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벨소리... 아코디온.... 갈매기.... 삶의 굴레을 암시 하듯 돌아가는 자전거 바퀴살....
푸른 물결이 흐르는 이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노라면 담담한 수묵화 너머로 잔잔히 눈물이 고여든다.
못내 아쉬운 듯 어린 딸을 꼭 안아주고 떠나간 아버지, 매년 그 바닷가로 찾아와, 먼바다 끝으로부터 돌아올 아버지를 기다리는 소녀. 그 세월 사이로 비가 오고 눈이 내리며 소녀는 어른이 되어 가고. 학창시절의 친구들과, 결혼한 뒤의 가족과 함께 바라보는 바다는 언제나 말이 없으나, 그 너머에는 언제나 아버지가 있을 것이라는......
마침내 오랜 기다림의 할머니가 되어 뭍이 되어버린 바닷가로 내려서니 아버지가 타고 떠났을 것 같은 배가 난파되어 뭍에 꽂혀있었네.
그리도 기다리던 아비의 품인 듯 배에 기대어 고요히 잠드는 그녀는 슬며시 다가오는 죽음과 함께 다시금 처녀가 되고 돌아온 아버지의 품으로 안겨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