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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소굴 2
게시물ID : panic_592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키부깅깅
추천 : 18
조회수 : 2052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3/10/24 21:49:19

딸깍 딸깍 

집안의 온갖 수리를 도맡아 하는 할아버지도 고치기 어렵나보다. 


“저. 가가꼬, 퓨즈 한개 사온나.”


내 얼굴에 싫은티가 확 

난 대답대신 소파에 원투펀치를 먹였다.


‘아뿔싸. 할아버지한테 또 회초리..’


6.25상이용사 출신이신 할아버지는 어릴때부터 그렇게 날 때렸다.

유치원에 들어가기전에도. 엄격하게, 군대예절을 가르쳤다. 

할아버지에게 , 진지드셨어요? 라고 하면 맞았다. 진지드셨습니까?가 예의에 맞는 말이라고 배웠다.

심부름은 칼같이 해야하며. 

쉽게말해서. 우리집에서는 할아버지가 가장 고참, 내가 가장 쫄병이다.


내가 태어나기전에는 할머니도 많이 때렸다고 하는데..

본적은 없는데 가끔 내 다리에서 피가 철철날때까지 때리시는거보면. 그랬을거같다. 


아무튼, 나는 뭔가 날라오겠지. 라는 생각에 움찔하고 있는데.

의외로 할아버지는 아무 대꾸가 없으시더니. 

아무말없이 우산을 펴고 밖으로 나가신다.

죄송한 마음에. 


“할아버지 제가 가께예. 비마이 옵니더.”


“아이다 쉬라.”


죄송한 마음이 자꾸들어서 불안하기도 하고 .

빗소리외엔 고요한 집안에 홀로있는것도 싫다.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여름이 될텐데...

저 시체들.. 어떡하지...


하아..

땅이꺼져라 한숨을 쉰다. 


...



맨처음 살인은 우발적이었다. 

기억도 좀 희미한데. 누군가 날 죽이려고 우리집에 침입을 시도했었다.

그러니까 물론 그사람도 첨부터 날 죽이려고 한건 아니고. 

내가 혼자 집을 보다가 강도를 당한거다.


쬐깬한 초딩5학년, 

그것도 살쪄서 디룩디룩한 애가  눈물콧물범벅이되서. 살려달라고 연신 콧물을 들이키고 있는데. 

그사람은 첨부터 우리집을 털러온건 아니고. 날죽이려고.. 아니 누군가를 죽이려고 온거같다.

암튼 어릴때 할머니가 쓰던 부엌칼을 들고.  나를 어떻게 죽일까 고민하던 그사람은 


..근데 왜날 죽이려고 했을까...


공교롭게도 내가 찌른 칼에 죽었다. 죽었던가. 

내 기억에는 죽인 기억은 잘 없고.,

아니다. 죽였구나. 

내가 엄마방에 무릎을 끓고 덜덜덜 떨고 있다가, 만년필로 정확하게 눈을 찔렀다.

초딩돼지새끼가 또 힘은 좋아가지고, 비틀거리는 사람을 눞혀서 다시 부엌칼로 몇번 더 찔렀다.

움찔하다가 조용해졌다.


엄마아빠는 여행중이었고. 저녁이 되어 주차장에서 일을 마치고 온 할아버지는 2층까진 잘 올라오시지 

않았기때문에 난 시체를 이불에 돌돌말아. 엄마방 티비밑 붙박이 장에 넣었다. 

엄마아빠는 제주도를 가셨고. 결혼후 첫 부부여행이라 한 삼박사일은 걸린다고 했다.


그날밤 학원을 다녀온 형이. 엄마아빠방에 들어가는걸보고 난 굉장히 당황했다.

다행히 형은 아빠가 빌려 놓은 에로비디오를 보는지, 방에서는 여자의 신음소리만 흘러 나왔다. 

잠시후 형이 벌개진 얼굴로 방 밖으로 나왔지만. 시체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깨끗히 치워놨으니까 모르는게 분명했다.


내일은 수학경시대회라 일찍 자기로 했다. 

학원선생님인 아빠는 형과 나의 성적에 매우 민감해 하신다. 

내일도 ,분명히 ,많이 틀리면, 엄청 혼날거다. 그것도 공개적으로.



난 일치감치 불을 끄고 누웠다.

자기전에 엄마랑 통화를 했는데 별다른 이야기는 하지않았다.  

걱정시키는 건 좋은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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