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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D가 문제없다고? 이정희가 밝히는 ISD의 추악한 진실!!
게시물ID : bestofbest_588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휘월
추천 : 224
조회수 : 13907회
댓글수 : 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1/11/04 18:31:23
원본글 작성시간 : 2011/11/04 17:01:47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가 ISD에 관해 쓴 장문의 글입니다.

전문

자꾸 물어보셔서 아예 글 씁니다. 한미FTA의 ISD가 왜 꼭 폐기되어야 하냐구요. 한국 투자자도 미국 정부에게 이것으로 써먹으면 되지 않느냐구요. 한국이 이미 체결한 85건의 투자협정에도 ISD가 들어있고 다른 FTA에도 있는데 왜 한미FTA의 ISD는 없애야 하냐구요. ISD만 없으면 한미FTA 비준동의 할 수 있는 것이냐구요.

아예 길게 답 드립니다. 끝까지 읽어주세요.

네. 꼭 폐기되어야 합니다.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한미FTA를 두고 “미국의 선진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라고 했지요. 

그렇지 않아도 월 스트리트의 투자자들이 외환시장 드나들며 한국 경제 안정성을 흔드는데, 공공복지정책보다 투자자 보호를 중시하는 미국의 일방적인 투자자유화 정책을 그대로 도입하는 한미FTA로 한국의 경제적 약자를 위한 규제정책과 시민을 위한 공공정책까지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에 끌고 가 무효화시켜버릴 수 있게 되면, 민주진보진영이 집권해도 양극화 해소와 경제민주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한미FTA를 축구경기로 설명한 분이 있으시더군요. 맞습니다. 한미FTA는 기울어진 축구장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공 차봐야 불리합니다. 세상이 평평하다고 믿는 분들도 계시지만, 중력의 법칙은 냉정하지요. 노무현 전 대통령님도 추진할 때는 공을 차올릴 수 있고 힘차게 차올리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를 보고는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미처 몰랐다며 탄식하는 분들이 늘어갑니다. 통상관료들이 복잡한 1500쪽 협정문을 내놓고 개성공단 생산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 확실하고 전문직 비자쿼터 만 5천개가 오고 쌀은 제외했다고 천연덕스럽게 보고했으니, 꿰뚫어 보지 못한 책임보다 거짓 보고한 통상관료의 잘못이 훨씬 큽니다. 그 때는 기울어진 것을 알고서도 지금 강행처리 밀고나가는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의 책임은 더욱 무겁게 평가될 것입니다. 기울어진 축구장, 꼭 여기에서 경기를 해야겠습니까?

한국 투자자도 써먹을 가능성이 있는데 왜 지레 겁내느냐 하시는 분들께 한미FTA 서문의 한 문단을 말씀드립니다. “국내법에 따른 투자자 권리의 보호가 미합중국에 있어서와 같이 이 협정에 규정된 것과 같거나 이를 상회하는 경우, 외국 투자자는 국내법에 따른 국내 투자자보다 이로써 투자보호에 대한 더 큰 실질적인 권리를 부여받지 아니한다는 것에 동의하면서” 2007년 5월 재협상 때 들어간 문구입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다 보호되고 있다는 말이지요. 미국의회가 통과시킨 한미FTA 이행법에 따르면, 이행법으로 미국 국내법 바꾸는 것은 관세법, 무역법, 무역협정법 정도입니다. 우리나라는 한미FTA로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법률이 무효가 되고 제도의 근본이 바뀌지만, 미국은 수입 절차 일부 보완하는 수준인 겁니다. 미국 투자자에게 한국의 법과 제도를 바꿀 권한과 수단을 주는 것이 한미FTA입니다. 우리 편 골대만 키워주는 셈입니다.

