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포츈은, 3분전을 회상했다.
자신과 자신의 몸종인 향ㄷ... 아니 소나는 쉔의 레드버프 리쉬를 해주고 있었다.
평소와 그다지 다를것 없는 스타트였지만, 쉔의 'ㄳ'가 유난히 머릿속에서 아른거리는 것이었다.
그탓인지, 챔피언을 겨냥한 q짤은 자꾸만 원거리미니언의 체력을 축낼 뿐이었다.
빙신같은 q짤탓에 라인은 자꾸만 밀려가고, 라인은 밀리는데 cs는 오히려 상대 케잉보다 더 적고, 상대 정글러가 미드 언저리에서 내려오는게 발견된 것이다. 몸종소나는 짬밥인생 16년에 빛나는 눈치로 말하기도 전에 와드를 박으러 갔고, 미포는 조금더 사리면서 cs를 먹기 시작했고, 다행히도 밀렸던 라인이 타워덕에 리셋되면서 미포는 라인을 좀더 당기면 이블린의 갱킹에 이점을 취할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순간 기이한 일이 펼쳐졌다. 상대부쉬 부근에서 노란핑이 수없이 찍히더니 쉔이 블츠를 견제하기 위해 박은 와드에 텔포를 타고있는게 아닌가. 말릴틈도 없이, 쉔은 앞그림자돌진 + 그랩당하기 콤보로 퍼스트 블러드를 내주었다.
"아니 네놈에 몸에 두르고 있었던 것이 금테두리가 아니었느냐?"
"하하, 대리랭이올시다."
"이 ㅆㅂ..."
이블린은 쉔을 매우 타박하기 시작했다. 로딩화면중에 비쳤던 반짝거리는 금테두리가 대리랭이라니. 이블린은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속사포랩처럼 일보삼욕설을 퍼붓고 있었고, 쉔은 그저 하하, 라고 웃고 아무말도 하지않는걸 보아 이블린을 차단한 듯하였다. 사정을 알고있는 쉔의 충직한 부하 요레기는 묵묵히 상대를 디나이시키고 있었고, 미스포츈은 갱승에 속이 탔지만 그래도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단지, 자신의 맘도모르고 종알거리는 소나가 얄미울 뿐이었다.
말이 없던 쉔이, 갑자기 미스포츈에게 말을 걸었다.
"내가 6레벨이 되었을때, 다시 찾아가겠소."
"흥, 또 우리 미스포츈님에게 짐을 얹으려고 하는 거죠?"
"하하, 서포터주제에 말이 매섭군. 조금만 기다리게. 내 필히 킬을 따내고야 말겠네."
갱승한 정글러.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평온하게 정글을 돌고 있었다. 오히려 그모습에 상대케잉의 딜링이 확연히 달라진게 느껴졌지만, 미스포츈은 오히려 쉔의 당당한 태도에 안심이 되었다. 다만 문제라면 상대 정글러가 이미 7인데 쉔은 5라는 점 정도. 그리고 상대 정글러는... 아무무라는 점정도.
"미포님! 피하세요!"
딴생각을 하고있던 미스포츈에게 아무무의 붕대가 꽂혔다.
곧 탈진과 궁이 연달아 꽂혔으며, 케이틀린이 자신을 조준하고 있었다. 이블린이 급히 달려 오고는 있었지만 회색화면을 보는것은 기정사실이었다.
그런데 그때, 쉔이 미스포츈에게 궁을 써준것이 아닌가.
쉔은 5렙을 찍은지 얼마안된 상태였는데, 도대체 어떻게 그사이에? 일단은 생존이 우선이라고 느낀 미스포츈은 점멸로 뒤로 잽싸게 빠졌고, 상대팀은 소나궁 이블린궁 쉔의 그림자 돌진에 녹아들어갔다. 갑작스런 한타를 이긴것은 매우기뻤지만, 어떻게 이렇게 빨리 6레벨을 찍었는지, 미스포츈은 궁금해졌다.
"쉔님, 어떻게 이렇게 6레벨을 빨리 찍으신거죠…?"
"하하, 정글러가 정글몬스터를 잡으며 6레벨을 찍은게 왜그리 이상하오?"
이블린은 블루를 먹기위해 미니맵을 보았다. 블루가 없었다. 그리고, 쉔의 몸에 달라붙은 푸른색 오오라는 모든상황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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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로는, 블루를 못먹은 이블린이 상대 블루를 쉔이 갖다바칠때까지 욕을 퍼붓던것 빼고는 모든게 수월했다. 존재감이 없던 요레기는 상대 탑라이너를 멘붕에 빠트렸고, 곧 상대팀에게서 '나서스 리폿좀ㅡㅡ'이라는 말을 들을수 있었다. 물론 상대나서스는 멘붕이왔지만 멘붕이 안온척, 쿨한척 'ㅋㅋ 봇라인 똥쩌네'하며 웃어주는것또한 잊지않았다.
적의 넥서스로 시점이 옮겨지는 동안, 미스포츈의 팀은 동상이몽을 하고있었다. 쉔은 자신의 판단이 좋았다고, 미포는 자신의 반응속도가 좋았다고, 소나와 이블린은 자신의 궁이 좋았다고, 요릭은 자신의 컨트롤이 환상이었다고.
대기실에서 이블린과 쉔이 서로 칭찬을 교환하자고 하였지만, 결국 돌아온것은 '부정적인 태도'와 '게임에 대한 지식부족'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