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버클리 다운타운에 있는 셔턱 극장에 걸린 '태극기 휘날리며'의 포스터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가 미국의 한인 사회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미국의 한인 언론은 연일 대서 특필하고 있다.한국의 포털 사이트에 올라오는 기사를 봐도 '태극기'는 미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상영 첫날부터 한인 밀집 지역인 버지니아의 페어팩스에서는 매진 사태를 빚었고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등에서도 좋은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곳 버클리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각 한인 언론에서는 한국 영화의 쾌거를 연일 보도 했고 한인 사회의 웹사이트에도 감동 받았다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리포터가 정작 궁금한 것은 미국인 사회에도 그 만큼 인기가 있는지 하는 점이었다. 상영지가 미국인 만큼 한인들만 모여 관람하는 영화가 되서는 진정한 '미국에서의 흥행작'이라고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리포터는 그 점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보도를 접했으나 정작 미국인 관람객이 얼마나 ‘태극기 휘날리며’를 관람했는지는 보도 되지 않고 있었다. 단 한마디 언급된 것이 "앞으로 미국인들도 늘어날 것"이라는 보도였다. 리포터는 지난 8일 버클리의 셔턱에 있는 극장을 찾았다. 지난 3일에 개봉을 했으니까 6일 째를 맞는날이었다. 개봉 시기보다 조금 늦었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이 지속되고 있는지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다소 늦게 찾는 것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단한 인기라는 기사들을 접하고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몰려 있으리라고 기대하고 갔으나 200석이 넘는 관람석에는 모두 12명이 앉아서 관람을 했는데 한국인이 아닌 사람은 세 명 밖에 되지 않았다. 텅 비어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극장 안은 썰렁했다. 보도에 의하면 노동절이 끝나고 사람들이 돌아오는 이번 주는 더 많은 관람객이 찾을 것이라고 했는데, 많아 진 게 열 두명 밖에 되지 않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봉 다음 주이고 한인 밀집 지역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한다 해도 12명의 관람객은 떠들석한 언론 보도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었다. 스필버크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비교할 정도로 호평을 하고 있는 주요 일간지의 부추김에도 미국인들의 관심을 끌어내기는 힘든 것일까? 영화가 끝나고 나서 백인 남성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데이빗이라고 이름을 밝힌 그에게 "영화가 어땠느냐"고 묻자 "좋았다"는 말만 했다. 그의 얼굴에서 감동의 빛을 발견할 수는 없었다. 인터뷰를 통해 그는 "화면이 너무 클러스업 신이 너무 많아 혼란스러웠다"는 점과 빠르게 전개되는 내용이 한국 역사와 정서에 익숙하지 않은 그네들에게는 자막 만으로는 완벽한 감정 몰입이 힘들었다는 지점을 지적했다. 리포터가 영화를 본 것이 5시 20분 것이었고 다음 상영 시간은 8시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음 영화 시간에도 다시 극장 안에 들어가 확인했으나 상황은 비슷했다. 겨우 열 세 명 만이 앉아 있었고 오히려 미국인은 더 줄어 단 한명 밖에 없었다. 한국 언론과 미국의 한인언론이 말하는 '미국에서의 태극기의 인기'는 단지 미국에 사는 한국인들 사이의 인기를 과장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지우기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