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제발 이제는 하지 말아줘’라고 부탁하던 것도 끝이다. 아빠의 그 짓은 부탁해서 멈추게 할 일이 아니라 원래 하면 안 되는 짓이었고, 감옥에 갇혀야 할 정도의 큰 죄였다. …… 왜 이리도 오랜 시간 문을 열어두고 있는지, 이제 탈 사람도 없구먼, 얼른 좀 닫아라, 좀 닫으란 말이다, 빨리 출발 좀 하자. 옆 칸과 연결된 가운데 문이 열리면 혹시라도 그 사람이 타서 나를 찾아다닐 것 같아 섬뜩하기까지 했다.
“문이 닫힙니다.”
분명하게 들린다. 드디어 문이 닫혔다.
모든 칸의 문이 모두 닫혔는지 일일이 확인하고 싶을 정도다. 문이 닫힌다. 천천히 지하철이 움직인다. 눈물이 흐른다.
‘자유다!’
---p.18
아침에 눈을 뜨니 이제까지 살던 것하고는 완전 다른 세상이었다.
아빠는 없어졌다. 내게 아빠라는 존재는 없다. 아빠라는 사람이 내 팬티 속에 손을 넣은 첫날. 나는 이제 그 사람 눈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사람은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웃고 떠들며 친할머니의 생일잔치를 준비했다. 평소처럼 대하는 그 사람의 쓰다듬기, 칭찬, 웃음소리가 이제는 모두 달라졌다.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아빠였지만 그나마 아빠라 여기던 마음까지 사라졌다.---p.65
친아빠가 친딸한테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6학년인 지금까지 거의 매일 강제로 그 짓을 한다는 게, 일반 사람들이 상상도 하지 못할 이야기라 나도 어떻게 도움을 청해야 할지 몰랐다. 아빠라는 사람은 이런 내 눈빛을 읽었는지 고맙다고 하며, 우리 딸애한테 신경 써주셔서 감사하다는 둥, 앞으로는 우리 애가 저런 일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둥 떠들었다.---p.89
청소년기에 자연스럽게 경험해야 하는 것들 중 내게는 전혀 기억에 없는 일이 어디 풋사랑이나 첫사랑뿐이겠는가. 수학여행도 못 가고, 극기 훈련도 못 가게 했다. 심지어 전교 임원단 선거에 추천이 돼 나가게 됐을 때도 아빠라는 사람이 “너 남자애들하고 어울려서 놀려고 그 짓 하는 거지?”라며 밤새 패고 나서 하지 못하게 해서 출마했다 중도 포기하기도 했다.---p.99
그 사람은 그때도 그런 것처럼, 지금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목사 행세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내게는 그 사람이 한 짓들이 내 영혼을 죽음에 이르게 할 정도로 심각한 것이었다. 그 속에서 나는 기도하고, 울부짖으며, 숨쉬고, 결국은 탈출하고, 살아남았다.---p.135
“야, 이년아, 거울에 네 얼굴 봤어, 얼굴을 찡그려? 네가 뭐 성모 마리아라도 되냐?”
머리 가죽이 벗겨진 것처럼 화끈거렸다. 거실까지 머리카락이 당겨지는 힘으로 끌려나왔다. 그 사람은 내 온몸을 발로 차기 시작했다, 아니, 밟았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나는 성모 마리아가 아니라 네놈 딸이거든. 그래서 네가 성모 마리아랑 뭔 짓을 하든 나한테 상관없는데, 나한테는 이러면 안 되거든. 개썅, 미친 새끼야, 차라리 성모 마리아랑 그 짓을 해라.’ ---p.143
아빠가 성폭력 한 것을 용서합니다. 어린 나이에 성폭력으로 임신하게 하고, 낙태까지 경험하게 한 것을 용서합니다. 수능 전날 밤 호텔에서 성폭력 하려다 말을 안 듣는다고 밤새 때린 것을 용서합니다. 강제로 행한 온갖 더러운 짓거리들, 그 짓들로 나를 상처 입힌 것을 용서합니다. 하루는 기절할 때까지 나를 때리고 머리채를 잡고 질질 끌고 다니고,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때린 뒤 다음 날 주민등록증 사진을 찍게 한 것을 용서합니다. 밤에 으슥한 산길에 차를 대놓고, 그곳에서 성폭력 한 것을 용서합니다. 내가 기침 감기가 심하게 걸려 계속해서 기침이 나오는데 그 짓거리 하겠다고 내 위에 올라타서는 계속 기침한다고 주먹으로 내 얼굴과 가슴을 내리치던 것을 용서합니다. 그 밖에도 참 많은 기억들이 있습니다. 그것을 풀어내려고 한 자 한 자 쓴 것이 이 책으로 묶였습니다. 이제 곧 책이 세상에 나옵니다. 그 책을 통해서라도 아빠가 알게 되면 좋겠습니다. 아빠가 제게 상처 준 것이 무엇인지, 제가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는지 분명하게 알아주면 좋겠습니다. ---p.242
저자 은수연은 가수, 화가, 현모양처, 손주 키워주는 할머니를 꿈꾸던 소녀.
