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읽어주세요..........
오유 회원을 탈퇴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글을 올립니다.
오유를 알게된 건 2010년이었습니다.
제가 오유를 시작하게 된건 착하기로 소문난 대학교 친구의 추천때문이었는데
인터넷 커뮤니티라고는 전혀 모르던 제가 오유에 푹빠지게 된건
저랑 비슷하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이 많아서였죠.
남욕못하고 따뜻하고..... 안생기고... (ㅠㅠ) 하하....
겨우 웹사이트일 뿐인데....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저로서는 이런 사람 냄새 났던 오유에 대한 애정 비슷한게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바보를 자처하면서 헌신적으로 이 사이트를 운영하신 운영자님....
직접 만난 적도 없지만 왠지 모를 운영자님에 대한 친근감? 뭐 이런거 때문에 지금까지 오유를 계속해왔던 거구요.
지금까지 2년간의 오유생활을 돌이켜보면 기억에 남는 게시물들이 말로 다 할 수 없이 많네요
르메리아님이 좋은글 게시판에 올려주시던 글들, 외로운 맘을 달래준 Qoo™ 님의 아이유 플짤들
TheN님의 연작 연애소설 "제 연애 얘기를 들어주실래요... ?", 계란말이@님의 수필들... 특히 "모과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베오베 종결자 동물의피님의 다양한 소재의 글들... 노시팔님의 전효성을 비롯한.... 음.... 뒤는 생략
여기 고민게시판에서 스쳐지나간 많은 사연들....
--특정닉네임 언급은 피하라고 하지만 이제 떠나는 마당에 친목질이다 하실분은 없겠죠??--
쿨가이 관우 댓글들을 보면서 낄낄 댔던 기억도, 안생겨요 댓글들을 보면서 "이 못된 사람들!" 하면서 킥킥 댔던 기억도
....이젠 좀 씁쓸해지네요
아참, 인터넷하다 난생 처음으로 눈물 났던 글도 생각나네요. 2년전 일인데도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있어요.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284843
여고생인데 고작 노트살 돈도 없다는 사연....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이 고등학생의 푸념에 많은 사람들이 격려와 응원과 진짜 실질적인 도움을 줬던 일들....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이친구 결국 대학붙었더군요.
저도 이때는 독립못하고 용돈 받고 다닐때라 비록 아무것도 못 도와줬지만....
괜히 제가 다 뿌듯한 그런느낌이었어요.
이건 대학 붙었다는 인증글이었구요.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328498
그랬던 오유가 변했습니다.
사실 2년전만 해도 오유는 인터넷 이용자 중에서는 나이가 꽤 있는 연령층이 주였어요.
위에 링크 들어가서 도와주겠다는 댓글만 봐도 알 수 있을겁니다.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 정도?? 요새는 그분들 다 어디가셨는지 모르겠지만......
고등학생이라도 왔다치면 꼬꼬마 왔다고 되게 귀여워하고 그랬는데... 하하하
그래서 그런지 격하게 흥분하는 일도 드물었고
특히 유머자료라고 해도 남들이 상처받을 만한 자료면 "어유 그런데 이런건 좀 아니지 않아요?"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뭐 요새 애들이 뭐 선비가 어쩌고 이러는데....
오유가 선비소리를 듣게 된 것은 오유를 출입하는 주 연령층이 낮아져서 그런게 아닌가 싶네요.
그 고리타분함을 견디지 못한 어린 분들이 원래 그랬던 오유의 색을 비하하는 일들을 많이 봤고요.
이제는 특정인, 특정계층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이 나와도 제지하는 사람이 없으니.....
특히 이번 대선 이후 50,60대에 대한 비난이 그렇게 많은 메달을 받은 일은 저로서는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그런 변화가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도 없지만.... 이제 저랑 오유의 성향은 맞지 않는가 봅니다.
사실 오유 변했다 얘기 나온 것이 일베, 대선 때부터는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오유에 처음으로 실망했던 이른바 "x선비" 논쟁이 그 시작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선비"는 뭐고 "x선비"는 뭐느니...
이게 업로더에 대한 시비 문제로까지 이어져서
그당시 헤비업로더였던 몇몇분들이 오유를 떠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오유의 흑역사라 할 수 있는 GomTing 사건도 있네요.
관련글 링크입니다.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gomting&no=205&page=6&keyfield=&keyword=&sb=
요약하자면 gomting이라는 아이디를 가지고 있는 악플러때문에 오유인들이 골치를 앓고 있었는데
우연히 본명이 드러난 캡쳐를 얻게되고 그 사람의 스타2 아이디가 GomTing이라는 점에서 악플러라고 확신.
오유인들이 이사람의 미니홈피, 핸드폰 전화번호 등 테러를 시도하고 그 사람은 물론 오유라고는 전혀 모른다는 입장이었죠.
GomTing 사건은 저도 정황상 그 확신이 90% 사실에 가깝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댓글은 안달고 지켜보고만 있었지만--
실제 수사결과 사람들의 기대하고는 정반대로 나와서 저는 물론이고 많은사람들이 멘붕했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오유인들은 그런 사건들에서 전혀 배우지 않은것 같아요.
이번엔 부정선거니 뭐니.....타진요와 많은 부분이 겹치는 모습...... 점점 오유 들어오기가 불편해지네요.
2년전.... 내가 오유를 한다는 일이 자랑은 아닐지언정 남들에게 들어가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오유였습니다
이젠 어디가서 오유한다고 하기가 부끄러운 정도입니다.
바보 운영자님 때문에 오유에 계속 마음은 남아있었지만
오유에 들어오면 마음이 불편해지는 지경에 이르러 더이상 회원을 유지할 수가 없을것 같습니다
즐거웠습니다. 2년동안 고마웠습니다.
이 글로 그 애정을 다 표현하기에는 부족하지만
글은 이쯤에서 줄여야할 것 같네요
운영자님도 계속 응원할게요. 힘내세요.
제가 인터넷을 계속 하는 한
사람 냄새나는 다른 사이트를 찾아서 떠돌아 다닐것 같습니다.
사람이 먼저인 사이트, 오유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사족)
저도... 그동안 물론 변하긴 했습니다.
최근들어 과학게시판에 툭툭 쏘는듯한 댓글을 많이 달았었는데요.
오유에 대한 실망감에 그랬다고.... 변명아닌 변명을 이기회에 하고싶네요.
제 리플에 상처받으신 분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