골대가 경기 중에 변하는, 그것도 넓어지기만 하는 이 축구경기를 시작해야 합니까? 상품교역이 아닌 서비스교역은 일일이 적어놓은 몇 십 가지 빼고는 전면 개방됩니다. 네거티브 리스트 때문입니다. 지금 써놓지 않았으면 앞으로 규제 못 만들고, 더 강한 규제 할 수 없습니다. 스크린 쿼터, 지금 73일이죠. 한국영화가 더 어려워지면 한미FTA 협상 시작하기 전처럼 146일로 늘릴 수 있을까요? 못합니다. 역진방지 메카니즘 때문입니다. 한 번 개방하면 절대로 후퇴 불가능입니다. 컴퓨터로 주식 거래하는 월스트리트 투자자가 한국 기업의 주식 한 주 사고 나면 그의 권한은 갈수록 커지고, 대한민국 정부의 권한은 갈수록 작아집니다.

대통령은 한미FTA로 경제영토를 늘린다고 하시지만, 마치 미국이 한국 땅 되는 것처럼 말씀하시지만, 과연 그런가요? 미국 투자자들이 재정거래차익 노리고 역외선물환시장 들어왔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면 봉급생활자들 월급 떼서 모아놓은 국민연금 수천억원씩 밀어넣어 주가 떠받쳐야하는 것이 한국경제의 실상입니다.(옮긴이 보충 : 요즘 증권가에서는 외국인투자자들의 행태에 ATM KOREA라는 자조적인 별명이 있습니다. 현금 지급기 한국이라는 것이죠)

전기요금 낮아 적자라고 정부에 추가출자 요청하는 한전으로부터 외국인 주식배당 수천억원 돌아가고 사실상의 공적자금 투입된 금융기관들이 남긴 이익이 연간 조 단위로 외국인에게 빠져나가는 것이 한국경제입니다. 

월스트리트 투자자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한국경제를 뒤흔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한국 투자자가 미국을 뒤흔들 수 없다는 것은 모두가 압니다. 선수들 덩치도 체력도 초등과 대학 차이입니다.

삼성 정도면 이길 수 있지 않느냐고요.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삼성의 미국 수출만 한미FTA구조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동네 수퍼 사장님도 이 구조에 들어갑니다. 수퍼 사장님은 판판이 질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삼성생명이 한국 정부가 새로운 보험 규제를 만들려는 것을 문제삼고 싶을 때도, 월스트리트 투자자를 내세워 한미FTA상 보험에 아무런 유보 없이 개방되어 있다는 것만 주장하면 됩니다. 

볼리비아 상수도 사태 기사 보셨지요? 미국계 벡텔사가 이용한 것은 네덜란드-볼리비아간 협정상 ISD 제소권한을 가진 네덜란드 투자자 지분이었습니다. ISD 구조를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은 것은 결국 외국인투자자와 재벌대기업이고, 흔들리는 것은 경제적 약자를 위한 경제정책과 서민을 위한 공공정책입니다. 그래서 결국 99% 서민은 버림받고 1% 재벌 대기업은 보호받는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심판도 2:1입니다. 미국 투자자와 한국 정부가 한 명씩 심판 내세우면, 주심은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 사무총장이 지명합니다. 늘 총재가 미국인인 세계은행의 산하 기구죠.

이 중재판정부가 한국 정부의 공공복지정책이 ‘극히 심하거나 불균형적인’ 것인지 판정합니다. 한국 사법부의 판결도, 행정부의 묵인이나 암시도, 제소의 대상이 되어 중재판정부 앞에 놓이게 됩니다.

이 중재판정부는 공공정책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국내법에 의거하는 한국 사법부와 절대 같을 수 없습니다. 2003년 중재판정부는, 스페인 국적 텍메드 사가 멕시코 정부로부터 유해폐기물 매립장 가동 허가 신청을 거부당한데 대해, 멕시코 국내법 기준으로 적법하고 정당한 것이라 하더라도 이는 중재부의 주된 고려사항이 아니라며 보상금 550만 달러 지급을 명령했습니다. 캐나다 정부가 담배갑에 ‘순한 맛’ 표기를 금지하는 규제를 도입하려하자, 필립 모리스가 NAFTA 투자챕터를 언급하며 항의서한을 보낸 일이 있었습니다. 캐나다는 소제기 문제를 검토후 결국 이 방침을 철회했습니다.

