다 보면 밴딩이 풀려서 여기저기 걸려서 귀찮기도 하고, 정비사란 자존심을 은근히 내세울수도 있어서
좋아라 하면서 평소엔 정비복만 입고 다니는 편 이다.
하지만 당직땐 역시나 전투복을 입고 근무를 서야 하는데, 문제의 그 날은...
작업이 너무 정신 없어서, 근무날 인것도 까먹고 있었다. (진짜임. 내가 바보라 그런거 아님)
이미 4분기로 넘어가는 시점이라 근무 보고는 17:00 인데(보통 퇴근시간 30분 전에 근무보고 함. 지휘관 사정에 따라 틀려짐)
내 맞고참이 '빙신아, 너 오늘 근무야' 라고 미리 챙겨줘서 부랴부랴 신형전투복 으로 갈아 입었다.
보급된지 얼마 되지않아서 '느낌이 어색해!!!' 라며 기피 했었지만. 근무인것도 잊은터라 구형 전투복은 숙소에 고히 모셔져 있고,
부랴부랴 사무실 캐비넷에 대충 굴러 댕기는 신형전투복을 입고 나왔으나... 언놈이 내 요대 훔쳐간걸 깨달았던 것 이다.
(아직도 요대 못 찾았음. 대체 언놈이! 왜!! 여군 밸트를!!)
하지만 대부분의 전투복 이니, 정비복 이니 하는 것 들은. 여군 싸이즈는 얼마 없는 편 이고, 더더군다나
첫 초도 전투복 이다 보니 그냥 전투복에 내 몸을 맞추어요~ 하는 식 이라서 바지가 무지하게 헐렁 한 것 이다.
원래 신형은 전투복 상의를 꺼내 입어서, 밸트따윈 안해도 그만식 으로. 안하고 다니는 사람들도 많지만..
이건 뭐... 안하면 벗겨질 판? 남군 싸이즈를 받아온건지...아무튼 패닉 이었다.
같은 남군끼리야, 미안한데 나 밸트 좀 잠깐 빌려줄래? 하면 되지만...여군이 밸트 좀 빌려주십시오. 이럴순 없잖은가?
하필 제일 친한 맞고참은 그날 구형전투복을 입고 온 것 이고... 구형은 상의를 안으로 넣어 입기 때문에,
밸트 안하면 군기카드 끊을수도 있는 일 이고... 근무 보고 시간은 점점 다가오는데...!!! 어쩌지?
그냥 보고 하다말고, 대대장님께 내 빤스 한번 보여드려??? 하는 심각한 고민까지 했으니...
그때, 생각난게 ㅅㅅ이 였다. 하느님의 도움 이신지. 그 전날 '나 낼 니네 부대감. 야간강하임.'
이라는 ㅅㅅ이의 연락을 받았고. '난 꺼져. 제발 나 퇴근 좀 하자' 라며 욕을 했었다.
(ㅅㅅ이 야간강하 할때, 나 역시 퇴근 못함. 수송기가 돌아와야 정비사는 퇴근 할수 있음. 이때도 낼이 근무인거 까먹고 있었음.)
난 미친듯이 중대에서 활주로 로 바지춤을 부여잡고 'ㅅㅅ아!!!!!' 를 외치며, '왜 지랄인데?'
하는 ㅅㅅ이 손목을 잡고, 질질 끌고 가서. 최대한 특전사들이 대기 하고 있는 곳 에서 멀리 떨어졌고.
(공군들이 비행지원 중 일땐 특전사들은 대기 혹은 강하 교육을 한다고 한다. 아니면 동기부여? 가끔 기합 받는것도 볼수 있었음.)
다짜고짜 ㅅㅅ이 전투복 상의를 들쳐냈었다.
'야.야. 이 미친것아. 뭔 지랄이야? 발정났냐?'
나에겐....정말 설명 할 시간따윈 없었다.
앙탈(?) 부리는 ㅅㅅ이를 힘으로 제압 하려 했지만...오히려 제압 당했고.
