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부대는 비가 좀 많이 올 때에는 중대에 있는 강당에서 아침 점호를 받곤했습니다. 강당 실내 점호때는 이상하게도 꼭 한명씩 조는 사람(일명 뻐치기?? 부대서는 그렇게 불렀내요. 양반다리 하고 허리를 최대한 곧게 펴고 두주먹을 정확히 무릎위에 붙여야 해요. 물론 팔도 최대한 곧게 펴야 됩니다. 지금 글쓰다 해보니 채 3분도 힘든.... 암튼 그런 자세로 점호 시작전부터 대기합니다. 뭐 중대 누구 밑으로는 안해도 되었던)이 나왔습니다.
조는 사람이 나오면 일부 간부는 그냥 넘어가지만 대부분 한소리는 듣죠. 군기가 빠졌다고. 자랑은 아니지만 부대에 구타가 좀 있었고 그런거 걸리면 체력단련을 빙자해서 몸좀 굴리거나 약간의 주먹들이 오갔죠. 약간의 악습들도 있어서 탈영하는 병사들이 좀 있던 부대였네요.......
암튼 저는 그런 일이 없을 줄 알았어요. 어떻게 되는지 아니까 눈에 빡 힘주고 최대한 버티고 버텼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실내 강당 아침점호 끝날 무렵에 살짝 졸았습니다. 조는 것도 몰랐네요. 그일이 아니었다면.
번쩍 했습니다. 순간 숨을 잘 못쉬었던 기억이 있구요. 정신차리고 친한 고참 및 후임에게 물어보니 간부가 점호 끝내고 나가다 제 복부를 발로 차고 갔다고. 워커를 신고 있었구요. 엄살없는 사람이 소리지르며 바닥을 뒹구니 자기들도 좀 놀랬다고. 그때 가슴 근처에 멍이 한동안 있었습니다. 다행히 별도의 체력훈련과 주먹질은 오가지 않았고 그냥 약간의 욕만 먹고 넘어갔구요.
그뒤로 그 간부가 타부대로 갈때까지 미치겠더라고요. 저걸 확... 그냥 이생각만 하며 참았죠.
끝내 그일을 사과는 커녕 지 기분이 나쁜날에는 다른 병사들에게 화풀이를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욕설과 손찌검을 하면서요.
시간이 아주 많이 지나서 제 기억엔 그런 사람 이었습니다. 그 간부는.
가끔 술안주 삼아서 지금은 베프인 선임과 그 인간 이야기를 하면 10년이 훌쩍 넘었어도 X놈인건 분명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