중재판정에서 미국 투자자가 이기는 경우는 많고, '미국'이 지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1987년 이래 총 393건 회부되었는데, 2010년 말 기준 종결된 197건 가운데 투자자 승소 59건, 합의 60건 등 60%가 어떤 형태로든 투자자가 실리를 취했습니다. 제소자의 92%는 선진국 투자자였고, 미국 투자자가 27.4%나 되었습니다. 

미국 정부가 피소된 것은 15건 뿐인데, 1건만 멕시코 국적 투자자가 제소했고, 나머지는 모두 캐나다 국적 투자자의 제소였습니다. 이 중 1건만 합의, 7건은 미국 승소, 나머지는 계류중이니, 미국이 상대로 된 소송에서 투자자가 실리를 취한 비율은 13% 이지요. 미국의 실력이 뛰어나지요. 전체 사건에서 투자자 승률이 60%인 ISD 구조에서, 미국에 대한 투자자 승률은 13%밖에 안 됩니다. 지금까지는.

85건 투자협정과 다른 FTA의 ISD를 한미FTA의 그것과 평면 비교할 수 없습니다. 한일투자협정을 뺀 84건의 투자협정(BIT)의 ISD는 모두 한국법에 따라 인허가 받아 이미 이루어진 투자만을 보호합니다. 한국법은 그냥 살아있습니다.

하지만 FTA 투자챕터의 ISD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시도되었을 뿐인 투자까지도 보호합니다. 투자하려고 준비했는데 한국법이 바뀌어서 인허가를 못 받아 기대이익을 못 건졌다는 것도 배상사유가 됩니다. 법무부에서 낸 에 나오는 설명입니다. 한국법은 유지될 수가 없습니다.

인천공항 같은 공기업 민영화한다고 해서 월 스트리트의 투자자가 주식 사려고 사업성검토하고 있었는데 한국 정부가 외국인에게 안 판다고 계획 바꿔 주식을 사지 못했다면, 한미FTA에서라면 한국이 사업성 검토비용을 물어내야 한다는 것이 에서 거론한 사례입니다. 어디 겁나서 뭘 하겠습니까.

지금까지 투자보장협정은 서로 분리된 것들이었지만, 한미FTA는 미래의 최혜국 대우를 넣었습니다. 투자보장협정은 85개국을 다 개별 협상해야 보장수준이 높아지지만, 한미FTA는 그 자체의 협정이 없어도 다른 나라에게 더 많이 개방하면 그만큼 보장수준이 자동으로 높아집니다. 지금까지 맺은 투자보장협정과 한미FTA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협상과정에서 미국에서 먼저 투자자 국가 제소제도를 FTA에서 빼자고 제안했다는 사실이 얼마전 보도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익을 생각하기 전에 대한민국을 ‘선진 시스템’에 적응시키는 것을 계획하신 분들이 지금도 대한민국의 통상책임자입니다.

한미FTA 처리보다 앞서서 할 일은 이분들에 대한 청문회와 국정조사입니다. 개성공단 문제 반드시 확보하라는 훈령은 지켰는지, 미국에서 빼자는 ISD는 왜 넣었는지, 미국에게 쌀은 어떻게 개방 가능성을 내보인 것인지, 따져봐야 하지 않습니까.

ISD는 경제민주화정책과 공공정책을 무너뜨리는 수단입니다. 무너지는 근거는 네거티브 리스트와 역진 방지 메카니즘, 의약품 허가 특허 연계제도 등입니다. ISD가 없어져도 이 근거가 남아있으면, 미국 투자자는 소송을 못하지만 미국 정부는 여전히 소송을 걸어 한국 법을 무력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ISD가 가장 중요하지만 한미FTA 전체의 10개 독소조항을 꼭 빼야만 한다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ISD를 중심으로 한 10개 독조소항 전면재협상, 이것이 지금 필요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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