집을 나온 1994년 여름부터 2012년 지금까지 열심히 먹고, 자고, 공부하고, 일하는 일상을 살며, 좋은 친구들을 만나고, 기도하며 글도 쓰면서 살아왔음.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공부를 했고, 지금은 새로운 공부를 하는 꿈을 꿈.
그러나 일해야 먹고 사는 당신 같은 평범한 직장인으로 꿈만 꾸며 살고 있음.
대형 서점에서 책과 함께 나른한 주말을 보내기도 하고, 동네 수영장에서 아줌마들 틈에 끼어 어설프게 수영도 함.
친구들과 생각 없이 웃거나 울 수 있는 영화를 즐기고, 저렴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붙들고 카페 한구석에 앉아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혼자 놀기도 잘함.
청약 저축을 꾸준히 넣으며 10년째 살고 있는 다세대 옥탑방을 벗어나 국민 임대 아파트 주민이 되기를 희망.
산전수전 겪은 인생 스토리에 견줘 “잘 자랐다”는 평가를받기도 하고, “너무 고생 안 한 티 난다”는 안티 어르신들의 핀잔을 받기도 함.
나이에 안 맞게 해보고 싶은 게 많음.
읽는 순간 바로 비행기 티켓 예매하고 싶게 만드는 글을 쓰는 여행 작가,
엄마 없는 젊은이들 푸근히 품어주는 하숙집 주인,
손주가 함께 다니기 완전 좋아하는 세련된 할머니,
〈찬란한 유산〉 같은 재밌고 좋은 글을 쓰는 드라마 작가,
누구나 하루 종일 편하게 놀고 쉬다 갈 수 있는 밥집과 카페 주인.
성실한 남편 만나 예쁜 딸이랑 아들 낳고 소박하게 사는 아줌마의 삶을 살아보고 싶음.
서울에 많고 많은 혼자 사는 30대 여성 중 하나.
책 정말 좋음.
정말 남녀 누구나 한번쯤 읽어봐야 됨.
책 가격도 별로 부담스럽지 않으니 가급적 사서 읽기를 권함.
아래는 ... 이분이 진짜로 겪은 것 요약인데...
※ 진짜 멘붕이니 안 내키면 절대 읽지 말길 바람니다...
# 첫 경험 - 초등 5학년
자다가 눈 뜨니 바지 벗겨져 있고 아빠는 위에, '커다란 몽둥이 같은 것'은 다리 사이에 있음.
"가만 있어봐, 힘 빼고. 들어갈 수 있어. 처음에는 좀 아파."
계속 박는데 안 들어가니까 얼굴을 패면서 그 순간에 집어 넣음. 억지로 왕복, 사정하고 잠 듬.
"몸이 찢어진 거 같았다."
초딩에게 아버지가 사라지니 세상 붕괴가 옴.
다음날부터 찢어진 데 약발라 가며 낮에도 밤에도 함.
"수연아 이리 와 봐, 자꾸 해야 길이 들어서 안 아파. 그리고 집에 있을 때는 내가 치마 속에 팬티 입지 말랬지."
# 임신 - 6학년
입덧하는 딸을 보며, 딸은 뭔지도 모르고, 아빠는 임신을 확인함.
"병원가서 검사 받아 보자. 임신이라고 하면 지난번 산수경시대회 때 당했다고 말해."
병원가려고 학교 결석시킨 후에 이불 깜. "한 번 하고 가자. 한참 못할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한 번 하고' 오후에 병원 가서 낙태 시킴. 의사 앞에서 발랑까진 딸래미 감싸주는 연기력 쩜.
애가 12주나 되어서 유도 분만 식으로 (산통을 느껴야 해서 무지 아픔) 아이 유산하고 딸은 멘붕에 멘붕이 옴.
# 변태짓 - 고딩
고등학교때 아빠가 딸 앞에 무릎을 꿇음.
"미안해. 내가 널 배신했어. 나 너 친구랑 요즘 매일 여관 갔어. 걔 장난 아니더라. 진짜 처녀였어. 처음할 때 피가 얼마나 나던지, 그 피 묻은 팬티 내가 가지고 있잖아. 나를 쫙쫙 빨아들이는 힘이 장난이 아니야, 나 근데 너한테 잘못하는 거 같아서 헤어졌어."
