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장례식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취재진들은 큰 소리로 특종이라며 떠들고 통화하는 것도 모자라서 웃고 떠들었다. 제자를 잃은 2학년 학년부장이 침통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데 그 교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욕을 했을 뿐만 아니라, 장례식장에 상주하며 상례객들을 위한 음식을 먹고 가곤 했다.
"행사가 있을 때 애들이 엄청 울 거니까 잘 찍으라"는 한 기자의 말은 모든 이들을 분노하게 했다. 영결식을 행사라고 표현한 것도 모자라서 저런 말을 재학생과 조문객들이 다 듣고 있는 상황에서 하다니. 또 고인들에게 분향하는 모습을 취재한다며 학생들에게 재분향을 요구하기도 했다.
가장 심각했던 것은 종합편성채널 기자들이었다. 한 기자는 분향소에서 갑자기 의자를 밟고 올라가 마이크를 들고 중계를 했을 뿐만 아니라, 친구의 죽음으로 슬퍼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지금 왜 우는 건가요?"라는 식의 인터뷰를 시도했다. 또 다른 종편의 한 기자는 유족과 영정 사진을 너무 많이 찍는 바람에 유족들이 거세게 항의했다.
또 숨진 학생 가운데 한 명의 일기장이 인터넷에 공개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기장 자체가 사라져 그 학생의 부모는 기자들에게 자제하고 일기장을 찾아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개인의 일기장을 인터넷에 공개했을 뿐 아니라, 기자들이 이리 찍고 저리 찍는 과정에서 일기장 자체가 사라져 유족들의 공분을 산 것이다. 일기장을 찾아달라며 눈물로 호소하던 부모는 어렵게 아들이 남긴 일기장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