'밸트!!밸트만 풀어줘!!! 빨리!!! 그걸 나에게 줘!!!!' 하며 앙앙 거렸다. 정말 시간은 촉박한데,
ㅅㅅ이의 앙탈(?)이 너무나 짜증났다.
'말을 해야 알지!!' 하며 되려 ㅅㅅ이는 짜증을 냈고(지금 돌이켜 보니, 미친것은 나 였음)
서로 팔목을 부여 잡으며, 내놔. 안돼. 설명을 해. 아 시간 없다고!! 하면서 아둥바둥 하다 보니...
내 커다란 항아리 같은, 하의 전투복은...슬금슬금 엉덩이 반 정도 까지 내려온걸로 기억한다.
'니네들 지금 뭐하는거야?' 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우리 대대장님...
밖으로 담배 피러 오신 대대장님과 조우 하게 되었고. 여군 전투복 바지는 엉덩이 반 정도로 흘러 내리고 있었고.
여군은 밸트를 내놔! 벗어!! 하는 소리나 지껄여 대고, 남군은...아...안돼. 이러지마. 우린어려(?) 하는 대화들을
다 듣고 계신 것 이었다. 그랬던 것 이었다. 그것도 한명은 자기네 공군 여군 이고, 한명은 특전사 남군이니 얼마나 황당 하셨을까...
ㅅㅅ이와 난 멘붕을 겪고, 허공을 쳐다 보았으며. 대대장님은 담배 피러 오셨다가, 말씀을 잃으셨고.
더듬더듬 '이래서, 이렇게 되었는데, 뭔가 오해 하신것 같습니다.' 란 ㅅㅅ이와 내 변호를 최대한!
차마 입이 안떨어지지만 정말 노력해서 변호를 하였으나...
처음엔 고등학교때 부터 제일 친한 친구라고 해도 안믿으셔서, 거의 자서전을 쓰듯 ㅅㅅ이와는 어떻게 만났고.
우리가 얼마나 친한 친구인지, 세상에서 우주 끝까지 제일 친한 친구라고. 상세히 말씀 드렸었고.
반신반의 하는 눈치로 '정말 애인 아니야?' 라고 되물어 보셔서. ㅅㅅ이와 나, 둘다 아니라고 고개를 좌우로 붕붕붕 흔들면서
부정하고, 또 부정 하여 간신히. 정말 간신히 친구라고 믿어 주셨다. 친구끼리의 장난 이라고 믿어주시는 눈치 이셨다.
그리고 대대장님은... '아주 군대서 에로를 찍었네.' 라며 근무보고 안해도 되니까. 조용히 사라져라.
한마디만을 하신채, 본인 담배펴야 하니까 빨리 썩 꺼지라고 하셨다. '너 땜에 내가 머리가 다 아프다' 라고 하시면서...
당시의 상황은 무지막지 하게 심각 했는데, 돌이켜 보니 웃기기도 하고...슬프기도 하고...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대대장님 한테 '비밀 좀 지켜 주십시오.' 라고 말씀을 못드려서, ㅅㅅ이와 한동안 소문날까 걱정 했었는데.
아무일도 없었다....멋쟁이 대대장님이 비밀을 지켜주신건지...
그리고 그 다음해에. 진급 못하시고 제대를 하셨던 기억이 난다. 정말 좋아했던 대대장님 인데...
물론 ㅅㅅ이는 한동안 날 '바바리걸. 이브(아담과 이브할때, 그 이브). 노출증녀. 변태' 라고 놀렸던 기억이 난다.....
 
 
2. 폭설 내리던 날.
 
이건 정말 별건 아니다. 때는 내가 하사2호봉. 겨울에야 항상 눈이 미친듯이 오지만.
그 당시에는 밥 먹으러 식당갈때, 삽 들고 다니면서 길을 터야 할 만큼. (언제까지나 비유임)
눈이 무지막지 하게 내렸다. 그 당시 중대의 제일 막내는 나고, 당연히 그 위는 맞고참 이었으니...
어느 막내건, 중대에서 제일 늦게 까지 남아서. 고참들 다 퇴근 할때까지 기다리고.
