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3월 24일 수요일 현지시각 8:45p.m 올림픽 축구 예선전 한국 vs 말레이시아 경기가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것을 알고 있는지.
학원 오후 수업까지 제껴가며- 무려 3000여명의 교민들과, 이번 경기를 위해 한국에서 날아온 20여명의 붉은악마들과 함께한 경기는 정말 꿈같았다.
여튼, 티켓은 말레이시아 돈으로 10불. 한국으로치면 약 삼천원정도. 한국에 비하면 터무니 없이 싼 티켓값. (교통비, 티셔츠값 포함 약 만원정도-)
7시, 한인회에서 마련해준 12대의 버스중 1호차에 타고 경기장으로 출발했다. -사실 버스도 터무니 없이 모자랐음.- (한인회에서 예상한 인원은 5백여명이었으나, 불어나고 불어나서 수천명이 되었으니 표가 모자라 난리가 나고, 버스도 10대에서 12대로 늘렸지만 그 많은 사람을 태우는건 무리였으므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자가용을 이용하여 갈 수밖에 없었음.)
여차여차해서 도착한 경기장은 경기시작 한시간 전임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은 붉은 색으로 뒤덮혀있었다.
(예상보다 많은 인원으로 인해 한국에서 온 붉은악마들로는 사람들 제어가 불가능할 정도여서 현지에서 응원단을 급조했다는 소문이.)
전반전 시작 후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일어나 응원을 시작했고, 커다란 태극기가 내 머리위를 덮고 지나갔을때는 정말 두근두근했었다. (냄새 또한, 이루말할 수 없을정도로 판타스틱. 순식간에 정신이 혼미해짐.)
전반전 4분을 남겨놓고 '여러분! 이제 정말 4분 남았습니다! 우리 선수들에게 마지막까지 힘을 줍시다!'하며 더 큰소리로 응원을 시작하자마자 골이 터져나왔다. 그때의 기분은 정말 뭐라 말 할 수 없었다. 정말로 눈물이 흐를뻔했다.(흐르진 않고 찔끔)
사실 그 경기장이 원래 축구 경기장이 아니어서 관중석과 거리가 좀 있었기 때문에 스릴감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티비로 보는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었다.
나라 떠나면 다 애국자 된다더니, 정말 한달도 안되었는데 한국 생각이 간절했던 터라- 신문같은데서 'korea'라는 이름만 봐도 설레고 했었는데, (한국인만 보면 기분이 좋고, 한국말만 봐도 들뜨고, 한국 소식만 들으면 아무리 나쁜 소식이라 해도 반갑게 들렸었음.) 마침 그 때에 본 경기(그것도 이긴)여서 한국 생각이 더 간절해진건 말할 것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