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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 전투복을 입고 다닌다면? (스압주의, 욕설주의)
게시물ID : military_274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는게뭐니
추천 : 29
조회수 : 4761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3/07/25 18:52:01
님들 하이요 ㅎㅎㅎ
내일이면 불금 이네요 ㅎㅎㅎ
아이 씐나♪
기쁜 마음으로 퇴근하고, 칼로리바란스 하나 물고 글을 쓰네요.
얼마전에, 간헐적 다이어트 한다고 밥 안먹고, 싸돌아 댕겼더니만...
아, 빈혈~ 이러고 ㅅㅅ이 앞에서 연약한 척 하다가 밟혔어요-_-.....
밥 안처먹을꺼면 칼로리바란스 같은거 처먹으래요...
이런 아름다운 새끼가...-_-
님들, 다이어트 한다고 굶지 마세요...
한방에 훅 가요-_-;;;;;;;
 
 
까놓고 말해서, 공군은 전투복 입고 돌아 다닐 일이 별로 없다.
외출,외박,휴가 다니는 병사들 조차도 약복을 입고 나가고.
(이번년도 부터 신형 전투복 입고 휴가 나가도 된다고는 하던데, 전통(?)이 쉽게 없어 지나요?
그러다 보니 신병들은 아예 약복입고 나가야 하는구나~ 하는걸 당연하게 알더군요ㅋ
공군 병사분들. 신형 전투복 입고 외박이나 휴가 나갈수 있습니다!)
병사들도 그럴지언데, 간부들은 오죽 하겠는가? 그냥 사복입고 다니거나, 간혹가다 출퇴근 하는
간부들이 집에서 부대갈때 전투복 입고 출근 하는것 외엔. 거의 전투복 입을 일이 없는것 이다.
(공군은 모든 행사를 약복 아니면, 정복 이기때문에 절대적 으로 전투복 입고 나갈 일이 없긴하죠.)
그런데 나와, 내 맞고참은...
전투복을 입고 나갈수 있는 특이한(?) 체험을 하게 되었으니.
그건 바로...
올해 5월 초 쯤에 실시 되었던 간부들의 신체검사 때문 이었다.
타군은 모르겠는데, 공군 간부들 같은 경우는 민간병원에서 출장식 으로 들어와서
주말 제외한 5일동안 신체검사를 받게 되는것 이다.
(5일내내 받는게 아니고, 5일 중 하루 반나절 정도 시간 내서 아무때나 검사 받아라. 하는 그런 식.)
신체검사 하면 미필들은 그냥 학교에서 몸무게 재고, 키 재고...이런 간단한 걸로 생각을 하겠지만.
군부대 신검 같은 경우는 키,몸무게,시력은 기본 이고. x-ray 검사, 피 검사, 소변검사, 초음파, 치아검사 같은 나름대로
정밀한 신검을 받는다. 여기서 개인돈 내면 자궁경부암 검사 라던지, 간암 이라던지, 하여튼 암 검사 같은 것도 검사가 가능 하댄다.
6년동안 신검 받을 일이 있다면, 나와 맞고참은 사이좋게 손 잡고 신검 받으러 갔었는데.
올해엔 근무가 맞고참이 근무 갔다가 오프하고 담날 출근하고, 그 담날은 내 근무고.
이런 식으로 신검을 못갔고, 아니면 일이 바쁜다던지...(절대 귀찮아서 안간거 아님.)
그래도 서로 같이 가겠다고, 기다려 주다가... 결국 신검을 못 받은 것 이다.
신검 못받는게 대수인가?
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어느군 이던간에 간부들은 신체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 그래야 신체검사에 대한 등급을 받고(1,2,3 등급 이런 식)
장기복무나 근무성적을 평가 받을때 그게 필수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중요한! 신검을 안갔으니, 빡친 우리의 선부님(육군은 행보관)
여기저기 전화를 돌리시곤, 외출증을 끊어 주셔서 '00병원에 전화해 놨으니까 신검 받고와라' 하시면서 밖으로 쫓아내셨다.
그래서 둘이 주섬주섬 정비복 에서 전투복 으로 갈아입고.
맞고참 차를 타고, 싸재병원에 가서 신검을 다 받았고.
'검사결과는 나중에 부대로 배송 됩니다~' 하는 이쁘게 생긴 언니야의 상큼한 미소를 뒤로 한 채,
다시 부대로 컴백 할려고 했으나.
맞고참이 '나 잠깐 담배 좀 사올게.' 라고 해서 (올때 먹을것도 사오라고 징징 거렸음)
맞고참 차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차라리 들어가서 기다릴 것을...
때는 5월 초. 날씨가 너무 좋았다. 살랑살랑 한 바람과, 길가의 꽃내음들, 맑고 푸른 하늘...
