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토요판] 김종대의 군사 / ‘KF-X’ 재앙의 막전막후
브루나이에서 열린 ‘제2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 참석 중인 김관진 국방장관이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과 만난 때는 2013년 8월28일이었다. 언론은 이날 회담에 대해 양국 국방장관이 전작권 전환 시기의 재연기 문제를 논의했으나 일부 이견을 보인 것으로 보도하였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다. 예정된 일정보다 하루 앞당겨 29일에 귀국한 김 장관은 미리 각 군 참모총장과 이용대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장을 소집해 놓았다. 일정을 앞당겨 총장들과 협의할 사항이 있고, 여기에 전력자원관리실장이 배석했다는 것은 분명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이하 방추위) 안건과 관련이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었다. 이때는 미국 보잉사의 F-15SE가 차기 전투기(F-X) 사업의 가격 입찰에 단독으로 통과하여 유력 후보 기종으로 사실상 굳어져가는 시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