수연과 친한 성실한 친구였다고 함.
# 변태짓 - 도로변
"네가 흥분을 못하니까 나도 잘 안 되고. 여기는 사람들 지나갈지 모르니까 불안해서 흥분이 될 거야." 도로변에 차 세워놓고 보조석에 눕혀서 함. "아휴 소리 좀 내봐"
수연은 "나는 지금 살아 있지 않다."라고 뇌이면서 참았다고 함.
# 변티짓 - 여인숙
"오늘은 이렇게 해보자. 뒤로 엎드려봐. 그렇게 굵은 똥도 나오는 구멍인데 이 정도 못 들어가겠어."
# 변태짓 - 강아지
강아지 안은 수연을 보더니 "옷 벗고 누워라. 여자들 개랑 그짓 하거든." 강아지에게 음부 핥도록 함.
핥은 이후에 대해서는 "이 부분 쓰다가 너무 힘들고 수치스러워서 책을 그만 쓰려고 했다"고만 묘사함.
# 수능 전 날
시험장 데려간다고 호텔 방 잡고 아빠 놈이 무지 들떠함. "한 번 하고 땀 쭉 빼자."
딸 샤워하는데 들어와서 구부리라고 뒤로 하자고 함. 입 삐죽거리자 "왜 똥 씹은 표정이냐"며 머리채 끌고 나와서 팸. 때리다 때리다 혼자 밥먹고 와서 혁대 풀고 또 때림.
그 때의 장면 묘사는?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X 4줄.
# 의문 1 - 엄마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게 어떻게 엄마는 가만히 있었느냐는 황당함이라고 함.
엄마는 교사하다가 목사인 아빠랑 결혼하고 3남 1녀를 낳고 살았는데, 짐승처럼 맞고 나서 신고하면 경찰이 가정사라고 그냥 가버렸다고 함. 너무 맞아서 정신이 무기력해진 상태로 20년 살았음.
남편이 딸과 제주도 '여행' 가겠다고 하자 "치, 지가 또 딸년 붙어먹으려구. 꼭 그렇게 내려가야 한대?" 하고 작은 소리로 삐죽거리고 돌아설 뿐임.
목욕탕에서 딸의 맞은 상처 보며 "아빠가 그랬지?" 물음. 그렇다고 하니 "으이구 으이구" 하고 "콩가루 집안을 만든다"며 딸 욕함.
# 의문 2 - 왜 가출 안 했나?
몸에 붙이고 다니는 수준으로 감시: 등하교 버스에서 몸을 뒤에 딱 붙이고 문 앞에서 교문까지 안 떨어지는 식. 딸이 몸이 약하다며 저녁마다 야자 전에 데리고 나옴. 교사들이 아픈 딸 돌보는 지극한 아빠로 칭찬.
첫 번째 가출 처참히 실패: 처음 고교때 뛰쳐나가 청소년 상담소 찾아감. 거기 여교수가 성폭력 얘기 다 듣더니 "니네 엄마한테 전화해 놨다. 아빠가 다시 안 그런다고 하니까 돌아가서 잘 살아라"며 돌려 보냄. 돌아와서 무지 막지 쳐 맞음. 사회에 대해 불신하게 되고 맞는 것에 대한 공포에 쩔어 살게 됨.
그 뒤로도 또 가출 시도 했으나 며칠만에 잡혀 감. 목사 아빠가 너무 달변이라 막나가는 딸년 잡으러 왔다고 하면 다 믿어 버림.
# 의문 3 - 책은 왜 썼나?
"고통을 숨기기 위해서는 힘이, 고통을 마주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힘이, 살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 어떻게 처벌 시켰나?
대학 1학기, 아빠가 모텔 데려갔을 때 카운터 전화해서 "납치됐어요" 하니 여관주인이 형사 불렀음. 형사들 발자국 소리 문 앞에 들렸을 때 문열고 튀어 버려서 아빠가 형사들에게 넘겨짐. 그때도 아빠가 달변으로 풀려날 상황이었으나 형사가 모텔방에서 정액 묻은 휴지를 발견하면서 아빠 구속 됨. 그 이후로 아빠 얼굴 한 번도 안 봐도 되었다고 함.
이게 왜 공포냐면
아버지는 7년 살고 나오심.
아버지는 7년 살고 나오심.
이후에도 몇 번 연락하려고도 시도했고 현재는 '평범한 목사' 로 살아가고 계신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