'우와, 여군이다~' 라며 희귀동물 바라 보듯한 사람들의 시선만 아니면 말이지;;;
그런데 왠 엄마 뻘로 보이는 아줌마와 내 나이 또래의 젊은 남자가 내 앞으로 다가왔다.
"저기요~ 뭐 좀 물어볼게요~' 하는 아줌마의 말에. 난 반사적 으로 입가에 미소를 띄운채
'예. 말씀 하세요' 하며 군기 든 군인 티를 팍팍 내었고.
'저도 어릴때 여군이 꿈 이었거든요. 너무 멋있네요.'
하는 아주머니의 말씀에, '아, 아들을 공군으로 보낼려고 물어보려는 구나.' 라고
멋대로 판단을 했었다. 그래서 더더욱 친절히 알려 드려야지~ 하는 나름 기특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그런데...이 아줌마, 뭔가가 이상했다.
여군이 꿈 이라면서 부대생활에 대해 물어보는것도 아니고, 아들 군대에 보낼려고 하는것도 아니고.
이상하게 자꾸...
'간부도 복귀 시간이 따로 있나요?', '몇시까지 들어가셔야 해요?' 라고
자꾸 내 복귀시간만 물어 봤고.
점점 알수없는 경계심을 갖게 되었는데...
'뭣땜에 그러시는데요?'
'얼굴이 참 이쁘게 생기셨는데요. 군생활 많이 힘드시죠? 타고난 복은 좋으신데, 안좋은 기가 몰려 있는게 보이네요.'
..............사이비 종교 였던 것 이다.
'보통이라면 그냥 지나치겠지만, 군인 이시고. 제가 어릴때 꿈이 여군이다 보니 그냥 지나칠수가 없어서요.'
'아, 예'
보통 가면 그러거나, 말거나 무시 하고 가겠지만...그놈의 '국가와 국민에게 친절히 대해야 하고, 봉사 해야 한다는 교육이 원망 스러웠다.'
그래서 혼자 주절주절 떠드는 아줌마의 말을 무시하고, 맞고참 왜이리 안오나... 먼산을 보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여군분. 요즘 군생활도 힘드시고, 부모님도 자주 싸우시죠? 그게 다~ 억울하게 돌아가신 조상님을 안돌봐서 그래요.
그 분이 저승에서도 한이 많아서, 후손들을 괴롭히고 있는거예요! 얼른 제를 올려서 그 한을 풀어 드려야 해요'
...........이 여편내가 미쳤나. 남의 씁슬한 가정사를 왜 들먹이는거야? 그리고, 우리나라 역사가 반만년 인데.
그 중에서도,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들이 한,두명 인가?
그리고 아무리 무시를 해도, 계속 가지도 않고, 앞에서 말도 안돼는 헛소리만 해대는 통에
난 점점 짜증이 났었다. 그렇다. 난 다혈질 인 것 이다.
그노무 대민마찰만 아니었다면, 아니. 사복만 입고 있었더라면 무좀걸린 내 맞고참 양말을 벗겨서
입에다 쑤셔 박는것 인데... 군복 입고 있는게 너무나 원통 할 뿐 이었다.
점점 짜증이 나서, 눈꼬리는 치켜 올라가고. 입에선 아오 ㅆ.....으휴 ㅆ....... 하는 그 와중에.
한손에 봉투 가득 먹을껄 사온 내 맞고참이 나온 것 이다.
기뻐서, '고참이 왔네요. 그만 갈게요.' 하는데도 뭔 할 말이 그렇게도 많은지
고참 한테 까지 내게 한 말과 똑같은 소리를 하는것 이다.
그러고는 '복귀시간 괜찮으시면 수행하는 사람들 보러 안갈래요? 아마 가보고 나면 생각이 틀려질 거 예요.'
하며 어디론가 같이 가자고 귀찮게 굴어대고.
'복귀시간이 얼마 안남아서요.' 라는 나의 말에.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지금 조상님의 원한이 너무 크셔서...지금 안풀어 드리면 가다가 사고가 날지도 몰라요.'
라고 거의 협박식으로 말을 내뱉는것 이다. 차 타고 부대 들어가야 하는 사람들 한테...
열이 받을만큼 받은 난, 뭐라고 한 소리 할려고 했는데.
고참이 내 앞을 가로막아, 욕 하는건 간신히 피할수가 있었다.
그리고 맞고참의 역공격이 시작 되었으니.
'아주머니. 정말 조상님들이 보여요?'
'그럼요. 제 눈엔 다 보인답니다.'
'아깐 수행하는 사람들 보러 가자면서요? 그럼 정식으로 수행 하신건 아니잖아요?'
'소개시켜 드리고 싶은 분들께 비하면 보잘것 없지만, 그래도 저도 틈틈히 수행을 해서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들이 보여요.'
