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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유일하게 믿음이 갔던 간부는 대대장님 이었습니다.
게시물ID : military_588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leur_De_Lis
추천 : 10
조회수 : 1095회
댓글수 : 25개
등록시간 : 2015/09/17 23:3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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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한지 몇년안됐습니다만, 
상병말에 있었던 사건입니다.

전 강원도인제에서 군생활을 하는 그런 평범한 공병대대 운전병이었죠 .

당직을서고 신나게 근취를하고 있었는데 옆생활관에 친한 후임이 오더니 깨우더군요 
계원같은놈 ...

"X상병님 , 클일났지 말입니다"
"또 뭔 헛소리할라고 잠자는 실새를 깨우고 지라리십니까 " 
"우리부대 사람 죽었답니다"
"또 뭔 지라리를 떨었길래 ... "  
라고 하며 일어나서 모포를 정리했죠 .
그리고 옆생활관에가서 과자를 먹고있었습니다 .
모든게 귀찮은 상말로서 누가 죽던 사고나서 다치던, 숨이넘어가던 ,그건 내 알빠 아니지 아니항가!! 라는 마인드였죠 .
그렇게 신나는 과자파티를 하던중 대대방송이 나오더군요 

"부대에 안좋은 일이 있으니, 전병력 생활관에서 대기하라" 
였습니다 .

그제서야 조금 실감이 났죠 .
아 누군가 죽긴 죽었네 , 어휴 .....

그때까지만해도 , 전투중대에서 사고난줄 알았습니다 .
당시 공격단정훈련이 한창중이어서 지원중대인 우리는 차량지원 및 인원수송을 담당했고 ,
전투중대는 공격단정운용을 했으니까요.
우리중대는 이미 지난주에 실컷 레프팅하고 놀아서 다신 탈 기회가 없었으니까요 ..

근데 그 생활관 다른 후임이 오더니 
"소식 들으셧습니까?" 
"사람 죽은거? 느려느려~ "했더니 
"우리중대입니다."
.......?
.........????..??...
우..우리중대가왜 ?
수송부에선 하두 빡쎄서 왠만해선 사람 다치지도 않고 .
계원들이 다칠일은 일체없고 .
장비병들은 다 파견자 제외하곤 오늘 장비움직인게 없는데 .
왜 . 누가 어디서 어떻게 .?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머리한대 쥐어박으면서  헛소리 하지 말라했습니다 .

일단 부대는 사망자가 나온상태라 적막만 흐르고 있었습니다.

생활관에서 이래저래 이야기 하고있었는데,
운행복귀한 후임이 왔습니다 .
생각해보니 사망자 있던쪽 차량지원나간놈이었죠 .
어떻게 된건지 물어봤습니다. 누가 죽은거냐고. 어떻하다 죽은거냐고.
후임은 모든 사건을 처음부터 서술해줬습니다 .

그 사건을 나열하자면..
.
일을 겁나 완벽하게 처리하던 A 병장이 전역을 앞두자 행보관은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계원들과 외출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즐겁게 놀고 있었죠 .
중대장님과 행보관님이 동행한거고 , 나름의 축하파티, 이별파티 이런개념으로 , 
술한잔 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와중 B상병이 폭포속으로 떨어졌습니다.
A병장은 하류쪽에서 공격단정운용연습하던 전투중대를 불러왔고, 행보관님은 바로 119에 전화했습니다 .
중대장님은 부대에 보고했구요.
119가 왔습니다.
수송관님과 군의관님도 도착하셧죠 .
119에게 울면서 사정했습니다. 제발 애좀 구해달라고 .
119는 망설이더니 장비를 우리쪽으로 줬습니다. 자기들은 못들어가겠다고 .
폭포니까요. 아무리 의무라고 해도 불가능했던 그 마음 이해합니다.
결국 수송관님이 몸에 줄하나만 묶고 뛰어드셧습니다.
폭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지않는 약간 아래쪽으로 가서 수영으로 폭포쪽으로 가셧죠 .
못찾았습니다
물살때문에 급격히 지친 수송관님은 일단 올라오셧습니다.
그리고 중대장님과 행보관님도 차례로 시도하셧지만 결국 못찾았죠.
그때 .
대대장님이 도착하셧죠 .
다리 힘줄이 파열되어 허벅지 뒷면이 멍든 다리를 이끌고 오셧습니다 . 치료는 잘 받아서 잘만 회복하면 되는 그런상태였죠.
쩔뚝거리며 오시던지 줄을 자신의 몸에 감으셧습니다.
중대장님과 행보관님이 말렸죠 .
"우리 대대에 있는 부대원이라면, 니들뿐만 아니라 나도 직속상관이다. 대대내에선 내가 최고 직속상관이니 내책임도있다"
라면서 뛰어드셧습니다.
못찾으셧어요 .
이미 여기서 30분이상 지난상태였죠 ..
대대장님은 5분정도 쉬신다음에 다시 들어가셧습니다 .
그리고 B상병을 찾았고, 잡고 끌고 나오던 도중에 폭포때문에 놓쳤습니다.
잠시 휴식후 다시 들어가셧죠 .
그리고 결국 B상병을 찾아서 끌고 나왔습니다.
B상병을 끌어올리고 대대장님도 올라오시고.
대대장님은 군의관님께 말하셧죠 
"살려내"
CPR을 했습니다. 
의미없는 행동이었죠.
그래도 계속했습니다. 이미 모두 알고있지만 계속했습니다. 
해보신분은 알지만 CPR은 생각보다 힘듭니다. 당장 2~3사이클만 돌아도 온몸에서 땀이날만큼요 .
그때까지 보고만 있던 119는 구급차로 B상병을 옮기고 할수있는걸 다했습니다만 .
우린 모두 알고있었죠.
이미 늦었다 라는걸 .
.......
그후 다들 부대로 복귀한겁니다.
내 동기였는데..
그날 한숨도 못잤습니다.
부대내 몸짱이었던 B상병.. 총알도 튕겨낼 근육이라더니..

후우......
네, 제가 믿음이 갔고, 믿을수 있고, 시키면 북한에 자살테러라도 할수있겠다. 라고 생각한 간부는 
우리 대대장님 이었습니다.
직속상관이란 이유로 성치않은 몸으로 무리하셧죠 ..
남들은 한번 들어가기도 겁내는 곳에 몇번이고 들어가셧습니다 ..
119가 무력한것인지, 군인정신이 위대한건지 ..
사람 구하는 구급대원분들도 위험하다 생각하여 포기했는데..
그놈의 직속상관이 뭐라고 ... 수고많으셧습니다 대대장님..

이사건으로 일병이 총대매고 만창 다녀오고 
중대장님 행보관님 징계 및 전출 가셧습니다 ..

잘지내고 있느냐 B상병. 
요즘 날씨 쌀쌀해지고 있는데, 누워있을만 하냐 ..
미안하다 한번도 못찾아가봤네, 대전이면 그렇게까지 먼거린 아닌데.
내년엔 꼭 찾아갈께, 잊지않았다 . 나의 동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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