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에 뉴스 보고 경악하고
피해 아동 어머니가 쓴 글에 가슴이 미어졌는데..
몇일전 무죄 판결이 나왔네요.
재판부는 "살해행위가 충분히 인정되지만 발달장애 1급인 이군은 심한 자폐증세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심신상실 상태에서 범행했기 때문에 처벌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아기는 그렇게 아무 죄 없이 죽었고
가족은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는데, 처벌을 받는 사람은 없네요.
이 판결은 피해 아동과 가족 뿐만 아니라
가해 청소년에게도 위험한 판결입니다.
재판부 말대로 심한 자폐증세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심신상실의 상태의 이군입니다.
그러한 이군을 치료감호청구와 부착명령청구까지 기각해버리면, 그 이군은 또 어떻게 하나요?
우리 사회에서는 한 사람의 문제를 당사자 혹은 그 가족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큽니다.
"복지" 라는 말에 질겁하는 사람들이 그 단적인 예지요.
사람인 아기를 던져 살해한 이군은 이미 부모가 감당할 수 있을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키 180에 몸무게가 100킬로가 넘는 심신상실 상태의 19세 청소년을 감당할 수 있는 성인이 얼마나 될까요?
그런 이군이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더구나 19세..만 나이 인지 한국 나이 인지 알수 없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졸업을 앞둔 나이입니다.
이군 뿐만이 아니라 많은 장애인들이 특수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갈 곳이 마땅치 않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물며..이군을..어느 누가, 어느 기관에서 받아주겠나요.
집에서, 부모가 24시간 지키고 있어야 하나요. 100킬로가 넘고 통제가 안되는 남자 성인을..
이군은 자신과 가족을 위해서라도
치료감호청구를 받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치료감호청구가 얼마나 미비한지 관련 종사자에게 전해들어 잘 알고 있고
형량만 채우면 준비안된 상태로 다시 사회로 돌아와 부적응 상태로 악순환 되는 경우도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치료감호청구가 정답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그 모습 그대로 원래 자리에 돌아가게 된 이군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군의 가족은 또 어떻게 해야 할까요?
황망하게 죽은 상윤이,
상윤이를 원통하게 떠나보낸 가족은 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군, 이군의 부모, 이군과 함께 있던 활동보조원, 해당 사건이 있었던 복지관, 관할 구청
이들 모두가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고 책임을 지길 바랬던 제가 멍청하게 느껴지네요.
(사진설명) 사건 당일, 복지관에서 찍은 마지막 사진입니다.
상윤이가 선물받은 젤리를 수업 마치고 복지관 복도에 나와있는 형아와 누나에게 한봉지씩을
나눠주며 먹어보라고 웃음을 건네던 그런 착한아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