세상에는 여러 성격의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와 토론을 하게 된다면. 처음엔 논리적으로 토론을 하다가, 말빨이 떨어지면 욕빨(?)로 승부를 거는 사람들,
토론을 하다보면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라 횡설수설 하는 사람들, 원래 말 주변이 딸려 토론내내 어버버 하는 사람들.
그리고.... 상대방이 한 말을 꼬투리 잡고, 또 잡고, 상대방을 미치게 하며. 절대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말을 하는 사람들.
내 맞고참은...마지막 스타일 인 것 이다.
'그러니까 아주머니가 하시는 말씀은, 조상님 중에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들이 계셔서, 현재 후손인 우리들 에게
해코지를 가하는거라 일이 잘 안풀린다는거죠?'
'네, 그렇죠. 그러니 정성을 다해. 제사를 지내고, 그 업을 풀어줘야만 모든게 다 잘 풀리는거예요.'
'음...그렇군요. 그런데 아주머니, 중이 제 머리 못 깍는다던데...아주머니 본인의 일은 잘 모르시는것 같아요.'
'네?'
'자랑은 아니지만, 집안 대대로 무당이다 보니...가끔 안보이는게 많은 편 인데, 아주머니 등 뒤로.
원한령 같은게 엄청 많이 보이네요. 나쁜짓 많이 하셨죠? 순진한 사람들 꾀어내서 돈 뜯고. 하는 것들이요.'
여기까지의 대화중...내 맞고참은 계속 스마일~^ㅡ^ 을 유지하며, 대화 내용을 모르는 사람들이 봤을땐
거의 아주머니가 군인에게 길을 물어봤는데, 친절한 미소와 함께 길을 친절히 알려주는 것 쯤 으로
완벽히 오해 할만큼... 정말 계속 친절한 미소를 띄우며, 이 무서운 얘기를 아무렇게 않게 하는 것 이다.
당연히 그 아주머니는 얼굴이 씨벌개 져서, '무슨 소릴 하는거 예요!!! 그런적 없어요!!! 저 수행하는 사람 이라구요!!!'
라고 소리를 앙칼지게 지르셨고. 맞고참은 끝까지 웃으면서
'본인이 저지른 죄는, 언젠간 돌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원한이 쌓이고, 쌓이면 원한령들이 달라 붙는데,
한두명이 아니네요...조심 하세요. 그렇게 죄 많이 짓고 사시면, 언젠가는 제사만 지내는게 아니라, 제삿상 받으셔야 할지도 몰라요^ㅡ^'
하며 정말, 상큼하게 말을 하는것 이었고. 아주머니는 기가 차서 하참, 하참 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말 한마디 없었던 젊은 남자를 데리고 사라지셨다.
그런 사라져 가는 아주머니와, 총각 등 뒤를 구경하며, 맞고참을 해맑게 웃으면서
입에 담배를 물고, 불을 붙였으며.
'선배, 근데 진짜 집안이 무당이예요?'
하는 나의 질문에.
'아니? 우리집 성당 다니는데? 아까 그건 그 아줌마 떨굴려고 구라 친거지' 하며
맛나게 담배 연기를 뿜는것 이었다.
'......................' 어이가 없어 하는 나를 놔두고, 맞고참은 딸기 우유 하나를 건네 주었고.
막 마시려는 차에...
'군인분들, 내가 차비가 없어서 그런데 돈 좀 빌려줄래요?'
하며 왠 할머니로 보이시는 분이 나타나셔서, 돈을 요구 하셨다;;;
'에.....? 차비요?? 어디 사시는데요?'
'저어기~' 
'아니, 어느동 사시는데요? 가는길에 태워다 드릴게요.'
라는 나의 맞고참 말에.
'아니야,아니야. 바쁠텐데 안그래도 돼. 차비만 좀 빌려줘요'
하며 당연하듯이, 꼭 줘야 한다는듯이 손을 내미셨다.
거참....
결국 맞고참이 천원짜리 한장 드렸는데도,
'나 시내버스 아니야. 멀리 가야돼' 
하며 총 5천원을 받아 가셨고.
다시 맞고참은 담배를 물고. 그 할머니의 힘찬 발걸음을 물끄러미 바라만 보았다.
아주머니면 아까처럼 말빨로 승부라도 내지, 할머니 분 이신데..
뭘 어쩌겠나...당연히 드려야지......
그리고 잊을 수 없는 맞고참의 명언.
'아주 기냥...군인이 만만하지?'
라며 둘이 쓸쓸히 부대로 돌아갔던 기억이 떠오른다.
사복을 입으면 생전 안겪을 일 인데, 전투복을 입고 가서 그런지...
대민마찰이 무서워 휘두르면, 휘둘릴수 밖에 없는 불쌍한 군인들...
우리 언제까지 이런 인식 속에 살아가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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