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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영화에 왕가위같은걸 끼얹나? 일대종사 내멋대로 리뷰.
게시물ID : movie_140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나리
추천 : 0
조회수 : 69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7/31 14:10:47
일대종사.jpg


옆집엔 중국인 가족이 산다.
옆집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창문을 항상 열어놔서
본의 아니게 부부싸움을 강제 라이브 시청이 가능하다.
뭔 말인지 알아 들으면 훨씬 재밌겠지만 
뭐가 어찌됐든 맨날 깨갱하는건 남편의 몫이다.

역시 중국은 모계사회인가 하며 고개를 주억거리다가
별안간 홍콩영화가 보고 싶어졌다.
느와르 말고, 툭탁 치고받는 무술영화로다가.
중경삼림의 왕가위와 양조위 그리고 장쯔이와 장첸
뭣보다 송혜교(아...실제로 한번만 보고싶다 송혜교..)

여하간 간만에 땡긴 홍콩영화, 일대종사다.

1. 양조위가 사실 조심스러웠다.

견자단으로 이미 굳어진 엽문의 이미지를 깨뜨릴 수 있을까,
이 형 나이가 오십줄인데 대역 안쓰고 매끄럽게나 할 수 있을까.
뭐 그런 괜한 걱정.
사실 형이라고 하기엔 좀 많이 그런 나이지만,
탕웨이의 상대역으로 부족함 없던 그 모습을 보고 얜 형이다. 평생 형이야. 
그런 생각을 했으므로,
여하간 이 형, 팔자주름은 더 깊어지고, 세월의 무게가 얼굴에 가라앉은게
확실히 보이긴 하더라. 그래도 여전히 2:8 가르마가 세상에서 제일 멋진
형인건 여전하데.
웃긴건, 쿵푸도 눈빛이랑 분위기로 한다는거.
견자단의 엽문이 웰메이드 하이퀄리티 복원의 무림고수라면
양조위의 엽문은 한 인간의 고뇌와 자존감 끝판왕의 고수랄까
엽문 자체만 놓고 견주어보면 아쉽긴 한데,
이게 양조위가 있어서 '드라마'가 완성되니까. 
양조위 아니면 이건 불가능했을거란 생각이 들더라.

2. 누난 너무 예뻐(X) 멋져(O) 장쯔이.
사실 양조위보다 장쯔이를 서두에 놓고 싶었다.
장쯔이를 보고 있으면 왠지 강하다 못해 억센 중국여자 특유의
어떤 분위기가 너무 강하게 느껴지는게 참 부담스러워 싫다.
그 귀여운 얼굴을 하고서 그런 강단을 가진게 언밸런스 하달까.

개인의 호불호는 접어두고,
장쯔이가 맡은 궁씨네 둘째 여식은
이 영화 최고의 캐릭터다. 
명대사 명장면 5개를 손꼽았을때
장쯔이가 다 포함되있을 정도로,
이 현실에 충실하고, 신념을 지킬 줄 알며,
지조를 지킬 줄 알지만, 사랑에 솔직할 줄 도 아는,
때론 후회를 관조할 줄 도 아는 이 멋진 캐릭터를
장쯔이는 저 언밸런스한 마스크와 특유의 강단으로 완벽히 소화했다.

여담이지만, 
장쯔이는 싸울때 이쁘다. 그래서 그리 싫진 않았던듯도 하다.

3. 와호장룡을 잊지않는 센스, 왕가위.
대놓고 도입부부터 비내리는 와중에 액션씬이다.
비내리는 걸 액션과 결합하면,
동작이 더 큼직큼직 시원해보이고, 
보다 타격감이 들어서 훨씬 멋져보인다.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워낙 클리셰라 심드렁하게 보고 있는데,
얼레, 소리가 좀 다르더라.
수도나 손날치기를 하는데 칼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나고
정권과 발차기를 하는데 무거운 둔기를 휘두르는 소리와
맞을때는 무기가 부딪히는 둔탁한 효과음을 넣었네.
요거 재밌네 싶은데,
CG도 적당히 넣은 눈밭에서의 싸움은 비내릴때 찍은것보다 한결 멋스럽다.
정적이면서도 동적이고 손길따라 발길따라 휘날리는 눈발과
칼에 맞을때 피대신 터져나오는 솜을 보면서는 감탄을 했다.
초반부분 기루의 여자들을 찍어낸듯이 똑같은 머리와 화장을 시킨채
도도한 표정으로 무술인들을 지켜보는 모습도 묘한데,
액션에도 충실하기까지하고,
명대사만 남을뻔했던 장면들에 
왕가위 특유의 드라마를 적당히 집어넣어서 명장면으로 만드는건
오로지 감독의 역량이다.
전매특허인 핸드헬드 기법은 반갑기까지 하다.

4. 장첸.
아 아깝다 장첸.
분량의 희생양.
팔극권도 좋아하고,
(더파이팅의 복싱과 더불어
어릴때 권법소년을 보고 감명받아 
실제로 배울려고 찾아볼정도)
캐릭터도 잘살렸고, 액션도 시원시원하니 좋다.
근데 한번 싸우더니 홍콩이주했다함, 그리고 끝. 
이게 뭐야~! ㅠㅠ

5. 송혜교.
아..혜교누나..
스무살 차이나는 양조위 형이랑..있으니까 좀..저어한것이..
조카딸뻘로 보이진 않았다만,
뭐랄까 왜 나왔나 싶을...아닌가..
이 정도 미모를 갖춘 사람이어서 엽문이 바람나지 않은건가..
아니지..그래도 엽문은 이미 마음으로는 진즉 바람났지, 그래..
아무리 복기를 해봐도, 그냥 이쁘게 나오긴 했는데 뭐 한게 없다.
당연히 안되는 중국어로 대사를 칠래야 칠 수 도 없어서
쥐꼬리만한 대사 그나마도 후시녹음한것도 어색한 티 팍팍 나는데
눈빛연기랑 미모자랑 말고는 할게 마땅치 않았겠지.
쩝. 한게 뭐있겠냐 싶었는데 
남정네들 냄새나는 주먹질만 보고있는 와중에 
장쯔이 혼자 안구정화 원톱 맡기엔 부담스러웠을거야
그래 가뭄에 단비같은 안구정화 타임이라 생각하며 아쉬움을 접는다.
안되는 무술과 중국어 속에도 쪽진머리가 단아하더이다. 
얜 진짜 누구랑 결혼할까 
뭐 이런 쓸데없는 연예인걱정이나 하게만들고 그런다.


어느새 영화얘긴 안하고 미모찬양이나 일삼다가 잠깐 정신차려보니
옆집 중국인 남편은 언제나처럼 부인한테 깨진뒤 꿍얼대며 뒷마당 정리를 한다.
그리고 난 쓸데없이 장쯔이와 송혜교를 비교하며
역시 그래도 결혼은 송혜교랑 해야지.
장쯔이랑 하면 저렇게 깨지다 못해 쳐맞을지도 몰라 
그러니 역시 나의 혜교찡이 짱짱걸.
뭐 그런 쓰잘데없는 상상이나 하고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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