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남친과 사귄 기간은 9년.
부부처럼 살았다. 그냥 같이 살았고 부부였다.
그러다 헤어졌다.
그렇게 4년이 흘렀다. 조금 있으면 5년이 된다.
요즘따라 구남친이 많이 생각났다.
내 첫 남자이자 마지막 남자였다.
인터넷에서 흔적을 찾아봤지만 없었다.
왠지 아쉬웠다.
난 구남친과 헤어진 이후, 데이트 한 남자 정도는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만난 남자는 한 명도 없었다.
지금까지도 그랬다.
만나자는 남자들은 있었지만 사랑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늘도 불현듯 생각이 나서 인터넷에 구남친의 이메일 주소를 쳐본다........
그러자 구글이 페이스북을 잡아주었다.
목이 메었다.
약 1년 전 개설된듯한 그 페이스북의 이름은 구남친이름+내이름이었다.
아직도 날 생각하는 걸까. 그동안 다른 여자를 만나진 않은 걸까.
우리가 함께 보냈던 9년의 세월을 기억하고 있는 걸까?
너무너무 즐거운 기억이 많았다.
사실, 내 젊은 날의 기억을 모두 다 함께 했으니까.
같이 마당있는 집에서 개 키우며 행복하게 살자고 했었는데
사귈 때 내가 키우기 시작했던 개는 올해 죽어버렸다.
사는게 뭔지.
살이 많이 빠졌던데.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직장은 구한건지. 원하던 시험은 붙었는지.
많이 궁금하지만 물어볼 수도 없구나.
내 폰번호는 아직도 안 바뀌었는데 거진 5년 되는 시간 한 번의 전화도 없었지.
난 이제 많이 늙고 지쳤고 예전에도 예쁘진 않았지만 지금은 더욱 볼품없어졌어.
외롭고, 이대로 혼자 늙어가야겠구나 불현듯 두려움이 찾아와.
오늘 발견한 너의 흔적
너와 나의 이름을 조합한 네 페이스북 주소를 보고
나도 모르게 지난날을 떠올리니 눈물이 흐르는구나.
우리 정말 많이 사랑했는데.
그치?
아주 많이 행복했는데.
네가 보고싶다.
무슨 생각 하면서 그런 주소를 만들었니
그 생각을 하니까 가슴이 메이는구나.
그로부터 1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솔로인지.....ㅎㅎ
이제는 늙어버린 내가
너의 페이스북을 발견하고
이렇게 컴컴한 새벽, 모니터를 보며 그저 운다.
가슴이 많이 아프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