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서 비상시 산소호흡기를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안내를 받을때,
어린이와 동승했을 경우 보호자가 먼저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다음 아이에게
호흡기를 씌워주라는 안내를 들으며 의아했답니다.
무조건 아이부터 보호해야 하는 일반적 상식에 어긋난 안내처럼 느껴져서요.
하지만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더군요.
본능적으로 아이를 먼저 챙기다 보면 어른에게 호흡 곤란이 올 경우 아이가 적절한 조치를 취할수 없는 것은 당연지사,
어른과 아이 모두가 위험해 질 수 있는 까닭에 어른이 먼저 착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때로, '나부터' 챙겨야 모두가 평안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야 더 많은 사람이 생존할 수 있는 비상한 상황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나부터 챙기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나부터 살고보자'식의 야비한 이기주의 테두리 안에 내가 속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런 두려움을 극복하고 우선적으로 자기보호 기능을 발동해야 하는 순간을 분별하는 일은 중요합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매일 일정한 시간에 낮잠을 잤는데, 후세의 일부 사가(史家)들은 그걸 '전략적 낮잠'이라고
명명했습니다.
그의 천재성을 발휘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휴식이었다는 의미이겠지요.
다빈치 같은 천재에게만 그런 전략적 낮잠이 필요한 건 아닐 겁니다.
꼭 필요한 순간에 '나부터' 보호할 수 있는 전략적 이기주의가 자동적으로 작동할 수 있어야 성숙한 인간입니다.
물론 치졸한 이기주의를 전략으로 포장하는 사람은 제외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