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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란 제 글을 베오베에 덜컥 보내주셨네요.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추천수를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화두만 던져놓고 도망가는 쥐새끼같은놈이 되기 싫어
어떻게 하면 그들을 살릴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모자란 머리로 생각 해 보았습니다
쓰다보니 글이 쓸데없이 엄청 길어졌네요 맨 아래로 내리면 5줄 요약을 보실 수 있습니다.
사실 위에 베오베에 보내주신글은 이성을 쓰나미처럼 압도하는 분노로
내 뱉듯이 써제낀 글입니다. 진것도 속에서 열불나 미치겠는데.
더욱더 열받는건 패배가 확정된지 하루도 안 지난 시점에서
"나꼼수는 결국 감옥갈거다"
"결국 줄줄히 민영화 될거다"
" 이민가자"
이따위 패배주의적인 분위기가 벌써부터 끝도없이 퍼져나가는 겁니다.
네 그렇습니다. 진건 진겁니다.
당연히 이길줄 알았습니다 그 끔찍했던 지난 5년간의 절망은 세대를 넘어서 정권교체라는 하나의 열망으로 귀결될거라고
한치의 의심도 없이 굳건하게 승리를 믿고 있었습니다.
어디 저뿐이겠습니까? 말로 표현못할 만큼 커다란 구멍이 뚫려버려서
할말을 잊은 사람들이...
지치고,실망하고,용기를 잃고 아무것도 손에 안잡히는 그 마음
너무나도 잘 압니다.
그날로부터 오늘까지 단 하루도 술 없이 잠들지를 못했습니다.
속에서 뭔가가 타오르고 가슴속에서 응어리 지는데 앞길은 캄캄한..여러분들도 그런 기분이죠?
포기하고 놓아버리고 이따위 나라 될대로 되라 싶죠?
저도 그랬었는데요..
근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매우 기분이 더러워지더라구요.
6살 어린아이를 강간모의하는 가축이하의 쓰레기들, 상상 가능한 가장 추접한 방법으로 여성을 비하하고
특정 지역을 비하하고
우리와 가장 먼곳에서 우리와 가장 가까웠던 유일한 대통령이었던 그사람을 비하하고
놀잇감 삼는 그 쓰레기들이 추종하고 떠받드는 자들.
해방 이후 아니 일제시대로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국민을 받들고 봉사해야할 대상이 아닌 단지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만만한 돈줄,평생 길들이고 통치당하는게 마땅한 백성,노예로 인식하는 그자들..
그 쓰레기들을 가장 기쁘게 만드는것
그들이 가장 바래 마지 않는것
그것은 바로..
1400만명에 달하는 우리의 절망과 체념 무관심 이라는 사실 때문이죠.
제가 제일 싫어하는게
제가 싫어하는 새끼들 웃는 얼굴 보는거 거든요..
도저히 그꼴만은 못보겠더라구요.
네 그래요.
포기하고 싶으신 분들, 관심끄고 싶으신분들, 가슴이 저며서 차마 이쪽은 쳐다보기도 싫으신 분들
그만두셔도 됩니다..그런데 한가지만 알아주셨으면 해요.
우리가 그만두는 순간 그들은 축배를 듭니다.
진짜 절망과 공포는 우리가 포기하는 순간 찾아옵니다.
박정희라는 종신총통이 군림하게 된 10월유신,또다시 총칼 앞에 민주주의가 스러진 12.12 사태
국가가 민중을 학살했던 5.18,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던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까지..
돌이켜보면 오늘의 절망은 사실 절망 축에도 끼지 못할 만큼 한국의 민주주의 역사는 상처투성이였습니다.
여기까지 이끌고 온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포기없이 "민주주의" 라는 가치를 위해 맞서온 민중의 힘이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긍지는 무엇입니까?
민중이 힘을 잃고 체념하고 잘못된 권력의 통제에 순응하는 순간 어떤 비참한 최후를 맞게되는지는
어려운 예를 찾아볼 필요도 없습니다. 바로 우리와 코앞에서 대치하고있는 김씨왕조 3대가 통치하고 있는 그 나라를 보면 되니까요.
