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집 앞에 마루가 있고, 돌담이 집을 둘러싸고 있는 그런 형태였대요.
어느날 엄마가 동생들(저에게는 외삼촌들)과 마루에 앉아서 놀고 있는데
돌담이 아무래도 딱딱 직사각형으로 떨어지는 벽돌이 아닌 그냥 둥글둥글한 돌을 쌓는 것이다보니 빈틈이 있잖아요?
그 틈으로 갑자기 뱀들이 밀려들어오더래요. 정말 구멍 하나도 남김없이, 모든 틈으로.
그렇게 엄청나게 많은 뱀들이 집 안으로 들어와서 엄마와 외삼촌들이 앉아있는 마루를
일제히 오른쪽 방향으로 빙빙 돌더래요.
그때 정말 우리나라의 온갖 뱀 종류는 다 본 것 같다고 엄마께서 말씀하시더라고요.
정말로 엄청난 종류의, 많은 뱀들이 한치도 한마리도 빠짐없이 마루 주위를 빙빙 돌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겁에 질린 엄마는 마침 가까운 논에서 일하시는 옆집 아저씨를 크게 불렀대요.
'아저씨!!!! 여기 뱀들이 많아요!! 도와주세요!!!'
라고 엄마께서 소리치자, 아저씨께서 얼른 일하던 것을 내팽겨치고 뛰어오려고 했대요.
그런데 그 순간 뱀들이 일제히 다시 돌담 구멍을 통해 집을 나가더래요.
그러니 아저씨가 막상 도착을 했을때는 뱀이 한 마리도 없었죠.
'뭐야, 너희 장난친거야?'
'아니에요!! 정말 뱀이 있었어요!!'
아저씨가 혀를 차며 다시 논으로 돌아가자, 아까 사라졌던 뱀들이 다시 돌아와서 마루를 또 빙빙 돌더래요..
엄마는 아저씨를 다시 불렀지만 또 뱀들은 도망치고...
아저씨가 가시자 뱀들은 또 들어오고...
세번째 불렀을 때는 아저씨가 '저녀석들 또 장난치네'라고 생각하셨는지 들은체로 안하더래요.
그렇게 뱀들이 몇 분 동안 마루 주위를 빙빙 돌다가 사라졌다고 하더라고요...
엄마나 외삼촌들이 다치진 않았구요.
이야기는 이게 끝인데,
사실 저도 이 이야기가 너무 사실성이 없어서 잘 믿겨지지 않아요.
그런데 엄마께서 정말 억울한 말투로 자기는 절대 거짓말 한 적이 없다며 진짜로 있었던 일만을 얘기하는거라고 하시더라구요.
정말이라고 말씀하시는 엄마 눈이 정말 '너까지 안믿다니. 억울하다' 라는 빛을 띄고 있는 것 같았어요.
주작이라고 하면 솔직히 할 말 없네요;; 저도 안믿기는 이야기이니.
혹시 뱀의 이런 이상한 행동에 대해 아시는 분 계시면 댓글로 좀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