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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무현 전 대통령 명연설
게시물ID : sisa_5919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imSn
추천 : 17
조회수 : 1707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5/05/10 20:51:15
 
조선 건국 이래로 600년 동안 우리는
권력에 맞서서 권력을 한 번도 바꿔보지 못했다.
비록 그것이 정의라 할 지라도, 비록 그것이 진리라 할 지라도
권력이 싫어하는 말을 했던 사람은, 또는 진리를 내세워서 권력에 저항했던 사람들은
전부 죽임을 당했다.
그 자손들까지 멸문지화를 당했다. 패가망신을 했다.

600년 동안 한국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권력에 줄을 서서 손바닥을 비비고 머리를 조아려야 했다.
그저 밥이나 먹고 살고 싶으면 세상에서 어떤 부정이 저질러져도,
어떤 불의가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어도,
강자가 부당하게 약자를 짓밟고 있어서 모른 척하고 고개 숙이고 외면해야 했다.

눈 감고 귀를 막고 비굴한 삶을 사는 사람만이 목숨을 부지하면서 밥이라도 먹고 살 수 있었던 우리 600년의 역사,
제 어미니가 제가 남겨주었던 제 가훈은
'야 이 놈아, 모난 돌이 정 맞는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바람부는대로 물결치는대로 눈치 보면서 살아라.

80년대 시위하다가 감옥간 우리의 정의롭고 혈기 넘치는 우리 젊은 아이들에게
그 어머니들이 간곡히 간곡히 타일렀던 그들의 가훈 역시
'야 이놈아,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그만둬라' '너는 뒤로 빠져라'
이 비겁한 교훈을 가르쳐야했던 우리의 600년 역사, 이 역사를 청산해야 합니다.

권력에 맞서서 당당하게 권력을 한 번 쟁취하는 우리 역사가 이뤄져야만이
이제 비로소 우리의 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이야기할 수 있고,
떳떳하게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우리의 대통령이 했던 말입니다. 국회의원도, 자치단체장도 아닌 국가원수가 했던 말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불과 10여년 전에 저런 생각을 지닌 분이 대통령이셨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에게는 너무나도 과분한 대통령이었습니다. 우리는 그를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요즘도 늘 위기의식을 느낍니다. 정부의 부정부패와 민주주의 및 법치주의 유린이 습관적으로 일어나는 순간에도
꽤 많은 시민들은 맹목적으로 정부의 편을 들고, 법원의 편을 들고, 국회의 편을 들고 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 정부, 법원, 국회의 편을 드는 국민이 아닌
정의를, 자유민주주의를, 법치주의를, 정당정치를 편드는 국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편에 정부와 법원, 그리고 국회가 서는 대한민국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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