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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결승전 총평
게시물ID : athens_30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지껄이기
추천 : 11
조회수 : 69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08/08/24 02:29:44
"국민들 똥줄이 타는동안 제 수명은 절반이 줄어들었을겁니다"(이 대사는 픽션입니다. ^^ 오해 없으시기를)

김경문 감독의 속은 이렇지 않을까?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목에건 대한의 자랑스러운 건아들... 그들을 그라운드의 정상까지 이끌어 오면서 아마 가장 많이 속탔던 사람은 김경문 감독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습니다."

그가 올림픽 대표팀 선출에 대해 한 말이다. 

 

"이승엽이 한건해줄거라 믿었습니다."

이승엽의 일본전 첫 홈런에 대해 이승엽은 눈물을 뿌렸지만 그는 웃음을 뿌렸다. 길고 긴 어두운 터널이 끝나고 밝은 태양과 맑은 공기의 상큼함을 느끼지 않았을까? 1할 빈타에 허덕이는 타자를 4번에 고정하고 밀어 붙이기란 말처럼 쉬운일이 아니었을테니 말이다. 

 

"후배들에게 너무 미안해서..."

그 한마디... 그 한마디에 그가 어떠한 심정이었는지, 얼마나 힘들어 했었는지, 얼마나 배트를 들고 조용히 휘두르고 또 휘둘렀을지, 이를 꽉 깨물고 얼마나 치고 싶어했는지, 괴로웠는지... 그리고 그가 왜 대한민국 4번타자인지를 이해할수 있었다. 

 

 

 

드디어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경기가 끝났다. 결과는 금메달 대한민국, 은메달 쿠바, 동메달 미국이라는 성적을 남겼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경기를 보며 한편의 드라마라 이구동성하는것은 아마도 "각본없는 드라마"라는 야구의 묘미를 보두 보여 주었기 때문 아닐까 생각한다. 

 

캐네디 대통령이 제일 재미난 스코어라 생각되어 진다 붙여진 8:7 스코어뿐 아니라 콜드게임에 이번 경기에 한정되어 적용된 승부치기, 역전승 그리고 야구의 백미라는 투수전까지...

 

평생가도 몇번 볼까 말까한 명승부를 모두 보여 주었다고 생각한다. 

 

야구의 신은 장난꾸러기?

야구의 신이 있다면 아마도 엄청스레 장난꾸러기인가보다. 특히 한국팀에 장난치는걸 좋아하는걸까? 23일 마지막 결승전에서 한국은 되살아난 국민타자 이승엽의 선취 투런홈런으로 기분좋게 2-0으로 앞서 갔다. 

 

승기를 잡은 한국의 벤치는 뜨거웠고 힘을 얻은 류현진은 매서웠다. 그러나 야구의신은 "야구의 재미는 이런게 아냐!"라며 바로 쿠바에게 1점을 선물해 버렸다. 쿠바벤치가 차가워 지는것이 싫었나?

 

한국이 또 1점을 내어 도망가니 다시 1점을 쿠바에게 주며 야구의 신은 끝까지 장난을 멈추지 않았다. 다행인것은 이 장난꾸러기 야구의 신의 장난도 거기까지... 승리와 금메달 그것은 한국팀의 몫이었다.

 

괴물 류현진! "괴물 속편 중국에서 찍는다면서요? 그럼 내가 주인공인가?"

이승엽의 선제 투런포로 편하게 경기를 시작했지만 바로 1점 홈런을 내주어 흔들리는가 했다. 그러나 괴물은 괴물! 묵묵히 그는 마운드를 지켜냈고 그의 공은 여전히 매섭게 뻣어갔다. 

 

강민호와의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든든한 수비진의 후원을 받아가며 정말 끝까지 잘 던져 주었다고 생각된다.

 

문득 "구대성 아자씨랑 송진우 할배랑 이경기 보면서 '쟤 내가 키운얘야~' '제가 키웠는데요?' 라며 말싸움하지 않을까? 얼마나 흐뭇하게 보고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홈런 두방을 맞았지만 평정심을 끝까지 유지하며 8.1이닝을 정말 잘 막아 주었고, 승리를 지켰고, 멋진 웃음을 보여주었다. 막판 심판이 헛짓만 하지 않았더라도 아마 마무리까지 멋지게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마져 드는것은 아마도 그가 진정한 "괴물"이기 때문일것이다. 

 

흔히 투수는 홈런을 맞은것보다 홈런을 맞은 뒤가 중요하다 했다. 그것은 야구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홈런 맞은 쿠바의 투수와 류현진의 1회를 보면 얼마나 류현진이 대단한것인지 알수 있지 않을까? 류현진... 그는 자신이 왜 괴물인지를 증명했다.

 

화려하지 않지만 팀으로 뭉쳤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보여준 야구는 화려함이 아니었다. 그저 한경기 한경기 충실한 팀플래이로 모든것을 일구어 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들의 승리가 더 값진것이 아닐까? 

 

미국, 일본, 쿠바 모두가 만만치 않은 전력을 들고 나왔고, 객관적 숫자는 그들이 한국보다 한수위라 말하고 있었지만 우리선수들이 가지고 있는것은 대한민국이라는 이름 오로지 하나뿐이었다.

 

주자가 나가면 진루타를 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부상이 있어도 이를 악물고 뛰었고, 실수를 하더라도 화이팅을 외쳤다. 

 

풀이 죽은 한기주를 다독거렸고, 당일 선발 투수를 응원했고, 빈타에 허덕이는 이승엽에게 믿음을 보였다. 감독을 믿었고 코치스탭을 믿었으며 자신들을 믿었고 그것을 증명했다. 

 

팀스포츠... 야구가 왜 스타 스포츠가 아닌 팀 스포츠임을 보여준 멋진 경기였다.

 

 

 

 

"당신들때문에 똥줄이 많이 타고, 심장이 오그라들고, 미친듯 담배도 피고, 술도 마시고, 웃고, 울고, 즐기고, 만세도 부르고, 목이 쉬었지만... 너무도 즐거웠고 통쾌했으며 시원하고 행복합니다. 누구라고 말할것 없이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모두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당신들이야말로 진정한 세계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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