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학생이고 남친은 2달 뒤 정규직 전환하는 인턴사원이에요
인턴이다 보니 아직 월급이 많지 않아요.
회사 다닌 뒤부터는 독립하고 싶다며 절대 부모님한테 지원을 받질 않아서 더 맘이 아프네요
남친이 자취를 해서, 월급에서 방세랑 생활비 나가고 나면 남는 돈이 많지 않을 것 같아요...
저는 부모님한테 용돈을 매달 30만원씩 받아 쓰고 있고, 취업준비생이라 알바를 하기엔 적당하지 않은 상황이구요...
남친 돈쓰는 게 너무 미안해서 온갖 방법을 다 써봤어요
오늘은 오빠가 나한테 해준 것들이 너무 고마워서~ 고마움 기념일 할래! 오늘은 나혼자서 돈 다쓸테야! 하고선
데이트하는 하루내내 지갑 못 열게 한 적도 몇 번 있구요
남친이 레스토랑 가서 스파게티 먹자고 할때 일부러 떡볶이가 너무 먹고 싶다며, 아딸 가자고 조르기도 했어요
평소에도 남친이 밥사면 제가 차사고...이런식으로 분담을 하긴 하는데
제가 30만원 용돈으로 교통비 핸드폰비, 교재비 같은 데 매달 나가는 돈이 있다 보니 그러는 데도 한계가 있네요ㅠㅠ
우리 커플은 일주일에 2번 만나요
주말에 온종일 데이트하러 만날 때 남친은 꼭 저랑 점심이랑 저녁을 다 먹으려고해요
그리고 평일 낮에는 일부러 저 밥 사주려고 회사 쉬는날에 찾아오고요...
남친 힘들게 일해서 번돈으로 밥 먹는게 미안해서 일부러 값이 저렴한 떡볶이 먹고싶다고 하면
꼭 온갖 튀김에 순대까지 다 시켜서 진수성찬을 만들어 놔요ㅠㅠ
간만에 학교데이트 하고싶다며 학식 먹자고 하면 절대 말도안듣고 학교 근처 스파게티집 이런 곳으로 가고ㅠ
데이트코스도 꼭 놀이동산 영화관 멀티방 고양이카페 이렇게...사회초년생이 매번 부담하기엔 좀 버거울 수도 있을 금액이 나오는 곳으로 가요
전 그런 비싼 곳 아니라 한강 가서 도란도란 얘기하는 것도 좋고, 학교 거니는것도 좋고 그냥 다 좋은데...
정말 저 밥사주는 돈 어디서 나는지 모르겠어요...아무리 머릿속으로 계산기 굴려봐도 남친 인턴사원 월급으로
방값내고 생활비하면 이만한 여윳돈이 나질 않을거같은데
혹시라도 저 때문에 모아놓은 돈 야금야금 꺼내쓰는 거 아닌가 걱정도 되고
친구들한테 오만원 십만원씩 돈 꾸는거 아닐까 생각도 들고
앞에서만 괜찮은 척 하고 집에서는 밥 제대로 못 챙겨먹으면서 돈 모으는 거 아닐까 안쓰럽고...
아무리 괜찮다고, 김밥천국 가서 라면만 먹어도 좋다고 말을 해도 듣지도 않구...
평소에 돈 욕심은 별로 부린 적이 없는데, 처음으로 부자가 되고 싶단 생각이 들어요
고맙고 미안하고...맘 같아서는 남친 힘들게 일해서 번 돈 하나도 안 쓰고 저축하게 해주고 싶고
백화점 명품관의 좋은 가방도 시계도 지갑도, 정말 이것저것 다 사주고 싶은데요ㅠㅠ
그러질 못해서 너무 맘이 아파요...빨리 취업하고 싶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