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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주적은 간부, 간부의 주적은 [ㅇ소위]
게시물ID : military_593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anOf
추천 : 12
조회수 : 3435회
댓글수 : 35개
등록시간 : 2015/10/13 18:24:15

 흔히 말하지요, 병사의 주적은 북한군이 아니라 간부라고.
 아닙니다. 간부의 주적도 간부입니다. 그게 바로 ㅇ소위 입니다 여러분!!
 ㅇ소위는 내 23개월의 군생활의 지뢰이자, 잃어버린 가스마개이자, 녹슬어버린 수통이자, 기름때 낀 보충대 식판이자
 그냥 없었으면 좋았을뻔한, 하지만 있었으니 이리 즐거운 추억아닌 가십거리도 만들어준 소중한 사람입니다.

 이제 슬슬 군대라는 것이 뭔지 알아갈 무렵. 신임소위가 왔다.
 우리는 동원부대로 약 100여명의 병사와 1명의 대대장과 3명의 포대장(포대이므로 중대장ㄴㄴ 포대장ㅇㅋ),
 1명의 통합포대장과 4명의 소위와 1명의 행보관과 1명의 보급관과 1명의 하사(직책이 있었는데 까묵..)가 있었다.
 
 4명의 소위는 내가 오는 걸 못봤으니 뭐라 할 말이 없지만,, 선임들의 말을 들어보면 상당히 얼을 탔었다 한다.
 뭐 내가 온지 얼마 안되서 중위 달았으니 뭐..,

 그 중 ㅇ소위는 동기도 없이 우리 부대로 혼자 왔다. 병사들과 함께 어울리고 싶었는지..
 자신은 허물없는 간부와 병사사이를 꿈꾼다며, 패기있게 자기소개를 했다.
 이제 군대가 하루종일 욕만 먹는 곳은 아니구나.. 라는 걸 느끼게 될 일병쯤이었다.

 첫 주말, 사복을 입고 놀러온 ㅇ소위는 축구를 하기 위해서 팀을 짜고 있던 5포반장에게 "저도 껴도 되겠습니까?" 라는 얼빵을 선빵으로 날리며
 거절당했다..., 

 첫 당직을 스던 ㅇ소위의 떨리던 두 다리는 마치 사시나무를 연상케 했으며, "지금부터 저녁점호를 시작한다." 를 시작으로
 김범수, 김연우 귀쌰대기를 3방 정도 날릴 정도의 바이브레이션을 구사하며 7개의 생활관을 돌며 여러가지 전설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점호 시 2km의 구보를.. 이 놈 혼자.. 낙오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때 부터 병사들이, 간부들이 우습게 봤다.. 병사들은 군가도 부르면서 뛰는구만....

 우리는 간부가 참 부족했다. 그래서 중위 1명이 2개의 직책을 겸하고 있었고,
 ㅇ소위는 수송장교 맡게 되었다. 원래 간부가 워낙 부족해서 수송장교가 없었고,, 군수장교가 수송장교의 역할을 함께 수행했다.
 하지만 우리의 대대장님은 ㅇ소위의 얼빵을 진즉에 눈치 챈 것일까? 이제까지 없던 수송장교의 역할을 ㅇ소위에게 하사하고
 그 때 부터 ㅇ소위의 얼빵은 시작되었다.,

 참고로 ㅇ소위의 별명은 규정대로소위 였다. 뭘 모르면 그냥 규정대로.. ㅇㅋ 규정대로..,
 
 앞으로 많은 이야기를 풀어나가겠지만,, 그 중 신임소위가 상사에게 "자네가 행보관인가" 급의 사건이 벌어지는데..,

 나는 포병대대다. 3개의 포병대대+본부가 뭉쳐 포병연대를 이룬다. 모든 포병대대에는 수송장교 및 수송관이 없었고
 연대 수송관이 한 분 계셨다. 참고로 이 분의 짬은 연대장님보다 높았으며 사단장님보다 높았다.
 그 많은 검열을 모두 보병연대 특할대 공병대 등으로 돌리신 분이 바로 이 수송관 님이셨다.

 참고로 다른 대대로 수송장교가 없었다. 모두 군수장교(중위)가 수송장교의 역할을 했었고, 우리 대대만 수송장교가 생겨버렸다.
 사실 ㅇ소위의 동기들은 다른 포병대대에서 교육장교를 맡아서 했던 것 같은데 우리 대대장님의 선견지명 개 쩜 :)

 수송장교라는 것을 급히 만들어내다보니 인수인계도 많이 없었고, 그냥 차량 배차, 차량 관리, 운전병 관리 라는 말만 들었나보다.
 
 연대 차양대에서는 본부와 3개의 포병대대 운전병들이 모여서 정비도 하고 운행보고도 하고 노가리도 까고 만두도 먹고
 빼치카난로에서 수송관님이 주시던 삼겹살과 고구마, 밤 등을 구워먹었는데.. 그 날 따라 수송관실에 각 대대의 군수장교들이 다 모여있었다.
 군수장교는 보통 중위 중 최고선임이 맡아서 했었는데.. 며 칠 안남은 훈련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았다.

 나는 막사에서 수송장교를 데리고 연대 차양대로 갔다. 배차문제였던 것 같다.
 보통 배차라는 것은 전 날 미리 수송계원이 내야 하는데, 우리의 얼빵 ㅇ소위는 그냥 아침에 시동키고 나가면 되는 줄 알았나보다.
 아침부터 대대장님 샤우팅을 개쳐먹고 연대수송부에 내려가서 남는 차량을 빌려타야하는 상황이었는데..
 수송관실 문 열자마자 "수송관, 남는 차 하나 있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에 있던 군수장교들은 각 대대에서 대대장, 포대장들을 제외한 가장 최선임 간부들이었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중 가장 짬이 높았던 x대대 군수장교가 "야이 개새끼야!!!!!!!!" 를 시전하면서 약 20분간의 샤우팅이 시작되었다.

 참고로 수송관님은,, 준위.. 

 아, 이게 끝이면 얼마나 좋을까.. 앞으로 시작될 ㅇ소위 아니,, 규정대로 소위의 수많은 만행들.. 
 하.. 갑자기 혈압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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