여러분
"통치" 당하고 싶습니까?
아무리 절망하고 체념하셨다고해도 그건 아니실테죠.
저도 아닙니다. 때문에 맞서고 싶습니다 그래서 일단 분노를 가라앉히고 이성적으로 어떻게
앞으로 5년간 행동해나가야 할지 모자란 머리를 굴려서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보았습니다.
1.우리는 왜 졌는가?
실패의 기억을 되새김질 한다는것은 어떠한 종류의 실패건간에 가슴아픈 일입니다.
그러나 기억해내고 상기하고 가슴에 아로새겨야 합니다.
과정이야 어쨌건 우리는 졌습니다. 그 사실을 가장 전면에 배치하고 언제나 잊지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왜 졌을까요?
고백하건데 저는 "좌빨"이라는 단어를 이명박정부 들어서 "처음" 알게 됐습니다.
결단코 저 뿐만이 아닐겁니다. 제가 내년이면 서른살이 되는데요 20대의 초반을 노무현과 함께
나머지 반을 이명박과 함께 보낸 사람입니다. 어찌 보면 20대의 생물학적 연령대의 상징성이라는 부분에서는
충분히 대표성을 지니고 있다고 봐도 되겠네요.
그러니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좌빨" "종북" 이라는 단어의 보급과 확산은 절대적으로 이명박 정권 이후입니다.
증거를 보여드릴까요?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좌빨"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한 뉴스 기사입니다
7년간 단 1건의 기사입니다.
심지어는 조,중,동 조차도 이에 관한 기사를 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 이후..
불과 4년간 800건이 넘는 기사가 검색됩니다
혹시나
"이 병신아 좌빨이라는 단어 자체가 이명박 정부 이후 생겨난 신조어자나 당연히 2007년 이전엔 없어야 하는거 아님? ㅉㅉ"
이라는 생각으로 키보드에 손을 올리시는 분들이 있으실겁니다.
그래서 보여드릴게 또 있는데요.
2000년부터 2007년 까지 "종북" 이라는 키워드로 검색된 기사의 수
불과 11건 입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종북 이라는 키워드로 검색된 기사 수 입니다.
날짜와 검색된 기사 수를 주목해주세요
4년간 800여건의 언론 기사가 "좌빨" 이라는 키워드를 직접적으로 언급합니다.
4년간 7000건이 넘는 언론 기사가 "종북"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습니다.
우리는 지난 75간 수치상으로 비교조차 되지 않을 만큼
"좌빨" 과 "종북" 이라는 키워드에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지난 5년간 이명박 정부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언론을 이용했었는지
왜 그토록 취임초부터 지금까지 언론장악에 열을 올렸었는지 이제는 쉽게 이해가 가실겁니다.
지금에 와서는 믿기 힘든 현실이지만 90년대 이후 이념 논쟁이라는 것은 정치에서나 언론에서나 미디어에서나 빛바랜 화두이자
과거의 유물 정도로 취급받았습니다. 학생운동은 사그라 들었고 70년대의 철권통치로 인한 수많은 의문사와 사법살인 사례들
반공이라는 기치하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박정희 시대의 기억으로 사실상
"빨갱이" "좌익" 따위의 단어 자체가 사장 되던 시절 이었습니다.
저들이 잃어버린 10년이라 지칭하는 김대중,노무현 시대 마저도 그 "조중동"이 정부를 향해 비판의 칼날을 세우는것은
순수한 "정책적" 비판에 국한 됐습니다 믿기지 않을만큼 순수했었네요.
아주 가끔 조갑제옹을 위시한 자칭 애국보수들이 70년대의 이념적 가치를 그대로 담은 목소리를 들려주긴
했지만 그다지 주목하는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적어도 90년대 이후 2007년까지 십 수년간은 그런 시대 였습니다.
정부를 비판하고 대통령을 험담하면 좌빨이니 종북이니 하는 혐의를 덧씌우는것이 70년대 간첩잡는 똘이장군 애니메이션을 2000년대의
최신식 극장에서 재 상영하는 것 만큼이나 우스운 시대 였습니다.