정비특기는 공구 잃어 버린게 있으면, 찾을때 까지 퇴근 못하고. 뭐 그러지 않는가?
그날은 미친듯이 눈이 내리다 보니, 야밤까지 제설 다 하고. 대충 11시 정도에 퇴근을 할수 있었던 것 같다.
보통은 이렇게 늦으면, 고참들이 차 태워주기도 하지만...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
고참들 몇명은 중대서 자고가고, 몇명은 걸어서 가고. 그랬던 상황이다 보니.
내 맞고참과 난. 사이좋게 숙소로 향해 걸어가는게...아닌 거의 스케이트 타듯 미끌미끌 하며,
가다가 넘어지고, 일어나고, 다시 넘어지고...뭐 그랬던 것 같다.
제설 좀 해본 사람들 이라면 알겠지만. 제설 한다고 눈을 치워도, 겨울이다 보니 당연히 그 위가 얼어버려서 걍. 스케이트 장이 탄생 하는것 이다.
지금 신형전투화는 방수도 괜찮고, 예전 전투화 보단 덜 미끄럽지만..
알만한 군인들은 다 알것이다. 구형 전투화. 바닥 미끄럽다는걸...(전투화 보다 더 미끄러운게 정비화. 눈 오는 날은 정비화 신음 큰일난다.)
(내 추측 이지만. 절대 맞고참이 나보다 균형감각이 더 좋아서 그런게 아닌.) 내가 몸무게가 맞고참 보다 더 가벼워서 그런지.
더 자주 넘어졌고... 활주로를 지나서 숙소를 향했을땐 더더욱 절정을 이뤄, 언덕길 에서 내가 데구르르 넘어졌던 걸로 기억이 난다.
당연히 놀란 맞고참 역시, '야, 괜찮아?' 하며 급하게 내 쪽을 향해 오다가...당연히 언덕에서 굴렀고.
둘다 한동안 끙끙 거리며 일어나다, 다시 넘어지고, 일어나다, 다시 넘어지고 하며. 남들이 봤을땐
'야밤에 별 짓거리 다 한다.' 란 소리가 나올만큼. 거의 쌩쇼를 하고 있었다.
다행이도, 지나가던 다른 대대고참들이 (그 사람들 역시 늦게 퇴근 하였음.)
'늬들 괜찮냐?' 하며 손을 내밀어서 우리를 구해(?) 주었고.
'감사 합니다.' 하며 고개를 90도 가까이, 폴더 인사를 하며 '살았구나!' 하는 심정을 느낄수 있었다.
그리고. 가면서 정신 못차리고 길거리서 신나서, 눈싸움 하다가
둘다 한번 더 굴렀었다.
정말 구라 안치고, 중대서 숙소까지 걸어서 20분을.
20번 넘게 넘어졌던 것 같다. 딥따 아팠다...
분명히 걸어올땐 괜찮았는데, 숙소에서 보니 다리가 온통 퍼런 멍 투성이 였고.
샤워하고 나오니 다리가 욱신욱신 거리고, 다음날 출근할땐 다리가 아파서 절뚝절뚝 걸어서 중대로 출근 했으며.
그건 내 맞고참 역시 그랬는지, 둘이 붙어 다니긴 엄청 잘 붙어 다니는데. 둘다 같이 절뚝 거리면서 돌아 다니니
선임부사관님(육군선 행보관) 둘이 조용히 따로 불러내어 '니네 계급장 떼고, 맞짱떴냐?' 라고 진지하게 물어보셔서
웃펐던 기억이 난다. 이젠 둘다 짬이 찰 만큼 차서, 간지 쩌는 척 하냐고 눈싸움 같은건 잘 안하지만,
맞고참이 하사 4호봉인 1년뒤. '내 그런 수모는 다신 겪지 않으리.' 하며 큰맘 먹고 차를 질러, 이젠 퇴근할때
맞고참이 차 태워줘서 편하게 다니긴 하지만...왠지 그 고생 지지리 했던 조짬인 하사 시절이 그리워 지는건 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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